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 전12권 세트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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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장장 3개월 넘는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장편소설을 마치고 난 뒤의 뿌듯함과 성취감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리리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의 느낌을 언젠가 꼭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

확실히 스케일이 크긴 큰 소설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처음에 가씨집안의 가계도를 봤을때 누가누군지 전혀 모르겠고 머리속에 체계가 안 잡혀서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그 페이지(1권 p.67)를 봤던 기억이 난다.
또한, 보퉁 이런 장편소설을 읽은 후의 특징 중 하나인
본받고 싶기도 하고 자기 성격에 맞거나 혹은 자기 마음속의 멋진 인물을 새겨두는데
내게 그런 인물은 습인이었다.
보옥의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보필해주며 여러 자매들과 부인들을 잘 따르고
현명한 사리판단을 하는 모습들이 나로서도 끌리기까지 했다.
12권에서 습인의 이야기가 대충 얼버무려 넘어가서 섭섭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보옥과 대옥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자매들의 아름다운 시서회 풍경, 대가족의 흥망성쇠 등
기억나고 인상적인 이야기나 장면들도 많았고,
내용을 더 알기쉽게 정리해줬던 대돈방 화백의 그림들도 상당히 좋았던 부분이었다.
단지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처음에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랬을까.
뒤로 갈수록 지루해지거나 내용도 생략되거나 급격히 진행되어지는 부분이 많아져
이해가 잘 안되었을 뿐 아니라 솔직히 흥미가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

최소한 5번은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다음에 읽게 되면 그 느낌이 분명히 다를 것 같다.
단지, 홍루몽의 주제가 인생무상이니 사필귀정이니 하는 단순한 말보다는
그네들의 삶과 문화, 그 당시의 풍습 등 여러가지를 알게되고 느끼게 된 것이
내게는 더 소중하고 기분좋은 경험이었다는 말을 하면서 서평을 마칠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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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2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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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홍루몽의 마지막 이야기.
여기까지 힘들게 왔다.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여러사람들이 죽음을 맞게 되는데,
원앙이는 대부인을 따라 수절하고, 그 당차던 희봉이도 결국 시름시름 앓더니 저승길로 떠난다.
또, 가환의 어머니 조씨도 미쳐서 죽고, 묘옥도 도둑놈에게 잡혀가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게 된다.
한편, 보옥이는 자기와 이름뿐 아니라 생김새나 몸매, 마음까지도 흡사한 진보옥과 대면하게도 되고,
석춘은 출가를 결심하고 자꾸 그런 언행을 일삼아 집안을 떠들썩하게 한다.

이렇듯이 이제 남아있는 자매들도 거의 없고, 가뜩이나 집안 분위기도 안 좋은데
그런 와중에도 교저를 번진의 한 군왕의 첩으로 팔아넘기려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는 인물들도 있으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서, 가씨 집안이 몰락하고 비극적으로 끝나는가보다 했는데,
의외로 막판에 급반전이라고나 할까.
천자의 성은으로 다시 모든 재산을 돌려받게 되고, 가사, 가진, 설반 등이 다시 돌아오는 둥
서둘러 이야기를 결말지으려는 듯한 느낌을 받아 조금은 아쉬웠다. 

보옥은 과거에 급제하지만, 결국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떠나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부분 진사은과 가우촌의 대화에서 여태까지 흘러온 이야기의 진위가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3개월 넘었던 기나긴 여행을 마무리 지음에 있어서
기분좋은 꿈을 꾸는 듯한 행복감 역시 잔잔히 밀려오는 것이
이 책을 언젠간 또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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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1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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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우울했다.
다들 시름시름 앓고 눈물이 끊이지 않으니 그럴수 밖에.  
어쩌면 지금 내가 처한 힘든 현실의 상황인듯 착각할 정도로 말이다.
얼추 예상한데로 가씨집안의 분위기가 한마디로 초토화되었다고나 할까.
아...그 화려하고 좋았던 시절은 이렇게 다 가고 마는 것인가?

하금계. 드디어 일을 치루고 말았구나. 
개인적으로 '사필귀정' 이라는 말을 믿는데, 하금계가 딱 그 꼴인 것 같았다.
못된 심보를 가지고 향릉을 죽이려던 그녀는
결국 그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가게 되어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사람들에게 몹쓸짓하거나 사람을 함부로 버리는 그런 나쁜 인간들은
당연히 벌 받아야한다고 또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대목이었다.

그나저나 그 잘나가던 가씨집안의 재산은 압수당하고
지방관과 결탁해서 약한자를 학대해왔던 가사와 가진은 잡혀가며 정말 풍비박산이 나는 분위기다.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집안을 일으켜보려는 가정과 대부인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자기의 재물을 다 나누어주고 이래저래 힘을 써봤지만 이미 늦은 것일까.
결국 대부인도 죽음을 맞게 되고, 설상가상 희봉도 점점 더 병세가 깊어지는데.

과연 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 것인가.
막판 대반전이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비극적으로 끝날 것인가.
정말이지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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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0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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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예감이 틀리진 않았다.
8권에서 등장한 설반의 처 하금계.
그냥 지나가는 인물이 아니고 계속 먼 일을 꾸밀거라는 예감이 말이다.
사람을 죽인 남편 설반이 옥에 갇혀있던말던 금계는 되려 보채의 둘째오빠 설과를 유혹한다.
그것도 시녀 보섬과 잔머리를 굴려서 어떻게든 꼬실려고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등장하는데,
나중에 그녀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꽤 궁금해진다.

그리고, 아...임대옥.
여리고 아름다운 한떨기 꽃이 결국엔 지고만다.
더군다나 보옥과 보채의 결혼식날 운명을 달리하니 더욱 불쌍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어느날 보옥이 통령옥을 잃어버리게 되자 점점 정신이 이상하게 되어, 
그 잘난 보옥을 살리기 위해서는 금과 옥의 인연을 맺어야한다고 해서
대부인과 왕부인, 희봉이 보채와의 혼사를 자기네 마음대로 남몰래 서두르게 되는데,
그것이 우연찮게 대옥의 귀에 들어가서 그 바람에 몸과 마음이 더욱더 아프고 상하게 되어
마침내 대옥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랑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아니, 귀여워하고 이뻐할땐 언제고 사람을 그리 쉽게 내치고 아파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부인들의 이기심이 둘의 진정한 사랑을 갈라놓은 것이 아닌지.

서로 좋아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행복하게 맺어지지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무척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누구한테나 똑같이 아름답게 결말지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렸을때부터 항상 같이 지내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감싸주며 연정을 싹틔웠던 그들이 못다한 사랑을 어느 곳에서라도 다시 만나서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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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9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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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비해서 확실히 말들도 많고 사건사고 역시 많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예전같지 않은 가씨집안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때문일까.
또, 먼지 모르게 복선이 계속 깔려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시만 짓고 아가씨들과 히히덕거리던 보옥은 가대유를 스승으로 학숙에 들어가서 공부하기 시작한다.
자고로 공부는 누가 강요해서 하면 오래 못 가지 않나. 스스로 좋아서 해야할텐데.
그리고, 난봉꾼 사고뭉치 설반. 결국 큰 것 하나 터트리는구나.
시비가 붙어 살인을 하게 되는데, 설반을 구해주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돈.
예나 지금이나 돈이면 다 되는 것인가. 정말 씁쓸했다.
힘없고 백없는 사람들의 억울함은 어디서 하소연해야 하는가?

한편, 툭하면 눈물짓던 대옥은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때문에 계속 지속되었던 병이
보옥의 약혼소식으로 더욱 깊어져 식음을 전폐하고 물만 겨우 넘길 정도로 위독해졌다가
혼사가 사실무근인 것을 알게 되자 다행이 빠르게 회복된다.
확실히, 몸의 병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그래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인생을 살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옥과 보옥의 이루지 못할 사랑이 과연 어떻게 전개되어갈것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좋은 일에는 항상 방해가 많이 따르며, 즐거움이 다하면 슬픈 일이 생기는 법이라고 한다.
부인들과 자매들이 모여서 먹고 놀고 시사회하면서 웃고 즐기던 모습의 전반부와는 달리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다운되었다.
아픈 사람들도 많고, 서로 흉보고 쌈박질하며, 안좋은 일들도 많이 생기니.
과연 홍루몽의 결말은 비극적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해피엔딩일까?
아직은 그에 대한 답을 모르기에 더욱 더 흥분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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