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은 게으름, 우울증만이 원인이 아니라,
몸, 정신, 감정 등 다양한 이유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다양한 테스트와 극복을 위한 방법 등이 수록되어 있다.
어쩌다 보니,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독립하고 얼마 안 되어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원조 집순이인 나는 코로나거나 말거나
집에서 보낼 시간이 늘어나서 한껏 좋아했다.
몇 달 뒤엔 코로나 핑계로 지인들과의 만남마저 줄어들었고,
지인들과의 만남이 싫은 건 아니지만, 집순이들 만의 그런 게 있다. 좋았다.
하지만 다들 그렇겠지만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이 녀석이
예상보다 오랜 시간 괴롭히다 보니
간혹 있었던 외출 시간마저 사라지고, 무기력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이 읽어보고 싶었는데,
본문을 읽기도 전에 충격받았다.
"들어가기 전에" 부분에 나의 피로도에 대해 체크하는 항목들이 있는데
내 예상보다 점수가 높았다.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만큼 높은 점수도 나와 너무 놀랐다.
난 평소 귀차니즘에 게으르고,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다.
간혹 업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5분이면 회복되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수치로 확인하니 난 꽤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외로웠고, 심각하게 방전되어 가는 상태였다.
10년이 넘게 두통으로 고생했지만, 요즘 심해진 게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더운 날씨 때문이 아니었는지,
운동을 싫어하니 살이 찐 건데, 혹시 살찌는 것도 그래서 그랬던 건지,
온갖 생각들이 떠오르면서 엄청 심각한 상태의 나를 완성시켜갔다.
책을 읽는 동안 상담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내가 만들어졌지만,
평소 회복력이 좋았던 덕분인지, 책을 읽으며 다시 안정을 되찾아갔다.
해결 방법도 제시되어 있으니, 천천히 읽으며 차분하게 하나씩 새겨나갔다.
모든 해결 방법이 나에게 맞는 건 아닐 테지만,
쉽고 간단한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 한다.
그중 첫 번째로.. 8월이 되며 밀렸던 일기를 다시 써봐야겠다.
7월까진 꾸역꾸역 매일 썼는데, 벌써 3주 정도 밀린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로 책 표지에 살포시 숨겨져(?) 있던
"무기력 극복 챌린지" 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