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엄마.
되고 싶은 대로 된 사람만 있으면 세상은 북새통이 된대.

뭐?

고모가그랬어.

일이란 건하고 싶은 게전부인 것은아니래.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거지?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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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건 미리 내다볼 수 없는 거지. 죽음, 그건 말이 없으니까 말이야. 모든 약속을 깨 버리잖아. 우린 죽음이 더 늦게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원할 때 다가오는 거야. - P8

언젠가, 네가 내 곁을 떠나면 난 언제까지나 불완전한 사람이 될 거라고 확신해. 하지만 너에게 내 품에 있으라고 더 이상 얘기할 수 없게 되겠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바라던 것일지라도 말이야. 유년기를 벗어나자마자, 널 만났고, 바로 너, 너와 함께 결국 내 진실한 삶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해도 네게 더 이상 아무것도 요구하진 못하겠지.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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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낀 슬픔, 공포, 수치심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날 밤 나는 깜깜한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새벽이 될 무렵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하늘 한쪽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위지의 생일 파티 중인 것 같았다. "인생이 다 그런거지." 난 펑 소리를 내며 하늘을 밝게 수놓는 불꽃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한순간 별빛을 가릴 정도로 아름답게 빛나지만, 곧 타고 남을 자루만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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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것은 직시였다. 만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비록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며 갑갑해 하는 것 또한 엄연히 근접 조우(dose encounier)의 한 형태였다. 이상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만남은 여전히 특별했다. 어쨌거나 그 사건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는 했으니까. - P201

"더 멋진 의제를 갖고 들어왔더라면 폼 나고 좋았을 거야. 더 지적이고 세련된 인류를 대변할 수 있었다면 말이야. 하지만 그랬으면 내가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겠지. 나보다 훨씬 높은 사람들이 왔거나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이 문 앞에 섰을 거야.
그런데 그런 전 만남이 아니잖아. 누구나 상상하는 이상적인 근접 조우 같은 전 매뉴얼에나 나오는 거니까. 만남이 매뉴얼대로 되나? 만남은 원래 이상한 거잖아. 누가 됐든 이상적으로 이상적인 사람 말고 구체적으로 이상한 사람을 만나기는 해야 될 거 아니야. 그게 나여도 상관없고, 그러니까 내가 가도 되는 거야.
아, 정말이지 다행이지 뭐야. 인류가 충분히 어리석어서. 그래야 내가 마음 편히 대변할 수 있으니까? - P202

글이 안 써지는데 왜 실연했을 때와 똑같은 상처가 느껴지는 걸까. 아마 연락이 끊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닿을 방법이 없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방향을 잃고 어딘가를 맴돌았다. 구심점조차 없는 허탈한 방황이었다. - P273

사람이 달리는 광경이라니. 신기할 게 하나도 없는 장면이었지만, 저렇게 달리는 존재를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그것은 순수한 경이로움이었다. 단순하기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압도적인 탁월함 같은 것. - P298

미숙함은 잘못이 아니었다. 탁월함이야 집 앞 계단에 갖다놔도 변함없이 선(善)이었지만. - P315

아내가 나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오른쪽 어깨쯤에서 이렇게 속삭였다.
"나는 행복하게 잘 살았어."
그 사람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우주를 건너, 혹은 나무의 나이만큼 오랜 시간을 넘어, 긴 잠에 빠진 나에게로 전해졌다.
"당신도 잘 살아, 어떤 세상에서 깨어나든. 그리고 잘 자, 부디."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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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하는 것이 없다.

원하는 것이없다는 것은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나인데
이 허전한 느낌은 뭘까?

그렇지만, 다들 이렇게 말하지.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듣기싫어.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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