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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여름 방학 - 2000년 프랑스 크로노 상, 트리올로 상, 발렝시엔 상, 피티비에 상 수상작
야엘 아쌍 지음, 박재연 옮김 / 불광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불광출판사에서 프랑스 어린이·청소년 책 작가 야엘 아쌍의 『모모의 여름방학』이 나왔습니다. 우리말로는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시고 아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박재연님이 옮기셨고, 옮긴 책으로 〈필로니모 시리즈〉가 생각이 납니다. 이 책 저자 야엘 아쌍의 다른 책으로 〈춤추는 휠체어〉, 〈아우슈비츠의 바이올린〉등이 있습니다.
수레국화마을에 사는 주인공 모모. 이주민으로 형편이 좋지 않은 모모. 교장선생님이 찾아오셨고 모모가 이번 여름에 읽었으면 하는 책 목록을 주고 가셨습니다. 야스미나 누나와 모모는 도서관 회원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어린 그들이 당연하게 느끼는 차별이 느껴짐이 책을 읽으면서 반항하거나 어둡게 묘사하지 않음이 오히려 마음쓰이게 합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는 수레국화마을을 시내에 사는 사람들은 왜 좋아하지 않을까요?
교장선생님이 추천하신 책목록 첫 번째 책인 〈어린 왕자〉를 도서관에서 빌린 모모. 파티마 누나가 건넨 새 학기 선물이 든 상자. 그 안에는 바로 교장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 목록에서 두 번째 책, 〈방드르디, 야생의 삶〉이라는 책이였습니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언덕에 오른 모모는 거기서 어느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할아버지와 자신이 읽은 책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주고 받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에두아르 할아버지는 모모를 수레국화마을의 어린 왕자로 임명하게 되고, 이후로 에두아르 할아버지와 모모는 수레국화마을 언덕에서 자주 만나 서로의 순수한 영혼을 뜨겁게 교감하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들려준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의 삶에 관한 이야기에 감명받은 모모는 어머니를 비롯하여 가족들에게 전하지만 비밀 친구로 에두아르 할아버지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도시락 메뉴를 말하는 대목에서 그들이 이슬람교를 믿은 이주민들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모는 에두아르 할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를 찾는 요양원 직원들과 마주칩니다. 할아버지가 벨 푀유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할아버지를 만난 후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일이 가능해진 모모. 수아드와 친구가 된 모모는 수아드가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에두아르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모모를 현실속에서 만난다면 어찌 그 순수한 마음과 착학 여린 마음앞에서 같이 동화되지 않을 수 있을까?

에두아르 할아버지에게 체스를 배우기도 하는 모모. 할아버지와의 시간이라면 뭐든 행복해하는 모모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번 여름이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이 될 것 같던 모모는 에두아르 할아버지를 만나곤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낍니다. 자신이 중학교에 가게되면, 에두아르 할아버지가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생각에 걱정을 합니다.
모모 자기자신이 할아버지를 많이 사랑하고 의지하고 많은 영향을 받고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장면인, 할아버지를 몇 일 만나지 못하자 수아드의 전화번호를 알기 위해 도서관에 전화를 걸은 이야기.
비로소 모모는 할아버지와 많은 교감을 하고 의지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수아드덕분에 할아버지가 가족들과 휴가를 갔다는 걸 알고 난 모모는 왠지 자신의 안에서 튀어나오는 감정이 질투인 것도 인정하게 됩니다.
수아드 덕분에 요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휴가 가고 빈 할아버지 방을 구경하게 됩니다. 언덕에서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걱정하던 모모는 요양원을 들어가보고 방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다시 할아버지를 만날 날을 기다렸습니다. 어린 소년이 한 영혼과 진정한 우정을 나눔이 이토록 슬프고도 아름다울 수 가 있으랴! 나이먹고 속세에 찌들린 나는 이 이야기의 뒤를 짐작케 되서 나의 설레발치는 상상을 꾸짖고 싶어집니다.
요양원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어떻게 요양원을 빠져나오는지 에두아르 할아버지는 모모와 마치 바로 전날 헤어진 것처럼 모모는 반가웠습니다. 휴가 다녀온 할아버지를 언덕에서 본건 이 날이 마지막. 결국 모모는 요양원으로 찾아갔고, 휄체어를 탄 할아버지와 산책로를 걷는 동안 문학 작품을 비롯하여 과거에 일어난 온갖 일들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한편 모모는 할아버지가 모든 것을 기억할 때까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영원히 그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어쩌면 모모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질문을 반복한다기 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간절했을지 모릅니다. 에두아르 할아버지를 통해서 모모는 자존감을 갖고, 위로와 공감을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으니까, 아직 에두아르는 배울 게 너무너무 많지만, 할아버지에겐 시간이 없음을 그도 너무 잘 알면서 애써 외면하고 싶었을 그 여리고 순수한 마음이 감당할 수 있었을까? 아마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자 했으리라 모모는.
이래야 에두아르 할아버지가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거야.
9월이 되어 학교에 가게된 모모는 학교가 끝나면 요양원으로 달려갑니다. 어느 날 리예트가 먹고싶다는 말을 하며 눈애 눈물을 흘리는 에두아르 할아버지, 모모는 자신의 전재산 10유로로 자신은 먹지 않는 리예트 샌드위치를 들고 할아버지 방으로 가져다드렸고, 할아버지가 그걸 드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길 바라며 다음 날 모모는 학교를 끝내고 요양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수아드가 에두아르 할아버지가 아프다고 이야기한 그 날 보다 더 슬픈 눈빛으로 어젯밤 할아버지가 떠나셨다는 말을 듣습니다.
언덕에 오른 모모, 자신만의 섬으로 떠난 모모. 오랫동안 이 섬을 찾지 않았던 모모. 그의 곁엔 에두아르 할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입니다. 슬픔을 추스리는 모모에게 몇일 후 에두아르씨의 딸이 모모를 찾아옵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봉투를 전해주고 갑니다. 프랑스 작가의 꿈을 향해 성장하는 모모에게 응원을 보내며, 분명히 꿈을 이룰 거라고 믿습니다.
감정의 섬세한 표현의 절절함으로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게금 하기보다 주인공 모모의 시점에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장면을 묘사함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순수하게 만듭니다. 이 이야기는 순수하고 여린 모모가 에루아르 할아버지를 만나 맑고 순수한 그의 영혼에 바람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할아버지를 떠나보냄으로 이 영혼은 단단하기 까지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여름, 맑은 샘물 같은 시원한 모모이야기에 풍덩 빠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