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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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는 구성이 눈에 확 들어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이번에는 사형 제도와 판결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에서 이미 익숙해진 형사, 와타세가 이번에는 어떤 사건에서 활약을 할까, 그 기대감 만으로도 작품의 크기는 이미 작지 않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획도 憤 (분) 으로 시작하여 분 (분한 마음) 으로 끝난다. 사적인 분노, 공적인 분노, 슬픈 분노, 어리석은 분노, 의로운 분노, 원한 섞인 분노, 이렇듯 그의 이야기는 군더더기가 없다. 분노하게 된 시작, 그 분노를 어떻게든 되갚아 주고 싶은 심정, 그러나 법 이라는 규율이 가로 막아 서 있는 국가와 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출하고자 하는 마음은 슬픔과 어리석음을 자아내게도 하고 그 누구도 하지 않음으로 해서 나 라도 나서겠다는 정의로움, 이런 것들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과정 중에 독자 스스로 <사형> 이라는 제도와 시행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게 한다.


 예전 다른 작품에서도 느꼈었지만 살인 현장, 살인 방법에 대해서  글을 읽어가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실감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사람들이 한참 미어 터질 지경까지 이르를 시점인 이른 저녁, 오후 5시 32분 즈음, 밀려드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느닷없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살인극이 벌어진다. 어린 여대생, 그리고 더 어린 소녀를 향한 칼부림은 그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경악 속으로 밀어 넣고 만다.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가루베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 수 많은 사람들 중 하필 힘없고 약한 어린 여자들 둘을 골라서 무차별적인 난도질을 한 이후에도 그는, 그들 보다 더 오래 살면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말을 법정에서 하였다. 사형을 언도하고도 남을 잔혹범에게 법정은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이쯤에서 우리 현실이 떠오른다. 요즘 많이 공분을 사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가 바로 법원의 솜방망이 형벌이었다. 아무 죄 없는 소녀 나영이를 하루 아침에 정상적인 인생 궤도에서 벗어나게 만든 파렴치범, 술 먹었다는 이유를 대면서 범죄의 책임을 가볍게 만들려는 수작, 멀쩡했던 사람들의 인생을 한 순간에 송두리째 바꿔 놓은 범죄에 대해서도, 법원은 징역 몇 년 정도 쯤에서 멈추었다. 당연히 공분이 일어 날 수 밖에 없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던 사건들 몇몇을 떠올리게 하는 주제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일본 사회에서는 더욱 잔인한 살인으로 드러나면서 이래도 사형하지 않을 것인가, 를 묻고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 사형 하나 못하는게 무슨 법치 국가냐"  고 묻기도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의 전개도 빠뜨리지 않는다. 형사 와타세를 따라 범인을 쫓아가면서 관련되는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사형을 판결하지 않는 온정 판사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모습으로 의견을 도출해 낸다.


 두 눈은 가리운 채 한 손엔 단죄의 검을, 다른 한 손엔 죄의 무게를 측량하는 천징을 가진 여신 테미스가 법의 공정함과 엄중함을 대표한다면 이번에 작가가 내세우는 이름은 네메시스이다.  질서를 지키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법이 존재하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둘 이상 살해한 살인범을 그 법 아래에서 단죄하지 않는다면, 최고 형벌을 받아 마땅하다 판단되는 범죄인을 무기징역으로 살려 둔다면, 피해자의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하에서 얼마든지 죽여라, 죽여, 한 목소리를 내게 하는 세상이다. 마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처럼 살해범을 곧바로 처분해 버릴 듯이 덤벼드는 대중과 언론이라는 목소리들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한, 분노, 슬픔과 마찬가지로 피의자를 가족 구성원으로 둔 가정의 실태 등 양 쪽 방향으로 조명을 두면서 균형있게 비추고 있어서 독자의 객관적 판단에 유익하다.  사회적인 정의라는 이름으로  복수의 여신,네메시스가 되어, 혹은 네메시스의 사자 처럼 직접 천벌을 내린다는 실행은 국가를 대신해 직접 사형을 내린다는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그 이야기의 결말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관심있게 지켜 보도록 독자를 유도한다.  물론, 형사 와타세를 따라 검사와 판사들의 의견도 저마다 드러나므로 독자에게는 더 많은 의견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선사한다.

그만큼 작가의 서술 과정이 주제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을 순서대로 표현해 나아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독자로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질문으로써가 아닌, 사형 제도의 필요성 혹은 폐지에 관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가질 준비를 마련하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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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 그녀 양만춘
홍남권 지음 / 온하루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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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년대와  645년, 뭔가 까마득한 시절로 돌아가서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가 되돌아 보는 기분이 났다.

게다가 계백이라니, 결사 항전 오천 결사대를 이끌고 황산벌로 나섰던 그 계백 장군의 모습을 잠시 떠올려 본다. 그 계백 장군이 17세 미소년 시절 방문했던 안시성이라는, 그리고 9년이 흐른 후 다시 찾아 온 그 안시성과의 연관성을,  나로선 계백이라는 등장인물은 뜻밖이었고, 더구나 계백과 안시성과의  줄긋기를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흥미가 당기는 구성으로 다가왔다.


처음 제목을 보면서는 요즘 한창 뜨거운 화제 속의 영화 <안시성>을 겹쳐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출발점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설정되어 있다. 그 철옹성과 같았던 성의 성주는 양만춘이라는, 사내가 아닌  여인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힘입은 새로운 가상, 여인이 성주였던 안시성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작가의 상상력만이 아니라 실제였다면, 그러나 확인할 길이 없으니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만일 양만춘이 그녀 였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이어가 본다. 

 

무엇보다 고구려 백제, 그리고 수 당 시대의 중국 상황과 같은 흔치 않은 시대적 배경이 몹시도 흥미롭다.

그리고 비로소 계백 장군과 고구려, 당태종을 연결지어 생각하게 한다.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신분으로 살아왔던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계백 - 연개소문 - 그리고 당태종, 그 중간에 끼여 있던 안시성, 모든 것이 장렬하고도 위대한 우리 역사 속의 숨쉬던 과거였음에도  현재로 부터 가장 가까운 시대, 조선과 고려에 더 익숙해 있었던 까닭인지 그 쪽으로 쏠려 있던 관심만큼이나 멀어져 있었던 그 때 고구려, 백제의 투쟁이었다. 처음엔 약간 상상력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로 시작해서 점점 빠져들어가게 하던 그 시대적인 상황들이, 왜 진작 이런 방식의 생각을 해 보지 못했던가, 싶게 하는 내용들이 <안시성, 그녀 양만춘>을 이루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대륙을 마주 보고서 당당하게 그들을 넘어섰던 그 기백과 용맹했던 사나이들, 고구려에 살았던 그 백성들, 그 속에 안시성이 있었고,  사람살이에서 무엇보다 행복을 추구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던 그들 삶에는 성을 지켜 내던 성주와 백성들이  있었다.


당태종과 안시성의 하루 성주 사이를 오가며 이미 시작된 전쟁을 백제에 유리하게 이끌어 보려던 계백, 그를 따르는 시종 타로, 그리고 바람과도 같이, 그림자와도 같이 적진을 종횡무진하며 계백의 전갈을 전달하던 가비류가 있었다. 당나라의 55만 대군의 인해 전술 앞에서 안시성을 지켜 낸 힘은 미리 대비해 두었던 무기와 그 무기를 개발해 낸 양이지도 있었다. 여기에 전쟁을 참관하던 계백과 하루 성주 사이에 흐르던 그 감정의 기류까지 그 역사 속에 스러져 간 수 많은 이름들이 있었다.


 그 안시성 전투에서의 성주에 관한 기록은 영원히 묻혔다. 기록에 없어 확인할 길은 없지만 여자였든 남자였든 전쟁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낸 그들 삶이 소설 속에서나마 빛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다양화하고, 역사 속 한 개인 개인으로서도 물론이겠지만 동시대에 살아왔던 그들을 교차적으로도 바라 볼 수 있는 사고의 중요성도 생각하게 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외부의 적을 막아내고 가족을 지켜냈다는 안도감에서 였을까, 미소지으며 죽어가던 고구려 군사들은 확실히 그 때 그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에서 존재했던  실제 인물들 이었음에 마냥 소설 속 허구스런 이야기만으로 지나쳐 가게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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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실록 - 실제 기록으로 읽는 구한말 역사
황인희 지음 / 유아이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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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 실록은 익히 많이 들어왔고 부분적으로 읽기까지도 하였지만, 대한제국의 고종, 순종 황제 실록은 일제 치하였던지라 일본인이 주관하고  감수한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리 역사로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던 부분이었다.  옛 역사를 살펴보는 시각에서는 정통에서 벗어났다는 생각과 우리 시각에서의 역사 해석이 아니라는 점에서가 그 이유이다. 시중에서 찾아 볼래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다루지 않은 부분이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두 황제 실록을 "정리" 해 보자는, 어떤 시선이었건 간에, 일본인이 관여하였다 하더라도 그 당시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역사 자료로써 외면하고 있지만 말자, 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 저자 덕분에 우리 독자들도 그 당시 근대적인 상황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이유로 이 책 또한 소중한 책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철종이 승하한 후 왕위 계승을 이어간 고종, 옥새를 넘겨받기 까지의 상황도 아주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즉위 후 경복궁의 중건이라던가 양이가 출몰하던 시절이 마치 어제 일 처럼 씌여있다. 역사 속에서 그저, 우리 바닷가에 나타난 외국선, 그리고 신미양요, 이렇게 결과만을 알고 있게 했었다면, 반면 이 책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무역을 하고자 했던 그들,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등  마치 일상 속에 있었던 일 같이 상세하게 보여준다. 사실 대원군의 척화비와 서양인들의 배척으로 우리가 결국 식민지에까지 이르게 되지 않았는가, 라는 그 책임의 시작을 그 당시 일찍 개화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원인으로  먼저 떠올리게 했었다. 그런데 그 시대에서 살고 있었던 그 사람들에게는, 고종을 위시하여 척화를 그렇게 부르짖었던 최익현 등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도 조금은 이해하려는 입장이 되게 한다. 하루하루가 변화의 나날들 속에서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 왔던 그 사람들에게는 우선 공포에 가깝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와중에 공교롭게도 TV 역사 저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임오군란 편을 방송했다. 이 책의 내용에서도 고종, 순종 황제 실록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종이 즉위하던 그 때 부터 황제라는 칭호를 쓰기 전 까지의 시간을 정리한 부분이 있고, 여기에 그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조선책략, 임오군란, 갑신정변 등 그 시대 일련의 사건들이 한참 수록되어 있던 차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TV 방송까지 접하게 되니 그 날의 역사적 사건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그 어느 때 보다도 실감났다. 그리고 책의 독자로서, TV 방송의 시청자로서 같은 사건을 접하고 받아들여지는 차이점이라고 할까, 다른 사람의 해석과 비판을 전혀 담지 않은 실록 읽기에서는 그 날의 상소문, 고종, 순종의 비답 같은데에서 가타부타 누군가가 의견을 집어넣지 않는다. 오롯이 독자로서의 생각만 있게 될 뿐이다. TV 에서는 패널들의 해설과 비판을 함께 들으니 좀 더 상세한 상황이 들어올 수 있었지만 실록 읽기에서는 나 만의 자유로운 해석과 감정이 피어올라왔다. 


급기야, 1905년 한일 협상 조약이라는 것을 체결했는데,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기에는  을사 오적이라느니 나라 팔아 먹은 이들이라느니, 하여 왔었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시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들 을사오적 뿐만 아니라 첫째도 둘째도 고종이 책임져야 하고 최대 욕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임금은 부모와 같다, 라고 하면서 백성을 자식처럼 타이르기도 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기도 한다는 말이 여러 번 이 책에 나온다. 정치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렇게 가정의 대소사를 책임 진 사람처럼 답을 내리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그런데 일본과의 조약을 고종 스스로 읽어 봤으면서도  또한 신하들이 그렇게 주청을 하고 상소를 올렸음에도, 더 이상 거론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니, 한 국가를 책임지고 그 선봉장에 선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했고 그런 판단을 했다는 그것이 너무 한심스럽다. 나라의 주권이 넘어가게 생겼고 백성들이 곤경에 처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줄줄이 자결하는 신하가 나옴에도 그는 조의를 표명하기만 했다. 그 당시 그 때 조약 체결장으로 돌아가 보면 을사 오적 쯤이야 고종이 빽, 소리 한 번 질러봤으면 어땠을까,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야, 했었다면 또 어땠을까. 결사항전의 정신으로 줏대를 가진 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했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역사를 거꾸러 되돌려 태종이 고종 대신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자신만의 안전과 안위만을 고려했을 뿐이라고 대놓고 실록은 기록하고 있진 않지만 그 때 상황을 기술한 그 내용에서 고종의 몸사리기 같은 행동이 엿보인다. 아니면, 일본인의 시선에서 그들만의 의견을 써 냈을까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고종을 나약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로 만들기로 작정을 한 것인가, 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누가 오판을 했든 결과는 대한이 일본에 넘어 갔다는 것이고 그 다음 이어지는 헤이그 밀사 사건 같은 것에서도 역시나 고종을 음해하기만 했던 것은 아닐 것 같다. 심지어는, 일어서는 의병을 막으려 했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가 진정 조선의 국왕이 맞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동학군, 우리의 농민군을 외국 군대를 불러 들여서  막아냈던 극악무도하고 어리석은 짓을 했던 전적이 있었다.


아, 이런 모든 판단과 느낌은 실록을 대하는 독자들 나름대로의 의지에 달려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자주 들어왔던 일들 조차도 혹시나 이랬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가능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이런 실록을 읽음으로 하여 생겨나는 생각의 폭을 더 넓게 하여 주는 역할도 충분히 한다. 흔히 볼 수 없는 책이니 만큼 더 귀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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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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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를 읽을 때에는 늘상 적지 않은 부담감과 함께 읽기 시작한다. 대부분 서양 철학자들로 구성을 이루고, 고대에서부터 익숙해지는 이름에 닿고 나면 근대와 현대 철학자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식의 연대식 읽기는 재미부분을 따져 보자면  소설처럼 " 아주 재미 있네", 하는 느낌을 갖는  것과는 아무래도 조금 거리가 있다. 심지어는 약간 교과서를 읽어가는 기분이 드는 책도 있다. 재미부분에서 왠만큼 신경쓰지 않은 철학책은 자칫 읽다가 졸음이라도 밀려 올 지도 모를 일이다.


하물며 철학 잡학 사전이라, 말 그대로 철학 사전식 이라면 독자를 위한 배려는 무엇일까.

우선, 철학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깊이감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읽는 철학은 아니지만 철학자, 그들의 발자취, 남겨 놓은 흔적들을 알맹이만 골라골라서 모아 놓은 책이다. 그 다음 색다른 점은, 중국인이 저자여서 인지  이 책에서는 그동안 읽어 왔던 다른 철학에서 보지 못했던 중국 철학자들의 이름도 다수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동안 읽어왔던 그 모든 철학자들의 명언, 에피소드, 학파 등 요약식으로 설명해 놓은 부분이야 철학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인이 바라 본 자기나라 철학자들의 추가 또한 왠지 조금 더 범위를 확장시킨 듯한  느낌이 났다. 서양 철학에서는 그저 늘 보아오던 고대 철학자들의 이름부터 현대까지 집대성되어 있는 그 흐름을 읽어왔던 것이 아주 당연시 되어 왔던 그 느낌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공자, 노자, 장자 등 익숙했던 그들의 이름 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이름들도 등장을 하고 있어서 인지  추가의 느낌 뿐 아니라 내용이 더욱 풍부하게 보였다. 그저 서양 철학에 길들여져 있었던 그 입맛을, 아, 공자, 노자, 이런 사람들도 철학자였었지, 하는 환기를 시켜 주기도 했다. 잡학 사전이니만큼 만약 우리 나라 저자가 쓴다면 추가할 수 있는 우리나라 철학자는 누가 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총 7편으로 나누어서 체계적으로 요약 설명을 해 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자들의 유명한 말 부터 그들이 남긴 행동들은 다른 책에서도 자주 소개해 왔던 것이라 철학을 자주 접하는 독자에게는 낯선 철학자들 위주로 범위를 더욱 넓혀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지만 철학 책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학파의 정리 라든가 따로 요약해 둔 부분들이 철학이라는 이름 아래 무겁게 느껴지던 것들 조차도 그다지 무겁지 않게, 몇 페이지 만으로, 작지 않은 글씨체로 소개하고 있어서 읽어가는데 부담이 느껴지지 않게끔 하였다. 적당히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모조리 실어 놓은 느낌이 드는, 그야말로 잡학 사전 이다. 그래서 더욱 읽을 만한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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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미 : 나를 선택하게 하는 비밀습관
김범준 지음 / 홍익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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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브랜딩" 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뇌리에 떠오른 사람이 바로 가수 싸이이다.

그가 처음 TV 화면에 등장했을 때, 여태까지 보아오지 못했던 얼굴과 몸매를 앞세우며 " 나 완전히 새 됐어" 하며 이상한 새의 몸짓으로 노래를 끝마칠 때, 느낌은 당황스러웠고 한 편으론 웃음이 났었다. 고정관념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아름답고 예쁜 얼굴과 몸매를 부각시키던 미디어 세계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거의 반란에 가까운 등장이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가수 싸이, 그 분은 또다시 폭풍과 같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한국 안에서의 낯설었던 모습으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승마 포즈를 취해 가면서,  " 오빤 강남 스타일", 떼를 지어 입모아 노래 부르게 만든 거물로서 등장을 하고 있었다. 이 과정이야 말로 정말 독특하고 유난스럽고도 대단한, 그리고 훌륭하게까지 된 "나브랜딩"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1억 뷰가 넘는 조회수가 나타나기 까지에는 그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이나 장면보다는 내 눈에 어쩌면 유치하고, 어쩌면 말도 되지 않는 장면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나는 음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말도 되지 않는다 생각한 장면들을 처음엔 눈을 의심하며 다시 보기를, 그리고 보다보니 재미있어서 다시 보기를, 또 그 멜로디가 귀에 들어와서 다시 보기를, 그렇게 또 클릭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이 싸이의 매력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처음엔 창의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지만 어쩌면 그는 스스로를  " 나 브랜딩" 하기 위해 남모르는 땀과 피를 흘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나를 콕 집어내게 만드는 그 원동력은 대체 무엇일까.  여기에 저자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각종 방법이랄까, PR 시대는 저물었고 APPEAL 시대로 넘어갔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자신을 알리는 것 이상으로 상대방을 향해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것을 중점에 둔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자신은 누구이며 그 장소, 상황, 조건에 어떻게 발맞춰 가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읽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도 한다. 외모, 인생 스토리, 태도, 그리고 남과의 차이점을 들어서 나를 드러내는 방법을 단순하게, 길지 않은 문장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금방 읽어갈 수 있는 크지 않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결코 적지 않다. 살아가는 것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한 방편으로서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 부터 인생에서 자신없이 고개 숙이며 평범하게만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비슷한 사람들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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