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에 관한 교훈. 멀리에서 볼 때는 알 수가 없었다. 루시는 거리를 두고 광부의 아내들이 판잣집 사이를 오가며 빨래판, 골무, 요리법, 비누를 빌리는 것을 보았다. 자급자족이란 걸 몰라. 바가 딱하다는 듯 말했다. 바는 루시에게 침묵이 수다보다 낫다고 가르쳤다. 바는 하늘의 벌린 입 아래에 서서 풀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듣는 법을 가르쳤다. 열심히 들으면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 P153
지금 루시는 제빵사가 하는 정육점 주인 이야기, 짐의 상점에서 일하는 아가씨 이야기, 또 광부의 아내가 카우보이와 같이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의 이야기가 알록달록한 색실로 마을을 하나로 엮는다. 현관에 걸려 있는 태피스트리처럼 화려하게. 선생님은 루시가 훔쳐 가려 하기라도 한 양 얼른 태피스트리를 치워 버렸다. 루시는 그냥 보고 싶었을 뿐인데. 어쩌면 손을 대 보고, 몸에 걸쳐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유리창이 있고 사람들의 대화가 방 안을 따뜻하게 달구는 달콤한 일요일의 분위기처럼 몸에 걸쳐 봤을 텐데. - P153
말할 수 없는 말이 입에 침으로 고이고 루시는 몰래 손가락 하나를 내민다. 식탁 위에 떨어진 소금 가루를 찍는다. 혀끝에서 어찌나 짜릿하게 반짝이는지. 그 순간이 어찌나 짧은지. - P153
오늘 저녁도 감자, 골수, 연골을 푹 무를 때까지 끓인 죽이다. 아직 한 주의 중간이고 일요일은 아직 멀었는데 루시는 벌써 신물이 난다. 소금을 안 넣은 밍밍한 고기 맛, 발꿈치를 거칠게 만드는 흙바닥, 사방에서 금이 아우성을 치는데 아끼고 줄이는 생활. "마? 그 땅 살 만큼 돈 모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려요?" 마는 루시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마는 비밀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는 것에 대한 교훈. - P154
마는 손수건을 루시의 손에 올려놓는다. "당분간은 써도 돼, 뉘얼. 선생님이 정말 준 걸로 생각할게." 이번에는 마가 보는 앞에서 소금을 스튜에 넣는다. 마는 신세 지지 말라는 말도 하지 않고, 냄비 위로 몸을 숙인다. 루시는 마의 얼굴에서 자기가 느끼는 허기와 똑같은 것을 보고 흠칫 놀란다. 손이 미끄러진다. 하얀 덩이가 표면에 떨어져 녹는다. 너무 많이 넣었다. 다른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저녁때 자기 몫을 허겁지겁 먹고 그릇을 싹싹 긁고 더 달라고, 또 달라고 한다. 마의 입가에 진한 스튜 국물 자국이 남는다. 너무 급히 먹느라 닦을 새도 없다. 루시는 두 입을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혀가 아릿하다. 씁쓸하고 달갑지 않은 다른 맛이 소금과 같이 섞여 있다. 수치의 교훈. - P158
이런 감정을 무어라고 부르나? 바싹 마르면서 동시에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 루시의 입이 마르고 입술이 갈라진다. 그러나 몸 안이 출렁인다—마는 루시가 물이라고 했다—바가 말하는 세상이 아주 가까이 느껴진다. 재빨리 움직이면 세상의 얇은 막을 뚫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태고의 호수가 밀려드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P162
루시는 그 쓰이지 않은 역사가 두렵다. 바의 이야기 전부를 허풍이라고 치부하는 편이 더 쉽다. 왜냐하면 믿는다면, 그 믿음이 어디로 가나? 호랑이가 살아 있다고 믿는다면, 인디언들이 사냥을 당하고 죽어 간다는 것도 믿나? 사람만 한 크기의 물고기가 있었다는 걸 믿는다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낚은 물고기처럼 줄줄이 꿰어 끌고 간다는 것도 믿나?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런 역사에는 고개를 돌려 버리는 편이 더 쉽다. 마른풀이 쏴 우는 소리 말고는, 사라진 길의 흔적 말고는, 따분해하는 남자들과 야박한 여자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신소리 말고는, 버펄로 뼈의 갈라진 무늬 말고는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역사. 리 선생님이 가르치는 역사책을 읽는 편이 훨씬 더 쉽다. 이름과 날짜가 벽돌처럼 질서 있게 쌓여 문명을 이루는 역사. - P162
루시는 그 다른 역사를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야생의 역사.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어슬렁거린다. 야영지 모닥불이 만드는 빛의 테두리 바로 바깥쪽에 도사린 짐승처럼. 그 역사는 언어가 아니라 울부짖음과 장단과 피로 말한다. 그게 루시를 만들었다. 호수가 금을 만든 것처럼. 샘의 야생성, 바의 절름발, 큰 바다 이야기를 할 때 마의 목소리를 가득 채우는 갈망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 역사를 내려다보면 루시는 머리가 어질해진다. 망원경을 거꾸로 들여다봐서 바와 마가 자기보다 더 작아 보일 때처럼, 바와 마가 자기들의 바와 마 들과 함께, 사라진 호수보다도 더 큰 대양 너머까지 줄줄이 뻗어 있는 듯이. - P163
해가 타오른다. 물이 루시에게서 놀라운 속도로 빠져나간다. 사라진 물은 전부 어디로 가는 걸까? 호수도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않으면 귀신이 되는 걸까? 어떤 장소가 기억하고, 상처를 입고, 상처를 준 대상에 분노할 수 있을까? 루시는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루시는 생각한다. 난 아니야. 난 너를 다치게 하지 않았어. 나를 도와줘. - P164
마가 몸 안에 지니고 있던 이야기는 아기보다도 크고, 서부보다도 크고, 루시가 태어난 세상 전체보다 더 크다. 마의 몸 안에는 돌로 포장된 넓은 길, 야트막한 붉은 담, 안개와 바위가 있는 마당이 있다. 여주를 키우고 이 마른 땅에 불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매운 고추를 키우는 곳. 그곳이 집이다. 짙은 갈망으로 마의 억양이 더욱 억세어져 루시는 잘 알아듣지 못한다. 집이라는 말은 마가 감춰 놓은 네 번째 책, 마의 감은 눈 뒤쪽에 쓰인 책에서 읽어 주는 동화 속 이야기 같다. 마는 별 모양 과일 이야기를 한다. 금보다 더 단단하고 더 귀한 녹색 돌. 마가 태어난 곳의 발음할 수 없는 산의 이름. - P169
루시는 마가 자기가 먹어 보지 못한 별 모양 과일을 떠올리며 입술을 핥는 게 싫다. 루시는 마가 어릴 적 살던 집의 기와지붕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사는 집 지붕을 욕하는 게 싫다. 양철 지붕이나 캔버스 천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마가 말하는 두 줄짜리 피들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릴 때도 있는데. 마가 그렇게나 싫어하는 먼지가 언덕을 부드러운 금빛으로 덮을 때도 있는데. 루시는 마의 거리가 왜 더 예쁘다는 건지, 마의 비가 왜 더 좋다는 건지, 마의 음식이 왜 더 맛있다는 건지 말해 달라고 한다. 묻고 또 물으며 루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지만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마는 베개 속으로 파고들어 아무 답도 들을 수가 없다. 마치 루시의 말이 폭력이기라도 한 것처럼. - P171
그렇지만 루시와 샘은 아이다. 아홉 살과 여덟 살. 장난감이고 무릎이고 팔꿈치고 성하게 간수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 루시와 샘은 자기들을 부르는 이름을 자는 도중에 마룻바닥 틈새로 떨구어 버린다. 다음 날이면 또 있을 거라고 어린애답게 믿으면서. 더 많은 사랑이, 더 많은 말이, 더 많은 시간이, 짐마차를 타고 마차 좌석에 앉은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보며 흔들리고 삐걱거리는 리듬에 따라 잠에 빠지면서 갈 수 있는 더 많은 곳이 있을 거라고. - P172
비가 내리며 땅을 무르게 녹이고 개울을 붇게 하고 공기를 차갑게 식히는 소리를 듣다가 루시는 급작스러운 공포를 느낀다. 마가 양동이에 든 더러운 구정물을 쏟아 버릴 때처럼 그들 가족이 내버려지는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 언덕에 그들이 살았다는 증거가 뭐 하나라도 남을까? - P179
선생님이 한 걸음 다가온다. 눈빛이 열렬하다. 마는 눈을 돌린다.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집 안을 둘러본다. 금이 감춰진 데가 아니라 비가 들이치는 창문에, 검게 변색한 양철에, 씻다 만 그릇에 눈이 머문다. 루시는 마가 어디를 볼지 안다. 루시가 깨끗한 학교나 햇빛이 가득한 응접실에 있다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저절로 보게 되는 곳들. 그들 집의 어둡고 더러운 곳들. 그들의 수치. - P184
루시의 피투성이 입이 바싹 마른다. 루시는 목마름을 느낀다. 무언가 부족함을. 축축한 집 안에 고인 갈증. - P184
너희 선생님 도움은 필요 없을 거야. 그렇지만 그 선택지도 버리지는 말아야지. 니즈다오, 루시 걸, 진짜 부가 뭔지 아니?" 루시가 마의 옷 속에 숨겨진 주머니를 가리킨다. "부두이(아니야), 뉘얼. 내일이라도 내가 이 금을 써 버리면 다른 사람 것이 되겠지. 아냐—우리는 선택지를 많이 가져야 해. 그건 아무도 뺏을 수 없는 거야." 마가 길고 낮게 한숨을 쉰다. 나중에 루시는 바람이 너무 좁은 틈을 통과하며 신음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의 그 한숨을 떠올릴 것이다. "메이관시, 나이 들면 너도 알 거야." - P186
루시는 참을 수 없다. 불어나는 개울처럼, 몇 주 동안 몇 달 동안 고인 것을. 눈물이 점점 격해진다. 루시는 거울로 핏자국을 닦아 낸 턱이 다시 축축이 젖은 걸 본다. 한 방울이 마의 손으로 떨어진다. 루시는 마를 닮지 않았다. 마의 미모를 물려받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그러진 거울 속에 닮은 데가 있다. 거울에 비친 마의 모습에는 눈물 한 방울 없어도 루시의 것에 상응하는 슬픔이 있다. 마는 손에 떨어진 루시의 소금을 입으로 가져가 깨끗이 빨아들인다. - P187
여러 해 전 짐마차가 공격받았을 때 어떻게 살아남았나? 살아남은 게 아니었다. 적어도 모두 살아남지는 못했다. 다친 노새를 남겨 두었고 쏘지도 묻지도 않았다. 그때는 마도 은이나 물이 필요하다는 말을 안 했다. "볘칸(보지 마)." 도망치면서 마가 말했다. 그래도 루시는 돌아보았다. 재칼 무리가 다가오면서 어둠 속에서 여남은 개의 바늘구멍 눈이 빛났다. 살아 있는 노새가 미끼였다. 희생물이었다. 루시는 그건 견딜 수 있었다. 죽은 동물은 무수히 봤으니까. 루시가 몸서리친 것은 마가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다른 식구들은 모두 충직한 노새를 돌아보았지만 마만은 자기가 내린 지시를 따랐다. 마는 입술을 깨물었고 이가 피로 붉게 물들었다. 아마 아팠을 것이다. 그러나 마는 아픈 기색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고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 P199
마는 망가진 문, 그리고 그 너머를 가리킨다. 집집마다, 불 켜진 창문마다 얼굴 없는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는 언덕을. 마의 증오는 그 모두에게 미치고 남을 만큼 크다. - P202
번개가 번쩍인다. 한 번, 두 번 연달아. 번개가 지나간 다음 루시는 빛에 얼얼해진 눈을 깜박인다. 방은 더 어둑해지고 마의 얼굴도 어둑하다. 분노는 사라졌다. 남아 있는 것은 마의 미모를 늘 쫓아다니는 슬픔이다. 마의 아픔. "너를 사로잡았구나." 마가 말한다. 마의 손가락이 루시의 손으로 파고든다. "이 땅이 너랑 네 동생 둘 다 제 것으로 삼아 버렸어.스마(그렇지)?" 그건 바가 하는 말이다. 재칼과 그들의 법은 다른 말을 한다. 루시는 다른 곳에는 살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겠는가? 대답할 수가 없다. - P203
"니지더(기억나), 우리가 너희 선생 만나러 갔을 때 네가 뭐라고 했는지?" 마가 루시의 손을 놓는다. 마는 드레스 안에 있는 주머니를 움켜쥔다. 이제는 비어 있을 텐데도, 재칼이 그 안에서 아무것도 못 찾았는데도, 마는 그 주머니에서 위안을 얻는 듯하다. "혼자 가고 싶다고 했지. 네가 말했어. 엄마 도움 필요 없다고—" 마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마가 루시의 뺨을 쓰다듬는다. 너무나 익숙해서 루시가 앞으로 오랫동안, 눈만 감으면 떠올릴 수 있을 손길. 마는 루시를 한참 붙잡고 있다가 놓아준다. - P204
그래, 루시 걸. 나도 너처럼, 나하고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 사이에서 자란 게 아니야. 그렇다고 그걸 핑계로 삼지는 마라. 나한테 아빠가 있다면 평소에는 나를 따스하게 감싸 주고 가끔은 땀이 나도록 때린 해가 아빠겠지. 나한테 엄마가 있다면 내가 드러누워 잘 때 나를 폭 안아 준 풀이 엄마겠지. 나는 이 언덕에서 자랐고 언덕이 나를 키웠어. 시내와 바위, 키 작은 참나무가 한 덩이처럼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덮었는데도 나는 들여보내 주던 골짜기. 나는 마르고 날래서 나무 틈새로 빠져나가고, 가지가 얽힌 녹색 천장 아래 공간을 뚫을 수 있었어. 나한테 민족이 있다면, 빛을 반사하는 못에서 볼 수 있었지. 물이 어찌나 맑은지 이 세상하고 정확히 똑같은 세상이 거기 비쳤어. 언덕과 하늘, 나하고 똑같은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 나는 내가 이 땅에 속한다는 걸 알고 자랐어, 루시 걸. 너하고 샘도 마찬가지지. 네 외양이 어떻든 간에. 어느 누구든 역사책을 들고 너한테 다른 소리를 하게 하지 마라. - P212
네가 어릴 때는 예쁜 이야기들만 들려줬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 이제 상황이 달라졌지. 너 내가 모질다고 생각했니? 이제 너도 진실을 알지. 세상은 훨씬 더 모질다는 것 말이야. 불공평하지만, 너와 샘은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거야. 어쩌면 오늘 밤 동안에, 어쩌면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를 통해 자라야 할지도 모르겠다. - P213
너는 그걸 교훈으로 삼아라. 항상 왜냐고 물어. 너의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 꼭 물어보라고. - P215
"네 할 일을 해. 돈값을 하라고." 그가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정신이 들었어. 질문을 꿀떡 삼켰지. 내가 이 백 명이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듣는다는 사실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 그 비밀은 깊이, 저 깊이, 내가 어릴 때 너무 어리석어서 내 손에서 금을 놓아 버렸던 때의 그 여린 구석과 같이 숨겨 놓았어. - P219
살면서 많은 걸 잊어버렸어. 빌리의 얼굴, 양귀비꽃 색깔, 이미 어깨가 쑤시는 상태로 주먹을 꽉 쥐고 잠에서 깨지 않도록 푹 자는 법, 비 내린 뒤 흙냄새를 가리키는 단어, 깨끗한 물 맛. 죽고 나니 또 잊히는 것들이 있다. 주먹을 휘둘렀을 때 손가락 뼈마디가 갈라지는 느낌, 내 발가락 사이에서 질척거리던 진흙, 손가락과 발가락과 굶주림이 있을 때는 어땠던가 하는 것들. 언젠가는 나 자신에 관한 모든 걸 잊는 날이 오겠지. […] 내 육신뿐 아니라 네 피와 네 말 속에 있는 미미한 내 흔적까지도 묻어 버린 다음에. 하지만. 내가 언덕 위를 떠도는 바람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그 바람은 여전히 한 가지만은 기억하고 풀잎 하나하나에 대고 그 기억을 속삭일 거라고 생각한다. 네 엄마가 나만 쳐다봤을 때 내 마음이 어땠는지. 어찌나 눈이 부신지, 나약한 인간이라면 두려워했겠지. - P226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덜컹 움직였어. 어릴 때 나는 뼈가 흔들리는 느낌에 잠에서 깨곤 했어. 빌리는 그걸 호랑이 울음이라고 불렀어. 멀어서 들리지는 않지만 느낄 수는 있다고. 그날 호수 옆에서 내 가슴이 으르렁 울었어. 배가 도착한 날부터 나를 슬금슬금 쫓아왔던 것, 밤에 네 엄마를 안고 있으면서도 두려워하던 것이 그날 밤 나를 확 덮쳤어. 내 심장에 발톱을 꽂았어. 몇 주 동안 네 엄마의 언어를 규칙으로 금지해 놓고는 그때 나는 처음으로 그 언어를 입에 담았다. 이백 명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 욕을 가장 먼저 배웠지. 하지만 연인들이 하는 말도 들었어. 친아이더, 나는 네 엄마한테 말했어. 그냥 짐작이었지. 그게 진짜 무슨 뜻인지는, 네 엄마 눈에서 그걸 보기 전에는 몰랐어. - P227
맞는 말이라고 해서 사실이 되지는 않을 때가 많아, 루시 걸. 말하는 사람, 혹은 글을 쓰는 사람이 사실을 정할 때가 있지. 하수인 들한테 총이 있으니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는 수밖에. - P230
그 사람들이 내 부하가 아니라고 말했어. 배도 철도도 내 것이 아니라고 했어. 철도를 놓는 일은 힘들고 끔찍할 거고 부자로 만들어 주지도 않을 거라고 했어. 어렸을 때 나는 새끼 새 솜털을 뜯어 분홍색 속살이 다 드러나게 한 적이 있었어. 그래놓고 풀밭에 토했지. 사실을 말하니까 그때처럼 토할 것 같아졌어. - P230
때로는 대가를 돈으로 치르지. 때로는 대가를 존엄으로 치러야 해.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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