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콘도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산맥을 넘었던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결심과, 헛되어 끝나버리고 만 전쟁을 이끌어가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맹목적인 긍지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우르슬라의 광적인 참을성을 가슴 속에 지닌 채 아우렐리아노 세군도는 조금도 쉬지 않고 페르난다를 찾아다녔다.


그는 안개낀 갈래길에서 방향을 잃었고, 망각 속에서 헤맸으며, 실망의 미로(迷路)에서 방황했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이 소리로 메아리치고 불안한 마음이 불길한 신기루가 되어 피어오른 샛노란 평원을 건넜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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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삶에 대한 아무런 향수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 거짓죽음처럼 느껴지는 죽음으로 인해서 여태까지 마무리짓지 못한 많은 일들의 결말을 못 보게 된 것만이 좀 섭섭할 따름이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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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과 피로 때문에 머리에는 열이 오르고 정신이 흐릿해져서 그는 어느날 새벽 동틀녘에 자기의 침실로 찾아들어온 백발노인을 보았을 때 그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찾아온 사람은 푸르덴치오 아귈라였다. 자기가 누구라고 신분을 밝혔을 때 죽은 사람도나이를 먹고 늙는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지나간 옛날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푸르덴치오」그는 감격해서 불렀다. 그 먼길을 용케도 찾아왔구나!」 그는 여러 해 동안 죽어서 지내려니까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나 강해졌고, 참을 수 없을 만큼 말동무가 필요했으며, 죽은 사람들하고만 함께 살자니 죽음이 더욱 소름끼치는 것 같아서, 결국 가장 미워하던 원수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긴 얘기를 늘어놓았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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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후각적 모습이 시각적 모습을 다시 추월하게 될 것이고, 그는 더 이상 물질적인 존재이기보다는 수증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향수는 결국 연기 같은 것이고 수증기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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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싸워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육체라는 사실에 그는 적잖이 당황했다. - P142

99 다음에 100이란 숫자가 오듯, 공포 다음에는 예정된 죽음이 온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연기시킬 수는 있다. 반면에 이따금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로 앞당길 수도 있는 것이다. - P195

윈스턴은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정통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서도 정통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납득하지 못할뿐더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공적인 사건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서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무지로 인해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집어 삼키는데, 그래도 탈이 나지 않는다. 그것은 곡식의 낱알이 소화되지 않은 채 새의 창자를 거쳐 그대로 나오는 경우처럼 뒤에 아무런 찌꺼기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 P218

그런데 단순히 살아남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사는 게 목적이라면, 궁극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단 말인가? 사람들이 그들을 자신들과 똑같게 개조시킬 수 없듯 그들 또한 사람들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설령 그들이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더라도, 인간의 속마음까지 공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속마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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