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나와 내 돈, 내 사람을 지키는 최소한의 법률 지식
임호균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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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좋은 게 좋은거라는 시대는 끝났다. 가만히 있으면 호구가 되는 세상을 작가는 ‘참는 게 미덕이 아니라 참는 게 나를 방치하는 것’이라 말한다.

감정을 빼고 증거로 말하는 법, 합법적 녹음의 조건과 메신저에서 내용을 증거자료로 사용하는 법 등 실제로 나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듣기 쉽게 알려준다.

변호사답게 군더더기가 없고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보듯 명확하다. 지인에게 500을 빌려주는데 차용증을 쓰기에는 애매한 상황에서 증빙할 수 있는 방법이나 직장내 괴롭힘에 대응하는 법, 온라인 사기와 명예훼손 등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을 사례로 든다.

이혼과 스토킹 같은 감정이 들어있는 사건 사례, 프리랜서, 사업자 등 각 역할에 따른 분쟁도 있다. 부록에 있는 양식이나 변호사를 구하는 방법 등도 도움이 될 듯하다.

특히 혼자 대응할 수 있는 일과 변호사가 있어야 되는 일을 구분해서 알려주고 한눈에 보는 길잡이의 단계별 대응법은 매우 유용하다.

웬만하면 송사는 겪지 않아야 된다고들 한다. 그만큼 지리멸렬하고 피곤한 일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고소 공화국에 사는 일원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방법을 알아야 한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에 나를 지켜줄 것은 믿음과 감정이 아니라 증거이기 때문이다.

*화는 집에서 푸십시오. 기록은 법정을 위해 남기십시오.

*억울함은 증거가 되지 않지만 기록은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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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ㅣ 흔들릴 때마다 나는 OO를 읽었다 1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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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의 어떤 면이 흔들리는 작가를 잡아주는지 궁금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완독하지 못한 부채감을 가지고 있는 나는 도스토옙스키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4년을 지내고 죽음의 문턱에 닿았다가 돌아온 경험이 삶의 바닥을 보게 만들었고 바닥을 본 자는 현실을 직시하고 다시 올라올 수 있다.

인간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은 진정 착하기 때문인지 착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다른 사람의 인정에 휩싸인 삶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갉아 먹는지, 그렇다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철학자의 생각처럼 경험에서 우러나온 도스톱옙스키는 자신의 삶에 빗대어 말한다. 좋아 질 것이다, 괜찮아 질 것이라는 긍정에 기대고 회피하지 말라고. 현실을 직시하고 고통을 인정하는 것부터 또 다른 문이 열린다.

인간의 이중성과 선악에 대한 통찰이 담긴 그의 소설을 올해는 완독해야겠다.

*달콤한 환상이 아니라, 쓰디쓴 직시로.

*인간은 자유가 가져다주는 무거운 고뇌와 책임이 두려워, 어설픈 희망이라는 빵을 얻는 대가로 기꺼이 스스로 자유를 반납한다는 뜻이다.

*고통이 우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가, 우리를 자라게 한다.

*우리는 도덕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자기 우월감에 취해 은밀한 쾌감을 즐긴다.

*잃었는데도 살아 있다는 사실, 그 사실 자체에서 길어 올린 단단함이다.

*위로는 잠시 나를 눕히지만, 직시는 결국 나를 일으킨다. 그리고 일어선 사람만이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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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를 종료합니다 - 나를 괴롭히는 108번뇌 탈출 필사
필로소피랩 지음 / 각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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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좋은 경전 중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고통인 오개를 중심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문장을 담은 책이다. 탐욕(끝없이 원하는 것), 진에(화내고 원망하는 마음), 수면(멍하고 무기력함), 도회(들뜨거나 후회하는 생각), 의개(의심하고 주저하는 것) 이 다섯가지 마음만 벗어날 수 있어도 인생이 한결 편해질텐데...

괴로운 마음에서 벗어나는 길이 깨달음이라면 인생은 그것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타인의 상식 밖의 행동에 열받았던 마음을 다스리며 ‘아무리 부당한 일을 당했다 해도, 그 순간 즉각적인 분노를 드러내는 것은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을 해치는 일이다’를 필사했다.

필사를 하며 번뇌를 다스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 디자인이다. 글씨를 쓸 때 방해되지 않으면서 쫙 펼쳐도 책이 상하지 않게 만든 출판사의 섬세함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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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 마음을 내 앞에 꺼내 보아라 - 진짜 나를 마주하게 하는 달마의 가르침 ㅣ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1
달마 지음 / PHILO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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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 마음을 내 앞에 꺼내 보아라>

고민을 어루만져 주고 상처 받은 마음을 감싸주는 다정한 책은 많다. 이 책은 어쩌면 냉정하고 차갑게 ‘직시해라, 꺼내 보아라’라고 말한다.

달마는 앞날에 대한 알 수 없는 걱정, 실체가 없는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 ‘그것을 꺼내 보아라’라고 했다. 결코 눈 앞에 꺼낼 수 없는 고통은 실체가 없는 것이다. 허상이라는 것을 꺠달으면 그 때부터는 더이상 걱정이나 공포가 아닌 것이다.’ 원효대사 해골물’의 에피소드도 이와 결이 비슷하다.

차라리 나쁜 사람이 되라거나, 포기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의 진짜 의미,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의 인정을 요하고 비교하며 완벽을 꿈꾸는가 등 지금 현대인이 품고 사는 고민을 차근차근 다독여 준다.

마냥 달래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아니라 ‘네 마음이 이러 이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주어서 더 와 닿았다. 달마는 T였을지도…

*모호함, 불확실함, 말로 옮겨지지 않은 채 떠도는 형체 없는 느낌, 이런 것들이 공포의 양식이다. 우리가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윤곽을 그리고, 크기를 재기 시작하면, 공포는 더 이상 자기 마음대로 자랄 수 없다.

*무엇이 서운한가. 그가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내가 해준 만큼 돌려받지 못해서인가.

*포기하면 편해진다는 말이 진리에 가까운 이유가 여 기에 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을 잠시 손에서 놓아 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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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러 갔다가 바다만 보고 왔다 - 마케팅 교수의 본캐 상실 샌디에이고 체류기
천성용 지음 / 행복우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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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러 갔다가 바다만 보고 왔다>

안식년을 샌디에이고로 간 교수가 경험한 에세이. 학자라 그런지 감성 에세이라기보다 교과서에 나오는 견문, 여정, 감상이 적절하게 들어간 기행문 같았다.

개인의 경험에 따른 감상에 매몰된 여행책보다 담백하고 정보도 정리되어 챕터별로 등장해서 훨씬 읽기 좋았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모름지기 여행이라면 0순위가 날씨일 정도로 나는 날씨가 중요한 사람인데 캘리포니아는 일년 내내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마저 온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많이 들었는데 샌디에이고는 야구팀 말고는 아는 바가 없어서 신선했다.

하와이를 보는 듯한 바다사자의 휴식이라던가 망망대해에서 돌아다니는 돌고래, 미국 서부의 광활하고 경이로운 자연경관 가운데 샌디에이고 주민들이 즐겨 찾는 소소한 자연들이 반가웠다.

여행기답게 식도락 챕터, 샌디에이고 미술관이나 야구장 같은 가보면 좋을 곳,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파머스 마켓 등 실용적 정보가 가득하다.

어쩌면 샌프란시스코보다 샌디에이고에 먼저 갈 지도 모르겠다. 습도가 낮고 온화한 날씨를 찾아서!

*자연과의 관계도, 사람과의 관계도 결국은 거리의 미학 속에서 완성된다. 너무 가까워 상처 주지도, 너무 멀어 잊혀 지지도 않는 그 적절한 거리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짜 여유와 행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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