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도행전적 교회를 꿈꾼다 - 온누리교회의 교회론과 목회철학
하용조 지음 / 두란노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목사 몇 명이 매 주 한 번씩 모여서 독서 토론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인도를 맡으신 목사님이 이 책을 선정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part로 나뉘어져 있고, 각 파트마다 몇 개의 장이 할애되어 있다.

1. 기본적인 틀과 방향에 대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기본적인 주제나 틀은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교회를 목회하면서 ‘교회론, 목회철학, 방법론, 팀 사역, 리더십’ 등은 기본적으로 다 갖추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온누리 교회적인 분위기와 내용’으로 가득하다. ‘온누리 교회적’이라는 표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표현이다.

저자는 ‘사도행전적인 교회를 꿈꾼다’고 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서 ‘온누리 교회’의 모습을 소개하는데, 그것은 결국 온누리 교회야말로 사도행전적인 교회라는 말이 아닌가? 사실 많은 목회자와 교회들은 ‘사도행전적인 교회, 성경적인 교회, 초대 교회’를 모범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지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교회의 모습 가운데서 유독 온누리 교회만이 사도행전적인 교회라고 말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온누리 교회’에 대한 홍보가 아니라, 온누리 교회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성경적인 원리들을 실제적인 사역 속에 적용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해 왔는지를 고백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온누리 교회=사도행전적 교회’라는 의미보다는, 온누리 교회가 어떻게 사도행전적인 교회로 세워지고자 노력해왔는지에 대한 보고와 고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이미 특유의 체계를 갖춘 온누리 교회의 시스템과 방법론을 개교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스템과 방법론 뒤에 숨어 있는 원리적인 측면과 축소/변형하여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은 많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카피(copy)할 생각이 아니라면 매우 유용한 ‘자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 각 부분들에 대해...

프롤로그는 따라오는 6개의 파트를 잘 요약하고 있으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읽으면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말 잘하는 것과 설교 잘하는 것은 다르다(18p).” “예배에만 머물러 있지 말라. 영적 비만증에 걸리게 된다(19p).” “사람은 자기가 품은 비전만큼 간다. 하나님이 주신 꿈만큼 간다(22p).”는 등의 문구는 핵심을 찌르는 소중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첫 번째 PART인 ‘은혜로 나를 인도하시다’는 하 목사님의 삶과 신앙, 사역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와 고백을 다룬다. 어떠한 영향들 속에서 현재와 같은 신앙과 사역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의 의도대로 그러한 점들을 이해하는 것이 현재의 사역을 이해하는 기본 토대가 되어준다. 필자는 특별히 영국 국제장로교회의 유아세례에 대한 내용 가운데 부모에게 하는 질문들(88-89pp)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철저해야’하겠는지에 대해 큰 도전을 받았다.

두 번째 PART인 ‘교회론’은 두 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교회론의 기준은 예수님의 교회론이다’에서는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는 빨리 성장하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신앙고백이 불확실한 사람들에게 교회의 중요한 직책을 맡기는 탓이다.”(100p)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현대 교회가 ‘신앙 고백’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정말로 필요한 일이다.

‘사도행전적인 교회론’에서는 ‘수단과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113p)과 ‘성직자주의만큼 위험한 평신도주의’에 대한 지적(114p), 조화로운 팀워크를 위해 교회론과 비전, 목회 철학, 성령 체험이 같아야 하며, 서로의 은사를 존중하고 인정하라는 부분(116-117pp), 그리고 우리가 성공이 아니라 영적 탁월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123p)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부분에서 “신학적인 교회론은 경계를 해야 한다.”(116p)고 지적한 것은 좀 의아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성경을 절대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사도행전적!), 실제적인 사역의 중요성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적한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교회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은 좀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의 설명이 없이 한 문장만 나와 있어서 구체적인 의도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신학적인 교회론’도 다른 것들과 함께 든든하게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세 번째 PART인 ‘목회철학’‘목회철학의 기준은 사도행전의 교회론이다’라는 한 장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특별히 복음 전파와 고난의 관계에 대한 지적(142p)과 교회라는 이름으로 거룩이 보장되거나 순결이 증거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145p)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평소부터 현대 교회의 문제점들 가운데 ‘바른 교회관, 바른 목회관의 부재(不在)’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왔다. 우리는 ‘사도행전’만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고 있는 바른 교회관을 배워야 하고, 거기에서부터 바른 목회관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무엇이고 목회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은 너무도 위험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PART인 ‘목회철학적 방법론’은 7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어쩌면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예배’에서는 마음만이 아니라 몸까지 드리는 예배(163, 164pp), 거룩한 충격과 감격이 있는 예배(169p)에 대한 부분이 좋았다. 문화에 심취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167p)은 정당한 것이었지만, 문화적인 부분에 앞장서는(?) 온누리 교회의 성향을 생각할 때 좀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역’에서는 평신도 사역에 대한 강조(185p)와 특별히 성도가 스스로 비전을 품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187p)에 동감한다. 또한 평신도 리더십을 강조하면서도 주의점까지 지적한 것(190p)은 매우 적실했다. 봉사자를 위한 봉사자에 대한 이야기(208p)는 새롭고 좋은 생각이라 여겨진다.

‘설교’에서는 설교의 선포로서의 특징에 대한 강조(216p)와 함께 사람의 영에게 설교하고(218p) 가슴에서 나온 설교를 하라는 것(228p)과 설교를 위해 깊이 묵상하라는 것(226p) 등은 매우 유익한 지적이었다. 과연 설교자로 부름 받은 이는 죽을 각오를 하고 설교를 뚫어야 한다(235p)!

‘양육 체계’에서는 양육자와 동반자에 대한 이야기(245p)와 프로그램이 아닌 삶으로서의 제자도에 대한 지적(252p)이 좋았다.

‘소그룹과 공동체’에서는 소그룹의 특성을 짚어서 은혜를 나누는 순모임, 성경 연구를 위한 성경대학과 성경연구반, 그리고 큐티를 나누는 소그룹 등으로 소개한 것이 좋았고(263p), 대형 교회만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260p) 역시 소중한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교회에도 열두 명은 있다.’라는 말은 ‘열두 명만 모였다면 세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목회철학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할지라도(260p),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개척교회들 가운데 열두 명도 모이지 않는 교회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전도’에서는 교회가 죄인들을 위해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것(267p)과 생활 전도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280p)가 마음에 들어왔다. 그런데 ‘죄인들을 초청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드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한 말(268p)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이해하자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죄인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드는 부분에 있어서 ‘복음의 분명한 선포’(이것은 278p에서 저자가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보다 ‘초청/위로/격려’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영혼의 구원은 복음으로만 가능하지 사람이 위로하고 격려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좀 더 분명하게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 때문에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선교’에서는 안주하지 말고, 돈에 구애받지 말고 헌신하고 희생하라는 지적과(299p), 선교가 학교와 병원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교회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304p)이 좋았다. 하지만 선교에 대해서는 선교 이야기만 하고 끝냈다면 좋았겠다는... 그것을 ‘교회 부흥의 구체적인 비결’(299p)로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교는 교회 부흥을 위한 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저자 자신이 113p에서 수단과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반대되는 발언이 아닌가!

다섯 번째 PART는 ‘팀 사역과 리더십’이다.

‘교회 부흥의 원동력, 팀 사역’에서는 교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목사와 장로와 성도가 동시에 변해야 하고 하나의 비전과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319p)에 전적을 동의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보완할 동역자를 보내달라는 기도(320p)와 은사가 가지는 보완적 의미에 대한 지적(321p)도 좋았다.

‘하나님의 꿈을 이루어 드리는 리더십’에서는 많은 도전을 받았다. 목사가 죽기로 결심하고 사역해야 한다는 말(332p)은 개척 교회 목사로서 새로운 다짐을 하게 했다. 특별히 “하나님이 주신 비전은 고난이라는 음식을 먹고 자란다”(349p)는 말은 진주나 보석 같이 빛나는 명언이라 생각한다. 비전을 이루기까지 좌절하고 절망하며(335p) 고독과 외로움과 고통과 싸워야 하며, 그것이 정상이기에 원망하고 불평하지 말라는 지적(335p)도 좋았다. 그리고 리더가 한 사람 또는 소수의 몇 사람을 위해 자기 생애를 바치는 사람들이라는 말과, 보상이 없는 곳, 오래 있었다고 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곳에서 주님 한 분만 바라보고 영광스럽게 사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들이 사는 방법이라는 말(351p)은 바로 나에게 주는 말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고난 가운데 인내하며 주신 비전을 이루기까지 전진하는 삶에 대한 각오를 굳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PART인 ‘러브소나타를 부르다’에서는 ‘일본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 러브소나타’라는 한 장에서 최근의 일본에서의 사역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부분들에서도 그랬지만, 전도와 선교 그리고 비전과 리더십이라는 내용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들의 강렬함과 열정이 나를 흥분시키고 고무시키며,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하도록 이끌었다. 영혼에 대한 사랑, 전도와 선교를 향한 열정, 그리고 교회를 향한 지극한 사랑,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이루어가는 고난이라는 과정...

큰 교회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요 성경적인 참 교회,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인정하실 만한 ‘진리’에 근거하여 참 ‘자유’를 누리는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개척 교회 사역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눈에 보이는 큰 변화나 성장은 없지만... 성도들 가운데서 발견하게 되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모습이 내게는 큰 기쁨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 주신 비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그 비전을 이루기까지 견뎌야 하는 고난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결단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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