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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평점 :
책 뒷표지의 “전쟁은 필연이라는 무서운 경고”를 담고 있다는 책 소개가 마음에 걸렸다. 이 책이 ‘전쟁’을 ‘경고’하는 ‘무서운’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막상 책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그 ‘무서움’은 처음 가졌던 생각만큼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워낙 정치/경제 쪽에 대해 무관심해서일까? 여러 전망들과 수치들이 생각보다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 책의 주 독자층으로 십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서 어렴풋한 위화감(?)과 함께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전쟁을 이야기하고 제국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주 독자층을 십대로 생각하고 있다니… 이런 주제들은 나로서도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인데… 하지만 저자의 이런 기본적인 태도는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전쟁’이나 제국주의’라는 거창한(?) 표현들에 비추어 본다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지적으로 끝맺는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아, 그런 거구나!’ ‘이런 것도 있었네?’ ‘이건 정말 그럴 듯 한데!’하는 생각들이 들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내가 처음 느꼈던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사실은 막연한 것이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책 뒷 표지의 “전쟁은 필연이라는 무서운 경고”라는 문구 앞에는 “이를 도모할 평화경제 세력을 지금부터 공동으로 가꾸어가지 않으면”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전쟁’을 경고하고 있지만, 그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 보다는 앞으로(저자는 그 기한을 30년으로 본다)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서 평화를 도모해야 할 주역이 될 지금의 십대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들에게 일말의 ‘전망’을 제시하고 ‘평화’에 관심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로 쓰여진 책이었다.
저자의 지적처럼 사람들은 ‘평화’를 누리기 원하지만 그것을 위한 ‘대가’를 지불하기는 꺼려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청소년들이 지금과 같은 ‘교육 파시즘’을 탈피하여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리고 ‘평화’를 소중하게 여기며 그것을 위해 대가를 치르고자 하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도 모른 채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향하고 있는 어른 세대가 해야만 하는 몫이다.
* 몇 가지 사족.
- 178페이지 이하에서 전쟁과 평화의 개념을 게임으로 설명한 것은 신선하기도 하고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 저자가 말하는 ‘평화’의 개념은 ‘전쟁이 없는 상태’이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은 평화의 ‘소극적’ 개념에 불과하다. 성경의 ‘샬롬’은 더 ‘적극적’인 평화를 이야기하는데, 청소년들의 ‘평화’ 교육은 소극적인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데로 이끌어져야 하지 않을까.
- 유럽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은 무척 매혹적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