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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군중의 심리를 분석한 귀스타브 르 봉의 심리 고전 [군중심리]에요.
2002년 월드컵때 대한민국은 군중이 되어 축제를 즐겼어요.
내 옆의 사람이 누군든 상관없이 친구가 되었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 축구가 승리하길 바라며 응원했죠.
홍대에서 축제를 즐길 때 였어요.
지나가던 버스나 자동차를 한대씩 붙잡고 사람들은 마구 마구 흔들어댔죠.
버스안에 타고 계시던 할머니가 흔들거리는 버스에 당황하며 휘청이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 순간 누군가의 제지로 그 행위는 멈췄지만 지금 생각하면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었죠.
이렇듯 사람들은 군중이 되면 평소에 하지 않는 일, 하려고 생각도 않거나 자제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어요.
왜 그럴까요?
귀스타브 르 봉은 이 군중의 심리를 연구해 이 책에 담았어요.
개인일 땐 찾아볼 수 없는 군중만의 특수성의 원인이 3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수적 우세라는 배경이에요.
내 편이 많아지니 그동안 억눌렸던 본능을 마음껏 펼쳐요.
익명성에 힘입어 무책임해지죠.
개인을 옭아매던 책임감을 벗고 본능 억제하기 어려워지는 상태가 되어요.
2002월드컵때 국민 모두가 뜨겁고 환호했던 만큼이나 본능에 사로잡힌 사건들도 많았던 걸 보면 이해가 되죠.
두번째는 전파에요.
자신의 이익을 희생할 정도의 위력을 가지죠.
그 예로 1789년 8월 4일 프랑스 야간정례회의에서 국민의회 의원들이 누릴수 있는 특권을 포기하겠다 선언한 사건이 있어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전 특권 의원들의 횡포에 평빈 의원들 뜻을 관철하지 못하자 '국민 의회'를 세웠어요. 그리곤, 야간정례회의에서 의회를 장악하곤 특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죠.
개인이었다면 자신이 가진 특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거에요.
세번째는 피암시성인데요 타인이 넌지시 보내는 암시에 빠져 자신의 의견이나 태도에 이를 반영하는 거에요.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내 의지와는 다른 태도를 취하기도 하죠.
어떻게 최면에 걸린 듯 공동환각이 일어나는거지?
수많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공동환각이 일어난 사건이 과거 과학잡지에도 실린 예가 나와요.
폭풍우로 군함에서 떨어져 나간 프리깃함이 군함을 찾으러 바다를 가로 지르고 있었죠.
그 때, 감시병이 뗏목을 발견했고 조난 깃발 나부끼는 구명정 여러 척이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뗏목 한척을 끌고 오고 있었어요. 그 순간을 장교와 선원들이 모두 보고 있었죠.
뗏목이 가까워지자 불안해하며 손을 내미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불명확하지만 둔탁한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하지만 뗏목이 다가왔을 땐 무성한 나무가지 몇가닥이 전부였죠. 증거 앞에선 그들의 환각은 스러졌어요.
이들은 바다에 대파된 선박을 가리키는 감시병의 암시가 있었고, 암시는 전파를 통해 간절한 마음이었던 장교와 선원 등 배에 탄 병사 전원에게 받아들여진거에요.
한가지를 간절히 바랄 때 암시가 전해지면 공동환각을 겪을 정도로 암시에 빠지게 되는거죠.
이와 접목해서 사람들은 군중범죄를 저질러요.
문제는 그들은 이를 신성한 의무이자 합벅적이고 공정한 테두리 안에서 행동한다는 확신에 차있죠.
유대인을 핍박한 히틀러의 나치당도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죠.
강제수용소에 억압된 유대인을 처형하는 일에 관여한 아돌프 아이히만도 전범 재판 때 그저 일상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변론만 거듭했어요.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한 군중은 감옥 소장의 머리를 베야 한다고 했고, 무직의 요리사는 애국행위라 생각하며 이 잔인한 일을 서슴없이 실행해요.
모두가 만장일치로 찬성하기에 확신이 더욱 당연시 되는 현상을 겪은 것이죠.
그래서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을 척수와 같은 미개한 존재로 표현해요.
생각하는 지능이 없는 존재로 여기죠.
사건의 결말만 본다면 군중에 속한 자들이 어리석고 무지해 보이지만, 실제 그들 중에는 학력이 높거나 지위가 높아던 사람들도 많아요. 똑똑했던 이들도 군중에 들어가 무리를 이루면 이처럼 본인이 아닌 다른사람으로 변하게 되죠.
그래서 무리에 휩쓸려 내가 뭐하는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내고 있다면,
반드시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사회 초년생 때 신입으로 열정이 넘치던 시절,
내 업무와 관련없는 일로 무보수 주말출근을 강제당하고 모두가 다 하니깐 어쩔 수 없이 해야지 하며 충성했던 시간이 떠올라요. 그 또한 군중에 속해 모두가 다 한다는 '전파'로 내 시간을 희생하는 일을 자처했고, 이 일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거라는 피암시성에 빠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보낸 2년을 뼈저리게 후회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제 커리어를 쌓기는 커녕 헛된 시간만 보내서 이직할 때가 되자 정말 힘들었거든요. 만약 제가 군중이라는 무리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미래를 생각하고 고민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진 않았을거에요.
함께 한다는게 반드시 나쁜건 아니지만,
그 존재의 목적이 무엇이고 나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개인의 나가 되어 꼭 생각해봐야해요.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 '군중심리'인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리뷰였습니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