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파랑새
임용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민의힘 서울시당 문화관광위원장 임용혁 지음'

그렇다. 이 책의 지은이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쓴 책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서 대필로 쓴 책이 대부분이기에 색안경부터 끼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도 그랬고 첫 시작이 유쾌하진 않았다.

하지만, 점점 소설처럼 빠져드는 저자의 삶이 재미있다. 그의 삶 안에는 자기계발서가 모두 녹아 있었고 사업으로 성공한 그의 삶 뒷면에 있는 저자의 자세는 본받을만했다. 흔히 성공의 조건이라 말하는 성실함은 그가 지닌 엄청난 강점이다.

결코 순탄치 않았던 정치에 오르기까지 그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자.


전재산 20만원을 선임에게 맡기고 약속장소가 어긋나는 바람에 며칠간 서울역 노숙자신세를 져야했다.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곳에서 중도동을 하며 버티던 중 늘봄다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밤이 되면 문을 잠그고 지배인이 퇴근하면 깡패같은 남직원들의 폭력이 시작되었다. 낮의 고된 일보다 밤이 더 무서웠던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주인이 가꾸던 밭에 농약을 치고 오라는 일을 시켰다. 주중엔 다방일을 하고 주말엔 농사일로 쉴 시간이 전혀 없었다. 농약을 치던 중 죽으려 결심하고 농약을 먹었지만 운좋게 안전뚜껑을 열지 않아 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의 자살 기도는 삶을 바꿔놓게 된다.

늘봄다방에 쳐들어온 구두닦이 대장에게서 사장을 구해내고, 다방 옆 빈 공터를 땅주인의 부탁으로 관리하던 중 손가락에 칼을 꼽고 쳐들어온 이들에게 배짱을 보이며 노점상들이 땅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해낸다. 이 일들은 그가 나중에 늘봄다방에서 총책임자에 오르고 땅주인이 건물을 지은 후 지하 상가를 내줌으로서 사업의 발판이 된다.

지하상가에 낸 레스토랑은 초반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의 가도를 달렸고 분점까지 냈을 때 늘봄다방 사장의 호의로 그 상가에 뚜레주르를 운영할 기회가 생겼다. 맛있는 빵을 굽기 위해 하루 3번이 아닌 5번을 구웠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명동성당 신부에게 남은 빵을 주어서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시작한다. 그 일은 기사화되어 그때부터 그가 벌여놓은 사업 모두 크게 번창한다.


이 모든일의 과정에 '과한' 성실함은 빠지지 않는다. 늘봄다방에 구석구석을 닦고 광내고 누가 보지 않아도 다른 이들이 질투할 만큼 열심히 일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했을 때도 친절과 성실함은 꾸준했으며 빵집의 빵은 3번만 구워도 된다는 주변인들의 말을 무시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적자를 보더라도 5번을 포기하지 않았다.

좋게든 안좋게든 만났던 인연이 인적 자산이 되었다. 사장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싸웠던 구두딱이 대장과는 그 일로 친해져서 그가 선거에 나가게 되었을 때 아낌없이 홍보해주고 밀어주는 지원자가 되었고, 땅을 관리해줬던 건물주는 그를 믿고 레스토랑 경영 초반에 어려움이 있을 때 곧 잘 될 때가 되었다며 1억을 조건없이 빌려주었다. 빵을 나누었던 신부님도 구의회 의원 선거 때 저자를 돕기 위해 명동성당 연령회에서 탈퇴까지 하며 그를 도왔다.

신부님이 저자에게 한 말을 보고 진짜 어떤 사람이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도저히 정치할 것 같지 않은 사람으로 보였지. 상대는 이미 잘 알려진 사람이라 떨어질 게 뻔한데.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지. 젊고 순수한 것 같은데 참 안됐다. 떨어지고 나면 상처 입을 텐데 그러지 말라고 기도라도 해줘야겠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하지 상대방 헐뜯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거야 (생략)"



사업을 일으켰던 그의 성실함과 정을 나누는 태도, 강단있는 모습은 정치를 할 때도 드러난다.

카지노에서 '돈되면 뭐든 하는' 임대사업자를 정리할 때의 일이다. 말이 사업자이지 글로벌 조폭들이다. 그들의 회유과 협박을 이겨내고 결국 정리에 성공하게 된다. 태국에 출장을 가게 되었을 떈 '태국에 오면 5백 달러면 단칼에 보낼 수 있다'는 협박의 말이 떠오르며 겁도 났다고 한다. 태국 지사에서 마련한 고급호텔 스위트룸과 다운타운의 고급 식당을 거절하고 공관에서 자고 먹고를 해결하며 아낀 출장비를 다시 지사에 돌려주고 오는 지혜로 해결했다.

정치인들의 나랏돈 함부로 쓰기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는 문제이기도 하다. 스스로의 신념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것만 아껴쓰고 자신의 할 일을 피하지 않고 저자처럼 달려드는 정치인이 많아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권력의 자리에 서면 변하기 마련인데 지금까지의 성실했던 삶을 이어서 청렴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를 알게되어 좋았던 것 같다.

지금 해왔던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그의 신념을 지키며 앞으로도 쭉 멋진 정치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업가의 태도를 배우고 싶거나, 삶을 최선을 다해 산다는게 무엇인지 배우고 싶다면 #명동파랑새 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런 정치인도 있구나, 그의 삶은 정말 소설같구나 등 많은 재미와 교훈이 있는 책이다.



* 이 책은 페이퍼로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