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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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번역된 단어들도 흥미를 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종종 나와서 국어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었는데, 우리말을 새롭게 배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2. 저자는 ‘영계 탐사’를 ‘경이로운 대륙의 탐사’로 부르며 16c 개척자들의 신대륙 탐사와 같은 부류로 본다(94p). 이것은 이미 처음 등장했을 당시 라울이 가지고 있던 불만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27p). 그리고 이것은 베르베르의 책들 모두에 깔려있는 모티프(‘알려지지 않은 세계로의 탐험’)로 작용한다.

3. 이야기는 갈수록 점점 흥미로워진다. ‘죽음이라는 현실’에서 ‘죽음에 대한 신화’로, 다시 ‘죽음에 대한 과학’으로... 여기에는 세계의 신화와 과학적인 사실들, 신비주의와 종교의 내용들이 오밀조밀하게 섞여 들어가 있다. 영혼의 세계에 대한 탐구가 결국 블랙홀과 화이트홀이라는 천문학적인 세계로 연결되는 부분은 상당히 기묘하게 여겨진다.

4.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 명언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 하나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책을 읽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야.”(28p)

“독실한 신자의 경건한 열정으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녀야 할 관심으로서 영혼 불멸의 문제를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블레즈 파스칼).”(56p)

“질문을 하는 사람은 잠깐 동안 바보처럼 보이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바보로 남게 된다.”(112p)

“삶은 잠을 통해서 우리를 죽음에 길들이고, 꿈을 통해서 또 다른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엘리파스 레비).”(229p)

“죽음은 삶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있는 더 흥미로운 것이려니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해요.”(320p)

“정신이 유체의 노예로 전락하면 육체적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듯이 육체가 완전히 정신에 순종할 때는 마땅히 영적이라고 말해야 한다(예로니모).”(3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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