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과 피로 때문에 머리에는 열이 오르고 정신이 흐릿해져서 그는 어느날 새벽 동틀녘에 자기의 침실로 찾아들어온 백발노인을 보았을 때 그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찾아온 사람은 푸르덴치오 아귈라였다. 자기가 누구라고 신분을 밝혔을 때 죽은 사람도나이를 먹고 늙는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지나간 옛날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푸르덴치오」그는 감격해서 불렀다. 그 먼길을 용케도 찾아왔구나!」 그는 여러 해 동안 죽어서 지내려니까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나 강해졌고, 참을 수 없을 만큼 말동무가 필요했으며, 죽은 사람들하고만 함께 살자니 죽음이 더욱 소름끼치는 것 같아서, 결국 가장 미워하던 원수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긴 얘기를 늘어놓았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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