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랑에 빠졌던 기억이 너무 오래되진 않았는가, 애틋하고 반짝이던 순간을 잊은 채 메마른 인생을 살고 있는게 아닐까? 책은 그때의 시간으로 나를 옮기며 온기를 전한다. 사랑에 빠져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설레임을 주고 사랑의 기억이 오래된 사람에게는 달달한 미소를 선물해준다.
어린왕자가 생각나는 남자의 행성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두 푸른 잿빛이다. 남자의 목도리만이 빨간색으로 색을 발할 뿐이다. 아무도 없는 눈 덮인 행성은 더욱 몽환적이다.
그는 수신인불명의 편지 한통을 보내고 그 편지는 그녀에게 닿는다. 바쁘게 흘러가는 그녀의 행성을 통해 그의 행성엔 멈춰있던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색을 찾기 시작한다. 그녀의 답장으로 어둡던 우체통이 빨간색으로 번지고 점차 그의 손과 얼굴에 붉은 빛이 감돈다.
그녀의 행성으로 그는 가게 된다. 드디어 색채는 폭발하고 그와 그녀의 사랑을 따뜻함으로 감싸안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함께하는 모든 날이 소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