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이겨냈더니 이번엔 삶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난 마지막 장에 이르러 저자가 좀스러운 남자를 증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이유를 찾는 여정을 보았다. 어릴 적 아버지에 대한 상처였다. 그녀는 원인을 찾았고, 그 사실을 털어냈고, 이겨내었다.
마음속 상처를 찾는 것만큼 힘든 게 없다. 해결되지 않는 마음속 상처들이 나로 인해 화를 내게 하고 관계를 망치는 일을 반복적으로 일으키기 때문이다. 심리학 책, 자기 계발서를 읽고, 심리 상담을 아무리 받아보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그만큼 상처를 치유하는 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의 상처를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풀어내고 상처를 인정하는 한 걸음들이 쌓여서 자신이 치유될 때 비로소 자유롭게 될 것이고, 저자처럼 세상을 치유하는 사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죽음 이후의 아름다운 자유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자살을 끊어내고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해서 남을 사랑하기까지 이르른다면, 더없이 멋진 세상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