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밥벌이 - 어느 소심한 카피라이터의 홍대 카페 창업기
조한웅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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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낭만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카페 창업에 뛰어든 대책 없는 카피라이터. 수많은 우여곡절끝에 카페를 열기까지의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밥벌이가 낭만적일 수 있는 거, 쉽지 않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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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매드 픽션 클럽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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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오 슈스케와의 첫 만남은『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었다. 그때 느낀 충격이란...... 다 읽고 나서, 분명히 이 작가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치오 슈스케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물론 내 취향엔 부합하는 편이라 좋아한다. 취향의 문제를 떠나서 미치오 슈스케는 어떻게 써야 재미있을지, 어떻게 풀어나가야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지를 매우 잘 아는 영리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완급 조절도 잘 하는 편이고. 주제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미치오 슈스케는, 작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커다란 이야기의 성을 쌓아간다. 빈틈 없이, 탄탄하게. 이야기를 짓는 방면에서만큼은 확실히 소질이 있는 것같다.

 

 모든 일의 시작은 내리는 '비'에서부터 출발한다. 동생 때문에 새 아버지를 죽일 결심을 하는 렌. 오빠의 자살을 두려워하는 가에데. 새 엄마에게서 미움 받는 일에만 치중하는 다쓰야. 새 엄마를 싫어하진 않지만, 형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린 동생 게이스케. 남매와 형제. 이 네 사람이 가진 감정은 얼핏 보기에 다 다르지만 비슷하다. 환경 역시 너무나도 닮아있다.

 

 남매의 시점, 형제의 시점이 따로 따로 번갈아가면서 진행되지만 다쓰야와 게이스케가 렌이 일하는 주류점에 등장하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얽히고 섥히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가에데와 다쓰야는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접점도 있다.

 

 이야기는 연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네 사람의 포화된 감정을 좇으면서 점점 고조된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네 사람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맞닥뜨린다. 오해가 만들어낸 참혹한 결과물 앞에서.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믿어버린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이겨내지 못할 것만 같아서. 하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언젠가 거대해질대로 거대해진, 폭탄은 터지게 되어 있다.  

 

 결손가정의 이야기는 숱하게 봐왔고, 이 책이 포괄적으로 품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질리도록 봐왔지만 지루하지 않게 써내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가족'내에서의 관계에 대해 크고 작은 의미를 심어 준다. 작은 오해가 생겨서, 그 오해가 꼬이고 꼬이면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교훈도 담고 있다.

 

 다 읽고 나니 내용과 표지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비 내리는 하늘을 유영하는 붉게 물든 손의 용이 선명한, 제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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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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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전편 못지 않게 재미있다. 원리원칙 주의 고수가 갑갑한게 아니라 관료라면, 그게 정상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류자키가 별종이 아니라 옳다는걸 알 수 있다. 은폐수사 다음 편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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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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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쿠이 도쿠로의 신간 『난반사』가 나왔길래, 예전에 사둔『통곡』부터 읽기로 했다.『우행록』이 재미도, 생각할 거리도 안겨주는 책이었기에 기대치가 다소 상승해있었던 것도 사실.

 

 이 책은 아동 유괴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는 사회파 소설로 볼 수 있는데, 경찰 소설로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소설은 사에키 수사 1과장과 경찰 조직이 범인을 쫓는 수사 형식의 이야기와,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남자가 신흥 종교에 심취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시점이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나중에 한 번 더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홀수 챕터를 먼저 읽고 난 후에 짝수 챕터를 읽는 식으로 읽어도 흥미로울 것같다.

 

 반전은 이미 초반을 넘어가기 시작한 부분에서부터 눈치챘지만, 주인공의 감정선에 주시하는게 좋을 것이라 판단해 크게 괘념치 않았다. 또, 몰입도가 강하기 때문에 반전을 포기하고 봐도 괜찮은 소설임에는 틀림 없다.

 

 개인적으로는『통곡』이『우행록』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의 가능성에서『난반사』에서는 작가가 정점을 찍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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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 미친 여자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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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퉁의 책은 두 번째. <이혼 지침서>라는 소설집을 읽고 반했던 기억에 기인해서 <다리 위 미친 여자>를 선뜻 집어들 수 있었다.

 

단편집은 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부담스럽지 않다. 호흡이 긴 장편 소설은 읽기 전에 정독과 완독을 해야한다는 마음이 들기도 해,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쉬이 손이 가지 않기도 하는데 그에 비해 단편집은 별다른 제약 없이 기분 내킬때 편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다 읽어도, 한 두 편씩 여러 날에 걸쳐 읽어도 크게 상관이 없어서, 그 점이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이 단편집에는 총 열 네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는 마음에 드는 이야기도 있었던 반면,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쑤퉁이라는 작가 단 한 사람만의 단편집이라고 하지만, 단정할 수 있는 특정한 스타일이 있는 건 아니어서 각각의 이야기가 단독적으로 살아 숨쉬고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마다의 빛깔로 개성을 드러내는 색동저고리를 입고 있는 한 권의 책이랄까.

 

특별히 좋았던 몇 편의 이야기에 덧붙인다.

 

다리 위 미친 여자 : 미친 여자는, 이제 다리 아래서 딸을 기다릴까. 꽃을 기다리듯 하염 없이 하염 없이.

 

수양버들골 : 그래서 누가 죽인 걸까. 피곤이 겹겹이 쌓인 날, 혼탁한 거리, 혼란을 야기하다.

 

토요일 : 나는 이 부부가 미치도록 이해간다. 그러나 또한, 미치도록 불쌍하기도 하다.

 

좀도둑 : 탄펑이 내내 원망만 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빨간 기차를 움직일 수 있는 열쇠를 쥐어주던 부분에서, 때론 어른보다 아이가 훨씬 더 나은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늘 그럴지도.

 

술자리 : 불편한 사람, 불편한 관계, 불편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놀랍도록 잘 써냈다. 마치, 언젠가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대기 압력 : 사투리는 정겹고, 옛날의 물상 선생은 어쩐지 마음 아프다. 추억을 돌이키기에, 지나치게 많이 흐른 세월과 되는 일 하나 없는 하루는 무리였을까.

 

거대한 아기 : 지극히 판타지스럽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지만 펼쳐진 이야기속에 내가 속해 있는 기분이라 공포스러웠다. 이입이 가장 잘 되었던 단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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