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이태리 작가에게 메일로 고민을 털어놓는 이 책은 세 가지 고민이 나온다. 이태리 작가가 아마 저자인 이선주 작가 본인이 아니었는가 "작가의 말"을 보며 생각해 보았다. 이태리 작가는 바쁘고 까다롭지만 의리 넘치고 호기심 많은 성격이다. 그런데 이선주 작가 또한 '대체로 이상하고 가끔 정상이다'라는 고백을 하는 것 보면 본인 자신일 것 이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책은 굉장히 경쾌하다. 공부는 잘했지만 뚱뚱했던 사연자의 언니가 명문대에 입학 후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해졌다. 거기에 멈추자 않고 무리해서 식욕억제제를 먹으며 살을 더 빼려고 하자 사연자는 이태리 작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바쁘다며 귀찮아하면서도 작가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조언을 해준다.

뚱뚱했을 땐 남자애들이 절대 안 사귄다며 뒤에서 점수를 매겨가며 욕을 했지만 살을 빼고 나니 관심이 생긴 듯 연락을 해온다. 이뿐이랴 예뻐지고 나니 비 오는 날 우산 씌워주는 남자도 생기고 어딜 가나 칭찬이 즐비하다. 예뻐야만 인정받는 세상에 순응해 사연자의 언니는 본인의 평가를 전적으로 남에게 의지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은 없고 남만 있다. 이태리 작가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자신 스스로를 기준으로 삼기 원하는 메시지를 남긴다.

남이 만든 평가와 잣대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신의 창의성이나 본인을 돌아볼 여유가 아이들에게 없다. 내신점수, 수능 점수, 선생님 부모님의 평가 기준은 수없이 많지만 나 스스로 나를 평가할 여유도 방법도 없다. 그러다 보니 남에게 잘 보일 노력만 하고 성장한다. 상처받고 흔들리는 것도 남으로부터 시작되고, 극복하는 것도 남으로부터 위로받는 방법으로 밖에 극복하지 못한다. 스스로 극복할 방법을 모르게 되고 나라는 기준이 없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을 너무도 유쾌하게 그려내고 위로와 해결법을 주는 책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나의 불행만 보이고 남은 그저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상황에서, 오뚜기처럼 일어나는 '남'을 통해 어쩌면 첫 번째 주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자아를 만들어가는 청소년기 시절에 '나'라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공부만 하느라 좁은 시야로 감성 충만한 시기를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닌 이런 책을 통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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