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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 행복 사전
김은아 지음, 하선정 그림 / 담다 / 2025년 5월
평점 :
[앤이 사랑한 87개의 단어가 담긴 <앤의 행복 사전>을 통해 나만의 행복 사전을 만들어가는 책.]
빨간머리 앤 원작 소설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소설에서의 앤의 성격이 만화에서 얼마나 비슷하게 묘사된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이든 만화든 앤하면 공통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앤의 주옥같은 명대사일 것 같다.
만화에서도 앤이 하는 말은 마치 철학자 같았다. 아주머니와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에서조차 어린 소녀가 아닌 마치 인생과 삶을 통달한 도인 같았다.
그리고 앤은 주변의 모든 사소한 것들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천성적으로 인류애가 넘치고 삶과 세상 모든걸 사랑하는 성격.
그런 주변의 사소한 것들과 세상을 향한 앤의 독특하고도 사랑스러운 시선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앤을 사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앤의 행복 사전>. 이 책은 그런 앤의 사소한 행복이 과연 어디에서 오는지를 앤의 '단어들'을 통해 찾는다.
앤 시리즈 여덟 권에서 찾은 앤에게 의미있는 87개의 단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단어들을 일곱 개의 주제 [자연, 시간, 일상, 태도, 성장, 치유, 함께] 로 나눠서 묶어 놓았다.
이 단어들은 앤에게 그냥 단어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었고,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이며,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였다. 이 단어들을 저자는 앤의 시각과 세계관을 통해 재해석해 풀어냈다.
"앤이 사랑한 단어를 앤의 눈으로 보고 앤의 귀로 듣고 앤의 마음으로 느껴보았다." - 에필로그 중에서.
[나의 행복 사전 - 빈 여백 채우기]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양쪽 면 중에 오른쪽에 비어 있는 면을 보고 그냥 필사하는 공간인 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오른쪽 빈 공간의 제목이 [나의 행복 사전]이라는 걸 뒤늦게 발견하고는 이 제목을 붙인 의도를 잠시 고민했다.
앤은 '자기 삶 속에서 의미있는 단어들을 찾아서 행동으로 옮기며 자신의 행복을 완성해 나갔다'고 저자는 말했다.
앤이 자기만의 의미가 담긴 단어들을 찾아갔듯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도 앤처럼 자기만의 단어를, 나만의 행복의 문장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나보다.
이 책의 오른쪽 빈 공간을 나만의 단어들로 가득 채운다면 그제야 진정으로 이 책을 다 읽은 것일지도. 그때는 책 제목을 <나의 행복 사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지..
책 끝에 부록으로 컬러링 북이 수록되어 있다. '단조로운 일상에 마법같은 순간을 선물하는' 앤의 상상의 세계 10군데 장소가 색칠할 수 있게 드로잉으로 그려져 있다.
앤의 상상속에 존재하는 공간들을 감상하며 색이 없는 드로잉에 나만의 색을 입혀 보면, 그 곳도 [나의 행복 사전]과 더불어 [나의 행복한 세계]로 바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