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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2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평점 :
드디어 홍루몽의 마지막 이야기.
여기까지 힘들게 왔다.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여러사람들이 죽음을 맞게 되는데,
원앙이는 대부인을 따라 수절하고, 그 당차던 희봉이도 결국 시름시름 앓더니 저승길로 떠난다.
또, 가환의 어머니 조씨도 미쳐서 죽고, 묘옥도 도둑놈에게 잡혀가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게 된다.
한편, 보옥이는 자기와 이름뿐 아니라 생김새나 몸매, 마음까지도 흡사한 진보옥과 대면하게도 되고,
석춘은 출가를 결심하고 자꾸 그런 언행을 일삼아 집안을 떠들썩하게 한다.
이렇듯이 이제 남아있는 자매들도 거의 없고, 가뜩이나 집안 분위기도 안 좋은데
그런 와중에도 교저를 번진의 한 군왕의 첩으로 팔아넘기려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는 인물들도 있으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서, 가씨 집안이 몰락하고 비극적으로 끝나는가보다 했는데,
의외로 막판에 급반전이라고나 할까.
천자의 성은으로 다시 모든 재산을 돌려받게 되고, 가사, 가진, 설반 등이 다시 돌아오는 둥
서둘러 이야기를 결말지으려는 듯한 느낌을 받아 조금은 아쉬웠다.
보옥은 과거에 급제하지만, 결국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떠나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부분 진사은과 가우촌의 대화에서 여태까지 흘러온 이야기의 진위가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3개월 넘었던 기나긴 여행을 마무리 지음에 있어서
기분좋은 꿈을 꾸는 듯한 행복감 역시 잔잔히 밀려오는 것이
이 책을 언젠간 또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