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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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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료하던 차에 재미있고 싱싱한 소설을 읽고 싶었다.
하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걸은 재미있지도 싱싱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나빴다고 하기엔 꽤 훌륭한 작품이다.

다섯가지 단편들은 하나같이 적당히 나이가 들어 그 나이에 있을법한 고만고만한 고민거리들을
가지고 있는 OL, 즉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모두다 파릇파릇해서 아름다웠던 젊은 기억을 가진 소위말하는 노처녀들이지만
띠동갑의 신입사원을 짝사랑하게 되기도 하고,
남편보다 높은 지위와 연봉을 가지고 있지만 자녀계획은 아직,
회사에선 자신보다 나이많은 중년남성의 상사로 군림하지만 이 일이 생각보다 수월치않고,
자신이 아직도 걸이길 바라지만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고,
평생 독신으로 자신의 집따윈 가지지않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 그 생각이 바뀌기도하고,
이혼녀로 혼자 회사생활을 하며 아들과 살아가기도 한다.

이 여성들의 삶은 절대 달콤하지도 환희차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하나같이 실제로 내 바로 옆에서 숨쉬고 있을 것 같은 여자들의 담담한 현실이다.
하지만 오쿠다 히데오가 이 여성들의 바라보는 시각은 멋지다.
현실은 현실이지만, 우울하지도 축 가라앉지도 않는다.

걸은 아니지만, 걸이고 싶은 모든 여성들에게 위안이 될 만한다.
걸은 이 시대 모든 우먼들을 위한 씩씩한 즐거운 소설이였다.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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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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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요시모토 바나나를 N.P로 만나면서 참 많은 바나나책을 읽어왔다.
바로 얼마전에만 에도 N.P 티티새 암리타를 다시 읽고, 바나나의 문체가 그리운 나머지
허니문을 읽게 됐다. 한 문장으로 이 허니문을 표현하자면
「요시모토 바나나 식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정도로 해두면 좋겠다.
다른 책에 비해 도드라지게 훌륭하거나 특이한 점은 느끼지 못하였고
단지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슬픔같은 애증이 글 전체를 누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 짧은 예견으로는 작가 본인이 그런 감정을 주욱 끌고가면서 쓴 글이 아닐까 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오묘하게 상승과 하강세를 타고있는 것들로 나뉘는데
이 작품은 깊은 하강, 미약한 상승의 느낌이 강한데도 정감이 가고 아름답다.

허니문의 주인공인 히로시와 마나카의 여행은 암리타에 사쿠미의 여행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분명 다른 성질을 띈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히로시를 누르고 있는 음울한 모든 것들을 마나카는 조금씩 벗기고 싶었을까
하지만 마나카는 그렇게 적극적이고 활기찬 인물은 아닌 것 같다.
그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지만 그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인물이다
이야기의 흐름도 그런 마나카를 닮았다.
한편으론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강하지 않는 마나카의 모습은
내 모습을 연상시켜서 마나카가 그렇게 유쾌하지않았고 허니문 자체가 즐겁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 일상의 슬픔을 음미하는 것, 그 것을 유지시키며 털고 나아가는 것
그러한 일련의 모든 모습들이 아름답다고 여겼다.

작가는 그런 것들을 여기에 담고싶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것도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요시모토 바나나는 내키는대로 큰 고뇌없이
글을 적어나가는 사람같다. 그렇지만 그 문체와 그 줄거리들이 사랑스럽고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너무 좋다.
그래서 허니문의 유쾌하지않은 마나카의 여행도 잘 지켜볼 수 있었다.
선뜻 추천해주기엔 어렵지만 한번쯤 그 불모함을 음미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같다.

결혼은 하지않겠다는 요시모토 바나나, 하지만 6년째 동거하고 있는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고
그는 자신에게 오랫동안 함께한 두마리의 개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말이
인상깊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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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바바라 G. 워커 지음, 박혜란 옮김 / 뜨인돌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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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읽기 쉽게 짤막하고 소담하게 동화들이 구성되어있어 별어려움없이 읽힌다.
나 역시 페미니즘이 강한 여자이다보니 읽으면서 어느정도 공감하고
야 이건 내가 봐도 너무 여성우호적으로 치우쳐있다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여성중심으로 돌아가는 동화책이다
하지만 그 신선한 발상력과 꽤 뿌리깊은 역사까지 탈탈 깨끗하게 털어 정화시켜놓은 동화는
만인의 호응을 얻지는 못할지 몰라도 그 나름대로 담백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얇았고 생각보다 읽기 쉬웠고 생각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출간한지 꽤 된 작품이라 아무래도 책의 패키지는 촌스러움이 묻어난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처음 보고 읽고싶어할 당시에만해도 꽤 마음에 들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동화 하나마다 현실적이지만 예쁜 그림도 담겨있고
-개인적으로 이 그림체가 너무 마음에 든다^^-
동화내용도 알차서 고학년 아이들에게도 읽혀줄 만하지않나 생각한다.
여자라면 엄마라면 남편에게 또는 남친에게 자신의 아들 딸에게 슬며시 손에 쥐어줄 수 있지않을까

발빠른 내 친구는 내가 읽자마자 이 녀석을 빌려가버렸다
친구에게 받으면 다시한번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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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동굴 작은거인 9
채영주 지음, 유기훈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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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단에 뽑혀 얼마전에 정성스러운 편지와 책자와 함께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피로써진 한문들 가운데 동굴을 들여다보듯이 보고있는 주인공 장신이와 은우가 있는 표지는 또래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읽은 대상은 다 큰 어른인 나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이런 어린이모험물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아이 어른을 구별하지않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다.

주인공은 개구장이지만 반에서 반장보다 인기가 좋은 장신이, 그리고 그런 장신이와 친하지만 조금은 소심하고 먹보인 은우, 인기 좋고 말괄량이같은 다해가 나온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아이상이지만 이 아이들의 성격 하나하나는 극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흥미진진한 트라이앵글을 형성해 재미를 더해준다.

가령 은우와 장신이 장난을 치다 우연히 발견한 동굴에 갇혀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귀신이 살고있는 동굴이라 여겨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께는 유괴를 당했었다 거짓말을 해 오히려 영웅이 되지만, 이들을 잘아는 다해는 자신까지 속이는 걸 괘씸해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장신이에게 여자만의 새침한 복수를 한다.

여기서 안절부절못하고 다해에게 미움을 사게 된걸 몹시도 불행히 여기는 장신이의 행동이나 다해에게 말하고싶어도 동굴의 신령님이 무서워 말못하는 은우, 결국 장신과 은우가 사실을 털어놓자 너스레를 떨며 비밀의 동굴에 가고싶어하는 말괄량이 다해 이 세명의 우정어린 모험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우리의 역사를 끄집어내 임진왜란때 진주성에서 나라의 소중한 보물을 지키다 죽어간 아이는 우리 역사속 나라를 위해 죽어간 무수한 영웅들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진다.

문장 하나하나 읽어내릴때마다 여기에 나오는 장수 다해 은우만한 나이또래로 돌아가 같이 동굴을 탐험하고 소중한 우리 문화유적들을 나쁜 악당들로부터 함께 지켜낸 느낌이 드는 흡입력 좋은 소설이였다.

우리나라 역사의 소중함과 아이들이 모험을 해학적으로 잘 그려낸 이 책을 곧 만날 내 동생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다. 깊어가는 가을, 장신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혹은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추천해드리고 아동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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