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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ㅣ 세계문학의 숲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용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라는 제목이 더 익숙했던 시절에 막연히,
롯데를 사랑했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권총 자살로 막을
내리다 정도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젊은 베르터의 고뇌>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그 베르터의 심경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기회를 가졌다.
*.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사랑의 대처 방법에 있어서,
아름다운 추억으로써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리 한 켠에 머물거나
잊혀져 갈 수 있지만 베르터는 그 정신적인 대처면에서
평범함을 벗어난 우려적인, 병적인 요소를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자연을 느끼는 방법에서도 하나하나 더듬을 정도로 아끼고,
사소한 행복감을 느낄 줄 아는 마음 상태는 연약하다 못해 건더리면
부서져 버릴 정도였던 것 같다.
시를 읽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에도 눈물 흘릴 줄
아는 베르터의 심정 자체에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 상태였더라면, 그래서 실행했었던,
로테를 떠나서의 인간관계 속에서는 어떠했는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던 푸른 연미복과 노란 조끼, 하얀 색 드레스 위에
꽂혀있던 분홍 리본처럼,
그가 꼭 쥐고서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진 채로 다른 처녀와의
결혼 생활은?
이런 생각을 해 보매 그 스스로서는 최고의 행복한 결말을 선택한 것
같다.
만약 그가 목숨을 연장시켜 덜 행복한 쪽을 선택했다면 나이가
들었을 때 그는 어떤 결론을 내릴 지?
그 때 죽지 않고 살아있어 다행이다, 로테는 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지?
또, 소설에서 보여지지 않은 부분으로써,
베르터와 관련 있는 로테와 알베르트의 심경과 그 이후의 삶,
그들은 행복할 수가 있었을까?
이 점에 있어서 베르터는 이기적 이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신과도 같다고나 할까?
베르터 자신은 그 최선을 선택함으로써 로테에게는 최악의
선택이기도 했던 것을 그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다.
소설 속에서 베르터는 피의자의 말도, 그 때의 상황도 들어 보아야
할 것 아니냐 하던 자신만의 배려를 로테에게는 하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당시 괴테가 실제로 권총 자살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었더라면
베르터의 최후를 어떤 다른 방식으로 썼을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