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CEREAL Vol.10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0
시리얼 매거진.오영욱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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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규슈, 파나마 시티,  이번 시리얼 10호 에서 만나게 되는 고장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마음에 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별 감흥없이, 한 번쯤 와 볼 만 했다고 마무리 하고 마는 그런 장소들이 있다.

그런데 이번 호에서 간접 여행을 할 장소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훈기가 먼저 느껴지는, 이 차가운 겨울에 가 보면 더욱 좋아질 그런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곳 한 곳 꼭 마음에 드는, 그런 멋진 곳들이다.

 

" 사실 시간을 제거한 채 그 소리 사이에 있었던 경험을 글이나 사진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구로카와 온천 마을로 직접 찾아가야 하는 이유다."

 

"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그 느낌을 글이나 사진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또한 구로카와 온천 마을로 직접 가야 하는 이유이다."

 

"며칠 쯤 구식으로 살아보는 시간이 선물로 다가온다. 시간에 의해 낡은 것들이 시간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것들이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타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이방인들을 맞이하는 듯한 모습이다. 북극 한파가 기온을 영하로 바닥없이 끌어 내리고, 칼 바람이 살을 에워대듯 하는 이 추위 속에서는, 한 자리에 변함없이 지키며 따뜻하게 손 내밀어 주는 그런 곳, 그곳이 하물며 온천 지대임에랴.

가 본 적 없지만 이미 그리워진다.

 

수에즈 운하를 건설했던 프랑스인들을 좌절케 한 무너진 파나마 운하, 그 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건설하기 위해 파나마의 독립 운동도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곳, 역사적 순간을 머금고 있는 장소임에랴.

책을 읽기 전부터 솟아오른 관심은 부풀었었다.

 

그 곳이 어떻게 달라져 가고 있는지, 시대에 맞춰 발자국을 옮겨 놓는 파나마의 도시들, 둘러 볼 만 했다.

 

벨기에의 도시 여행이 장중하고 우아한 느낌이었다면 북 캘리포니아의 모습은 달리는 차 안에서 머리카락 휘날리며 달려가는 생동감으로 들떳다.  거기다가, 자연 속의 거대한 국립 공원 요세미티, 통째로 자연 그대로의 그 공원은 무언가가 살아있다는 느낌과 호흡까지 거대하게 닿아왔다.

 

::: 124쪽   " 비초에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은 물건을 가지고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시리얼의 선택 중 비초에 가구가 눈에 들어왔다.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하는 비초에의 가구, 딱 세 가지 가구만 판매하며 그 자체의 개성은 없애버린 가구의 특이성은 오래도록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만 하다는 느낌이 왔다.

 

" 비초에와 함께 하면 미래가 무엇을 품고 있느냐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에 적응할 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브랜드의 본질은 참 철학적인 것 같다. 딱 세 가지 가구만 만드는 이 상품들에 더 관심이 가게 되는 이유이다.

 

놈 아키텍츠 라는 건축 사무소는 단순한 회사가 아니다.  주택 설계뿐 아니라 디자인, 인테리어 까지 망라하는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시험하는 동안 그의 집은 여러 번 개조를 거쳤다. 그에게 일은 기쁨이자 취미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제 집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험장 입니다. 두어 달 그것들과 함께 살고 난 뒤에도 그것들이 여전히 흥미로운지 자문해 봐야 합니다. 일을 잘해 내려면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해요."

 

창업자의 일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일하는 즐거움 아닐까?

 

오데마 피게 집안의 140년 된 역사를 함께 하는 시계들의 집합, 그리고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했던 책 읽는 방, 오기사와 함께 하는 시리얼 10호, 이렇게 더 다양하고 더 매력적인 기사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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