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 동화 Brüder Grimm 팡세 클래식
그림 형제 원작 / 팡세미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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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동화 


어릴적부터 옛 이야기를 읽고 말하기 좋아했던 그림형제의 동화는 1812년 몇 년에 걸쳐 모아 온 이야기를 정리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집]을 출간했고 그 책이 바로 지금의 [그림 형제 동화]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는 그림형제동화를 성인이 된 지금 다시 읽는 기분이 어떨까 읽어봤는데 어릴때처럼 순수한 반응이 아닌 반박하며 읽는 주제도 있었고 더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주제도 있었다.



 '라푼젤'이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처럼 유명하다 못해 사골이 된 주제도 있고,


'난쟁이의 선물'이나 '브레멘 음악대' 처럼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낯설어서 반가운 내용도 있다.



어른보다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출간되다보니 귀여운 일러스트와 큼직한 글씨로 시원시원하게 읽힌다.



#브레맨음악대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천선란 작가도 브레멘 음악대를 읽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평생 헌신하며 노동했지만 늙고 아프자 버림받아야 했던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은 어딘지 알 지 못하지만 희망이 있는 브레멘으로 떠나게 된다. 그들 여행의 종착지는 어디였을까? 진짜 브레멘이 아니더라도 힘을 합쳐 브레멘이 되었다면 바로 그곳이 종착지이다. 



 늙고 병들었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맞는가? 꼭 버림받아야만 하는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타인에 의해 종용되었을 때 그걸 받아들이느냐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는냐는 본인의 선택임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동화였다. 희망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다.


 브레멘을 찾을 수 있는 건 본인의 선택이지, 브레멘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대단한도둑


이번에는 부모에게 자식을 교육시키는 것에 대한 일침이 크게 와닿았던 대단한 도둑편이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시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읽다가 쾅 하고 한대 맞은 듯했다.



어느날 높은 신분으로 보이는 신사가 시골음식이 먹고 싶다며 초라한 시골 부부집에  들른다. 


부부는 흔쾌히 허락하고 신사가 자녀가 없냐는 질문에 아들이 하나 있었지만 영리하고 꾀가 많아 말썽만 피우더니 어디론가 떠났다고 한다. 노인이 신사에게 정원일을 조금만 도와 달라고 청하게 되고 신사는 비틀어지고 휘어진 나무를 보며 받침대를 받쳐 주지 않느냐 물으니 노인은 어릴 때 부터 잘 보살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설 수 없다고 말한다.


 그에 신사는 "그렇군요. 어르신의 아드님도 어릴 때 잘 보살펴 주었으면 그렇게 떠나지 않았겠군요." 라며 물었고 이에 어르신은 대답한다. "당신 말이 맞아요. 그러나 이제 후회해도 소용 없는 일이지요."



여기까지가 동화의 초입이다. 


예상하듯 신사는 부부의 아들이었고 그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도둑이 되어 돌아왔다.



난 이미 휘어진 나무에 받침대를 받쳐 주지 않은 부부의 모습에 눈길이 갔다.


이미 망가져버려 끝나버린 것을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사는 모습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나무가 더  이상 휘지 않도록 받침대를 받쳐 주었던 것이다.



부모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에 수많은 이유로 아이가 온전히 자라지 못했더라도 끝까지 사랑을 주며 희망을 놓지 않는 것 말이다. 아이를 포기하는 순간 휘어진 나무는 다시 서기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관심과 사랑으로 받침대를 받쳐 주고 세워준다면 온전히 서지 못하더라도 서있기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시간이 흐르면 온전히 서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림형제동화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주제의 내용도 있었지만, 지금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주제도 있었다. 


200년이 지나도 읽으며 고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이게 고전의 힘이구나란 생각도 든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생각을 듣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풍성한 책읽기 시간이 되기에 참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선물한 책 팡세미니의 그림 형제 동화이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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