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단 하나, 상상에 관한 안내서
애덤 지먼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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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 상상imagination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힘이다. 이 힘은 우리를 ‘지금 이곳‘에서 벗어나게 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상상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내다본다. ... 상상은 삶의 기쁨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고통과 어둠도 불러온다. 하지만 그 어둠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


이 책을 통해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힘, "상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기쁨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고통과 어둠도 불러오는" 상상의 힘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상상을 주도하는 인간은 어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갇히지 않고 긍정적인 자유와 성취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상상(환각)에 이끌려다니는 인간은 어떤 아름다운 환경에서도 현재를 누리지 못하고 뇌가 만든 감옥에 갇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다보면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무척 조화로운 사람도 있지만 너무나 파괴적인 사람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전자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느끼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느끼게도 된다. 이처럼 상상은 그 자체로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주변에서 이처럼 상상에 관하여 극과 극에 위치한 사람들을 조우하다보면 나에게 "상상력"은 엄청난 재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재난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상상하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반응하는지를 알고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애덤 지먼은 우리에게 상상력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상상은 공상이 아니라 뇌가 세상을 직조하고 ‘나’를 완성하는 힘이다.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당신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그 상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과 세계를 다시 보는 새로운 시선’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지막 남은 영역, 상상력’을 되짚어보게 돕는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3부에서 서술하는 환영과 환청, 망상과 히스테리 등에 대하여 관심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런데 과학적, 심리학적 사례와 설명이 가득하여 각 장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그래서 어느정도 뇌과학적 소양이 있는 독자에게 좀 더 유익한 책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목차

머리말 상상 여행자를 위한 안내문

​

1부. 나는 상상한다. 그러므로 세상은 실체한다

1장. 상상하는 인간, 호모 이미지난스

2장. 상상의 쓸모

​

2부. 상상력은 어떻게 의식과 현실을 지배하는가

3장. 현실은 제한된 환각이다

4장. 뇌과학으로 풀어보는 상상의 기원

5장. 진화하는 상상, 루시에서 사피엔스까지

6장. 우리는 어떻게 상상을 배우는가

​

3부. 상상하는 그림자, 부유하는 뇌

7장. 환영과 환청 : 너무나 특별한 그러나 평범한

8장. 망상과 히스테리 : 뇌의 반칙

9장. 뇌를 조각하는 법

10장. 불타는 뇌 :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다

​

맺음말 우리는 왜 상상하는가

부록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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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탈 때 틀리면 정떨어지는 맞춤법 - 당신의 지적 호감도를 지켜 줄 최소한의 맞춤법 100
김다경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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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김다경씨는 유튜브에서 맞춤법을 강의하는 어여쁜 인기 강사님이다.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맞춤법 도사가 되었고, 가수로 데뷔하긴 했으나 망했고 그 덕에 여러가지 잔재주를 습득했다고 한다. 실패한 도전의 부산물을 모아 맞춤법 강의를 하게되었다고 한다. 스스로가 예측한대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꼭 필요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지만 재미와 더불어 청소년들이나 청년층에게는 꽤나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오래전 한 구인 구직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84%가 이성이 맞춤법을 틀리면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게다가 카카오톡 메시지나 SNS 글쓰기를 통해 많은 소통을 하는 세대이기에 현대사회에서 맞춤법은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요즘 세대에게도 맞춤법은 여전히, 어쩌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이 책은 훈민, 정음, 세종, 누리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서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메시지창을 이미지로 보여준다. 거기에는 흔히 틀리기 쉬운 맞춤법과 그에 대한 교정내용이 들어있어서 단 한 컷만으로도 재미있게 맞춤법을 공부할 수 있다. 그 다음 페이지에서는 바로 문법적인 설명과 예시들이 충분하게 부연되어 있어서 그 표현이 왜 맞고 틀린지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해준다.


목차도 재미있다. 1장은 이건 틀리면 진짜 정떨어짐, 2장은 이것까지 알면 좀 배운 사람, 3장은 이렇게 말하면 교양 있어 보임. 단계별로 무난한 맞춤법에서부터 시작하여 난이도를 높여간다. 그리고 4장에서는 외래어, 5장에서는 띄어쓰기까지 소개하면서 두루두루 필요한 부부들을 다루어주고 있어 무척 유용하다.


전체적으로는 109가지 맟춤법에 대해 정리해주고 있다. 그 중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던 두 가지만 공유해본다.


21. 널 깨끗이/ 깨끗히 잊을거야

부사의 끝음절이 '이'로 끝나는지, '히'로 끝나는지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2단계로 알려준다.

1단계: '-하다'를 붙여서 자연스러우면 '-히', 어색하면 '-이'가 붙는다.

예) 꼼꼼히, 고요히, 꾸준히('-하다'를 붙였을 때 자연스러움)

줄줄이, 틈틈이('-하다'를 붙였을 때 어색함)

2단계: '-하다'를 붙여서 자연스럽더라도 끝소리에 'ㄱ'이나 'ㅅ' 받침이 있다면 '-이'가 붙는다.

예) 깊숙이, 따듯이

그리고 마지막 꿀팁: '틈틈이' 처럼 앞말이 중복될 때는 '-이'가 붙는 경향이 있다.



58. 라면 붇기/ 불기 전에 얼른 와!

'ㄷ 불규칙 활용'

*붇다

1.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때

예) 붇기, 붇는, 붇고, 붇습니다

2.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때 'ㄹ' 받침으로 변환

예) 불은, 불어, 불으니, 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가 지루하지않게 다가갈 수 있는 구성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방식인 것 같다. 텍스트보다 영상에 익숙해서 맞춤법에 약한 청소년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확한 맞춤법으로 더욱 신뢰를 얻기 원하는 사회초년생들, 그리고 자녀들에게 바른 맞춤법을 설명해주어야하는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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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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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소설은 무척이나 오랫만이다. 그래서인지 초반에 약간의 낯가림이 있었다. 하지만 지명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름, 일본의 교육시스템 등과 친숙해지고나니 이야기는 매우 속도감 있게 읽혀지면서 몰입이 되었다.


이 흥미로운 소설은 도쿄에 있는 히가시신주쿠고등학교의 야간반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조금은 괴짜 같고 학생들과 과학을 사랑하는 후지타케 선생님이 있다. 이 야간반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

야나기다 다케토는 난독증으로 중학교때 학업을 중단하고 스스로를 불량품이라 여기지만 상처를 숨긴다. 필리핀 혼혈인 고시카와 안젤라는 남편과 딸의 응원과 지원으로 식당을 맡기고 야간반에 다니게 되었지만 공부가 어렵기만 하다. 나토리 가스미는 자율신경계이상으로 제때에 학교를 다니지못했다. 나가미네 쇼조는 생계문제를 해결하고자 중학교를 마치자마자 고등학교 진학이 아니라 취업부터 하게되었다.

이들은 나이나 배경이 모두 다르지만 후지타케의 도움으로 학교생활과 학업에 대한 자신만의 이유와 동기를 되찾아간다. 그리고 후지타케의 제안과 열정에 힘입어 함께 과학부를 만들게 되고,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각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이야기 속에 잘 녹여져 있어 공감하면서 읽게되었다.

​

p.234

“좋은 추억 같은 건 하나도 없어도, 집에 틀어박혀 있었던 시기가 있었어도, 학교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아.”

​

p.341

“자신의 장래를 똑바로 뻗어 있는 외길처럼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요. ”

​

p.308

실험이란 것은 말이지, 예상외의 결과가 나오고 나서부터가 진짜야...

​

또 중간중간 펼쳐지는 기발한 과학실험들의 묘사도 흥미로웠다.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저자의 이력에 걸맞게 지구과학 지식을 실험으로 잘 묘사하고 있어서 스토리만이 아니라 과학적 지식전달의 측면에서도 훌륭한 작품이다. 청소년들도 진로, 학업에 대한 고민에서 접근하거나 과학지식에 대한 관심에서 접근하더라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제작방영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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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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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카이스트 정재승교수님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대로 사람을, 세상을 통제할 수 없음을 무기력감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라고 하신 것이 내게는 꽤나 공감이 되었다. 현실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마냥 비관하지도 않고 그저 막연한 희망을 주입시키지않는 성숙한 어른의 자질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이다. 나는 막연한 긍정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라든지, "다 잘 될거야."를 주문처럼 되뇌이며 자신을 다독이는 것은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낙관주의나 막연한 긍정론이 아니라 "합리적 낙관주의"라는 책의 제목에 호감이 갔다.


"비관주의자는 바람을 탓하고, 

낙관주의자는 바람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현실주의자(합리적 낙관주의자)는 돛을 조정한다. 

- 윌리엄 아서 워드(William Arthur Ward)-


저자인 수 바르마는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이며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정신건강프로그램 책임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오랫동안 정신건강 회복과 회복탄력성을 연구했다. 그런 연구 가운데 합리적 낙관주의에 대한 이론과 개념을 수립한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합리적 낙관주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주도적인 태도로 삶의 본질적인 불확실성과 존재의 불가해함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것을 깊이 이해하고 음미하는 마음가짐이다. " -p.28

불안과 회의, 낙담으로 가득한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무력감을 경험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하지만 이같은 무조건적인 희망은 그다지 힘이 없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한 채 그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게 만들 뿐이다.

저자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희망 중에도 불안할 수 있고, 최선을 기대하면서도 의심을 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한다. 낙관이나 비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여서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단단한 내면으로 나아가도록 8가지 심리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해석을 바꾸는 것과 감정을 통제하기보다는 조율하는 것을 제안한다.


p.82

감정을 손님처럼 대하면 된다. 오면 맞이하고, 가면 떠나보내면 그만이다. 인간은 감정과 반대로 행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이다. 우리는 감정을 즉각적으로 감지함과 동시에 이성을 통해 균형을 유지한다. 


p.163

자기 연민은 강한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소화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울, 불안, 설명할 수 없는 신체 증상은 종종 처리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과도한 죄책감이나 수치심 등)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때 나타난다. 자기 연민은 부정적인 삶의 스트레스와 사건들로 인한 우울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부정적 감정, 냉소, 불안, 끊임없는 생각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특히 우울의 주범이 되는 수치심의 강력한 해독제가 바로 자기 연민이다.


3부에서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실천하는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런 자기효능감은 자기신뢰와도 연결되는데 자기신뢰를 가로막는 장벽을 극복하는 법을 제시한다.

장벽 1. 무력감

나는 망가졌다. 힘이 없다. 혼자이다. -> 극복법:인정받기

장벽 2. 정체됨

벅차다. 도저히 못할 것 같다. 아무리 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 극복법:유연성

장벽 3. 피로감

너무 힘들다. 그냥 포기하고 싶다. -> 극복법:자기돌봄


때로 우리 마음이 날뛰어서 현재에 집중하여 의미를 찾기 어려울 때 빠지기 쉬운 세가지 함정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1. 과거의 함정: 어제에 대한 반추와 후회

2. 미래의 함정: 내일에 대한 걱정과 가정

3. 비교의 함정: 남들과 나를 비교. 이상적인 삶과 현재의 삶을 비교.

이처럼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들에 대해 인식하고 대비한다면 지금 여기에서 의미를 찾고 누리는 현재성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각 장에는 실행전략이라는 코너가 있다. 각 장에서 제시한 제안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할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나 점검표를 세세하게 실어두고있어 합리적 낙관주의자가 되고자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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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 / 자유기업원 2026 추천도서 50권 | 법경제와 규제개혁 부문
김웅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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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이다. 오랜 세월 검사와 변호사의 일을 해온 저자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사법제도의 변천사를 통해 적법한 형사소송제도의 중요성을 강조 또 강조한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글솜씨에 매료되어 읽어가다보면 법제도에 대해, 정의에 대해, 인간본성에 대해 인문학적 성찰까지 아우르게 된다. 읽어가면서 최근 사법개혁, 검찰개혁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시점에서 문제만 제기하는 책인지, 문제제기와 더불어 현안을 제시하는 책인지 궁금해졌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검찰의 해체가 아니라 검찰의 수사지휘 강화라는 방향을 내어놓는다. 검찰의 수사지휘가 오류가 없도록 사법체계를 통해 통제하도록 보완하는 것이 올바른 검찰개혁이라는 것이다. 경찰과 사법, 행정과 사법을 중개하는 검찰의 역할을 지지 보완하고 한국형 FBI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시점에서는 독자들마다 의견이 갈릴 수도 있겠다. 다만 저자가 이러한 대안을 제시하는 근거를 단순히 개인적 소견으로서가 아니라 인류역사적 사법제도의 시행착오들을 총체적으로 되짚어본 후에 내린 나름의 결론이라는 점에서는 한번쯤 귀기울여 들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망치는 빗나가도 고작 수전을 깨뜨리지만, 빗나간 형사사법은 사람의 운명을 깨뜨린다. ...망치와 달리 형사사법제도는 인간의 본성, 본능까지 고려해야 한다. 망치와 달리 형사사법제도는 부정확하게 사용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 

그게 바로 인류가 깨달은 효율성이다. ... 다른 것들과 달리 형사사법제도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 위에 쌓아올려졌다."


다소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소모시키는 제도, 현대인들이 체감하는 형사사법제도의 비효율성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한편으로는 사법제도의 진정한 효율성이라고 역설한다. 제도적 완성도가 미흡해서가 아니라 권력의 횡포나 대중의 오판으로부터 무고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소 경직되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외려 안전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생명을 다루는 형사사법제도는 신속한 결론보다는 바르고 신중한 판결이 더 중요한 때문이다. 


"법은 정의를 위한 것이지만, 때로는 정의를 해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 몽테스키외


법의 시작은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었음을 고대법의 정신을 통해 알게된다. 그러나 이때에도 법은 여전히 보복이나 심판의 도구가 되기도 했고 정치적인 수단이 되기도 했다. 법을 해석하고 재판하는 주체가 정치권력일 때의 문제점, 종교권력일 때의 부작용 그리고 대중의 집단적인 오류가 끼어들 때의 폐단을 소크라테스 재판등 여러 사건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는 법규 자체보다 그것을 행사하는 주체가 누구이며, 어떠한 절차를 통해 행사하느냐가 법의 정당성을 좌우하게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법 없이 사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좋은 법 아래 사는 것이 자유다."

- 존 로크


"헌법은 정부가 국민을 억누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억제하기 위한 도구이다."

- 안토닌 스칼리아


여기에서 누가 법적 진실을 밝히느냐에 따라 당사자주의 와 직권주의로 구분되는데 직권주의는 중앙집권적인 대륙법계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당사자주의는 영미법계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고 점차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여 보완 발전해가는 추세이다. 이처럼 법제도는 계속해서 발전해가지만 여전히 오류와 오판은 끊이지 않는다. 이는 인간의 판단에는 자주 감정이나 미신적인 두려움과 같이 비이성적인 요소들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의 형사사법제도는 인간은 부조리하고 감정적이며 부정확하다는 결론에 근거하여 보완되고 정교화되어가는 것이다. 


사법제도의 역사를 돌아보며 법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게되고, 또 앞으로 우리의 사법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가늠해보게 하는 면에서 상당히 유익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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