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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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 레이첼 카슨 외 22명

▷ 작가정신

▷ 2022년 07월 05일

▷ 208쪽 ∥ 304g ∥ 120*195*16mm

▷ 자연/에세이

 

 

◆ 후기

▷내용《上》 편집《中》 추천《上》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 미국의 해양생물 학자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하고 미국 어업국에서 근무하게 된다. 스스로 다이빙을 배워 물속에 들어가거나 해변과 갯벌의 채집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바다에 관한 많은 것을 대중에 알리려고 애썼다. 몇 권의 책을 출간하였으나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1962년 《침묵의 봄》을 출간하였는데, 농약회사·정부기관·미디어 등의 마피아식 로비활동으로 해양생태계가 오염되는 것을 고발한 책이다. 출간된 책은 엄청나게 쟁점이 되었고, 기업과 정부로부터 협박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환경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된 기념비적 책이라고 한다.

 

 

 

 

 

“자연이라는 말에는 많고도 다양한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연에 관한 정의는 ”자연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입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오만한 목소리로 자연의 정복에 관해 이야기해왔으며, 이제 우리는 그 자랑을 실현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이 힘이 지혜로 담금질 되지 않고 무책임이라는 특징을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 일부이고 정복의 대가가 인류의 파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나는 자연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농사는 나의 생계 수단이다. 나는 거의 날마다 흙과 공기, 바람의 세계에서 산다. 영리 목적의 농업은 고되고 벅찬 직업이다. 나는 늘 빠듯한 시간 내에 마무리해야만 하는 일들을 간신히 해낸다. 하루 14시간씩 농장에서 살다 보면 가장 감동적이고 미묘한 자연의 모습을 포착할 기회가 생긴다. 영원의 가치를 지닌 체험이 한순간에 지나가 버리고, 우리는 그 후에야 그걸 깨닫는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크기가 작고, 유명인사의 한마디를 적어서 제대로 읽을 것이나 있을까 생각했다. 글은 크게 리듬과 형식이 있는 운문과 산문으로 나뉘는데 시와 가사 같은 것을 제외하면 모든 글은 산문이다. 우리가 흔히 에세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필이라 부르는 것으로, 자연이나 일상생활에서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을 말한다. 글을 쓴 사람이 이것은 소설이라 말하면 소설이 되고, 이것은 에세이라고 말하면 그리된다. 글을 쓴 사람이 글의 장르도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길게 쓴 시(詩)라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리듬은 나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자연(自然)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나 상태를 의미한다. 세상(世上)은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연이다. 즉 자연과 세상은 같은 존재나 상태를 의미한다. 불교 용어 중에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색(물질)이 공(에너지)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니 감각·생각·행동·의식도 그러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예를 들어보자.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인 물건을 채우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교실에 책상과 의자 학생들이 모여있으며, 그 물질 이외는 공간이 채우고 있다. 3000년 가까이 전해오는 저 말에 오늘날의 원자·쿼크 등의 미시세계와 양자역학 등이 모조리 망라되어있다. 즉, 자연은 인간이며 인간은 자연인 것이다. 그 자연을 채우는 것이 인간이며 보이지 않는 공간이 또한 자연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기대가 적었는데 의외의 반전이 큰 책이다. 별 내용 없어 보이는 몇 개의 단어가 상당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지구의 온도가 지금보다 2도가 더 오르면 생물의 90% 이상이 멸종한다고 한다. 환경오염·기후위기라고 말하는 이러한 현상은 자연을 파괴한 것이 아니다. 자연은 공간 그 자체이므로, 오염으로 멸종하거나 파괴되거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은 우리 인간일 뿐이다. 사람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 세상이라 하였는데, 나는 우리 인간들의 눈으로 더욱더 오래 자연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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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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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자기 회복력

▷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 가나출판사

▷ 2022년 05월 31일

▷ 316쪽 ∥ 450g ∥ 143*210*30mm

▷ 심리학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中》

 

 

 

 

 

정신병은 정신기능에 이상을 나타내어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대부분 정신병은 감기보다 약한 증상임에도, 모든 정신병은 ‘조현병’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뿌리박혀있다. 주변에 우울증이나, 불면증으로 신경정신과에 진료받고 약을 먹는다고 하면 마치 대단하게 위험한 사람으로 비친다. 그래서, 신경정신과에 다니는 일들은 대부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이 36.8%로 1위라고 한다. 멕시코에 이어 노동도 가장 많이 하면서 1등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여기에는 굉장히 부실한 행정과 교육과 사회적 인식에 기인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가벼운 단계의 우울증에 처방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항우울 처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비 정신과 의사들은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우울증으로 처방받는 약이, 감기약으로 처방받는 약들보다 백배 이상 순하다. 감기약을 먹으면 졸릴 수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 감기약 처방을 할 때, 정신과 약을 같이 처방하기 때문이다. 감기에는 휴식이 최고의 약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과호흡이 터져 나오고,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리고 한밤중에 갑자기 혀가 부어올라 목구멍이 점점 쪼그라들고, 흉곽이 점점 좁아지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기분에 잠에서 벌떡 깨어났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곁에 잠든 남자친구를 깨운 난 당장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가능한 많은 시간을 서로 사랑하며 보내거라. 고통에 필요한 만큼의 시간도 가져라. 웃고, 울고, 노래하고 소리 질러라. 크게 그리고 더 크게! 기뻐하고, 화내고, 용기 내고, 두려워하라. 실수하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다시 새로 시작하라. 용서하기를 절대 멈추지 마라. 알아차리기를 절대 멈추지 마라. 너희 자신을 믿어라.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고, 맛보라. 너희가 할 수 있는 만큼! 이 세상을 너희의 세상으로 만들어라. 너희가 가진 모든 것을 내주어라. 같은 것은 귀히 여기고 다름을 존중하라. 여기로 갔다가 또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라. 마음을 꼭 붙잡아라. 그런 다음 때로는 내려놓기도 하라. 살아 있음을 느끼고, 꿈꿔라.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저자의 맺음말 모두에 동감한다. 단 한 가지를 ‘용서하기를 절대 멈추지 마라.’ 이 말은 거의 동감하지 않는다. “Un diavolo scaccia l'altro~. (언 디아블로 스카챠 랄트로, 악마가 악마를 몰아낸다)” 내가 생각하는 용서는 강한 자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물리적인 힘이든 심적인 힘이든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용서라는 것은 상대를 힘으로 찍어 눌러 ‘잘못했습니다.’라고 무릎 꿇리는 것이다. 피곤한 일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팔자처럼 받아들이면 또한 그게 세상에 유익한 경우도 많았다. 드라마에서 지푸라기 홍유천 변호사가 빈센조에게, 악마가 되어 다 부셔줄 수 없겠냐는 말은 참으로 나에겐 와닿는다.

 

 

 

 

 

10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동물은 인간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 인간은 20~30kg의 침팬지보다 악력이 약하지만, 세상 그 어느 동물보다 신체적 지구력이 뛰어나다. 사자에게 3박 4일 동안 시험공부를 책상에 앉아서 또는, 3년을 절에 박혀서 고시 공부를 하라고 하면 결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겨우 체중의 2%밖에 되지 않는 뇌를 가지고 30%의 에너지를 쓸 만큼 뇌와 지구력이 월등하다. 모든 현상에는 반대급부가 존재하듯이, 이족보행으로 관절염을 가질 수밖에 없고, 뇌의 질환인 ‘불안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다. 즉, 자신이 정신병이 없다고 말하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책의 핵심은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를 인정할 때 비로서 자기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의 방법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니 참고로만 읽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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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 세계를 하나로 뭉치게 한 우크라이나의 영웅
앤드루 L. 어번.크리스 맥레오드 지음, 오세원 옮김 / 알파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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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젤렌스키

▷ 앤드루 L. 어번/ 크리스 맥레오드

▷ 알파미디어

▷ 2022년 05월 17일

▷ 240쪽 ∥ 426g ∥ 140*210*20mm

▷ 국방/인물평전

 

 

◆ 후기 

▷내용《中》 편집《上》 추천《上》

 

 

 

 

 

“티셔츠를 입은 처칠” 이 소개 글이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국 제61·63대 총리인 윈스턴 처칠 경은, 제2차 세계 대전 연합국과 영국의 영웅일지는 모르겠으나, 인도 및 동남아시아 등 세계 식민지에는 최악의 인물이었다. 일본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인도 동부의 벵골 지역에서 식량을 모조리 차출하고, 미국의 인도적인 식량 지원도 막은 인물이 처칠이다. 1943년 ‘벵골 대기근’이라 불리는 이 사건으로 700만 명 넘게 아사했다고 한다. 이는 나치가 학살한 유대인의 숫자보다 100만 명이나 더 많은 숫자이다. 인도 쌀수탈 정책을 지시한 사람의 이름이 처칠이라고 비밀문서에 적혀있다고 한다. 1942년 영국은 미얀마를 일본에 빼앗기자, 내륙 식민지인 인도를 잃지 않은 조치였다. 나는 젤렌스키를 이렇게 말하고 싶다. “티셔츠를 입은 발리앙” 이슬람의 성웅이라 불리는 살라딘의 수십만 군데를 상대로 예루살렘 왕국을 지켜낸 역사적 인물이다. 그가 원한 것은 전쟁의 승리가 아니라, 예루살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었다. 2005년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명장면이 나오는데, 발리앙과 살라딘과의 협상 대화이다. 발리앙이 살라딘에게 예루살렘이 무엇이냐고 묻자, 살라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Nothing or Everything” 살라딘에게도 성지보다 우선하는 것이 이슬람 민족의 생명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넷에는 이런 농담이 수십, 수백 개가 돌아다녔다. 이는 2019년 5월 20일, 수년 동안 인기를 끌어온 유대인 코미디언에게 72% 이상의 표를 던짐으로써 대통령으로 취임시킨 나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현상이었다. 신은 유대인을 박해받는 민족으로 만들었지만, 그들은 이런 유머 감각 때문에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천 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믿었다.”

 

 

“3월 중순 무렵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이들 97명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세계에 말했다. 러시아가 상황을 혼란스럽게 하는 또 다른 예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직업군인만 파견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3주 후 일부 징집병이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에 참여했음을 인정했다. 징집병 중에는 죄수도 포함되었을 수 있다.”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 1999년 6월 30일 경기도 화성시에서 대형 화재 사건을 말한다. 서울 소망유치원 원생 42명 등 수도권 유치원 학원생들 총 497명과 인솔 교사 47명이 당한 참사이다. 성인 4명과 유치원생 1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부상자도 적지 않았다. 행정기관의 비리로 부실 공사가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누전으로 발생한 화재였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씨랜드-화성군청 간 온갖 비리를 밝혀냈지만, 김일수 전 화성군수는 무혐의로 풀려나 지금도 지역유지로 잘살고 있다 한다. 경찰, 검찰 누구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고, 행정부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사건의 처리 과정을 지켜본 사망 아동의 엄마는 국가대표 금메달 하키 선수 김순덕이었다. 그녀는 정부의 무책임한 수습에 환멸을 느껴, 그동안 받았던 훈장을 모두 정부에 반납한 뒤 가족들과 뉴질랜드로 이주했다고 한다.

 

 

 

 

 

인물 젤렌스키가 아닌 직업으로서 대통령을 말하고 싶다. 인간은 사사로이 누구나 단점이나 좋지 않은 습관이나 성격을 가질 수 있다. 그로 인해 서로 성격이 맞지 않으면 분쟁의 이유나 차단의 명분이 된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대통령은 99.9% 이상 완전무결해야 한다. 헌법 제69조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것이 직업으로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의무이다. 이 의무를 수행함으로써 그 막대한 권리와 혜택과 존경을 받는 것이다. 젤렌스키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통령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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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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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 김선희

▷ 김영사

▷ 2022년 06월 17일

▷ 280쪽 ∥ 416g ∥ 140*205*17mm

▷ 자녀교육/에세이

 

 

◆ 후기 

▷내용《下》 편집《中》 추천《下》

 

 

 

 

 

“님”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씨”보다 높임의 뜻을 나타낸다. 의존명사로서 사람의 이름 다음에 사용하여, “씨”보다 두 배 높여 이르는 말이다. 홍길동 씨도 충분히 상대를 존중하는 말이다. 이에 더해 “님”은 상대에 존경의 마음마저 들어가는 말이다. 이게 참으로 재미있는 게, “님”은 구어체(말하기)에서 사용하지만, 문어체(글쓰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사장님 지시사항은 틀린 말이고, 사장 지시사항이 옳은 표현이라고 한다. 특히 “선생”이라는 단어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기에, “선생님”이라는 표현은 “역전앞”과 다를 바 없으며, 무엇보다 더 존경하지 않으면서 “님”을 남발하는 오늘날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 하겠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고객님”이다. 존경한다면 그따위로 상담하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한결 가벼워요.’ 아이는 어느새 자긍심마저 깃든 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분간 내가 예진이처럼 너와 같은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일어설 때까지 힘이 되어주면 어때? ‘좋을 것 같아요.’ 전화기 너머로 반기는 현아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았다.”

 

 

“지금은 법적으로도 폭력이 금지되었기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요즘 아이들은 우리 어른 세대에 비해 인권 감수성이 한층 예민하다. 공공연하게 폭력을 당해온 어른 세대 중 일부는 가정, 학교, 직장에서의 폭력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아이가 폭력 피해를 호소하면 ‘이러다가 아이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지?’하고 염려하곤 한다. 혹은 오히려 ‘어느 정도의 폭력은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가르치기까지 한다. 심지어 자신이 너무 존중하며 키워서인지 아이가 폭력에 과민한 것 같다는 불필요한 반성을 하기도 한다.”

 

 

 

 

 

2001년 영화 “친구”에게서는 재미있는 장면이 있다. 담인 선생 역을 맡은 김광규가 아이들의 뺨을 마구 때리면서 “느그 아부지 머하시노?” 대사는 아직도 우스갯소리로 많이 따라 하는 말이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교련 선생이 군사훈련에서나 주는 얼차려를 학생들에게 시킨다. 마대로 후려치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등장하는 선생들은 하나같이 지휘봉을 가지고 다니면서 학생들을 후려친다. 영화는 심의가 있어서,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의 10/1도 채 보여주지 못한다. 불과 2~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관이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선생이란 작자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패는 일을 더 많이 했다. 만삭의 몸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어느 여교사는 수학 시험 채점지를 보고, 틀린 개수만큼 손등을 지휘봉으로 내려쳤다. 학급성적이 학년에서 꼴들을 하면, 시멘트 바닥에 원산폭격을 시키거나, 책상 위로 올라가서 무릎을 꿇고 맞아야 했다. 칠판을 짚고 마대로 엉덩이를 맞는 것은 매우 약한 처벌이었다. 나는 그런 인간들이 있는 학교가 싫었고, 평생에 개근상이란 걸 받아 본 적이 없다. 존경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선생이 평생 단 한 명도 없다. 무인도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세 가지라면, 검사·판사·변호사를 데려갈 것이고, 네 가지라면 교사를 포함할 것이다. 이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없다.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지면 마지막까지 삐뚤어진다. 첫 페이지부터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표현하는 저자의 글을 보고 그냥 할 말을 잃었다. 교사란 무어인지? 교사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자신의 직업에 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고 말이다. 법으로 체벌이 금지되어서 물리적으로 폭력은 행사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뇌 구조는 3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존경이라는 것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진정한 마음으로 비롯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교사들에게 내 아이를 결코 맡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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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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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폴 콘티

▷ 심심(푸른숲)

▷ 2022년 06월 07일

▷ 340쪽 ∥ 494g ∥ 140*210*30mm

▷ 심리치료

 

 

◆ 후기 

▷내용《上》 편집《中》 추천《上》

 

 

 

 

 

한국의 명강사인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어쩌다 어른에서 이러한 강의를 했다. “지금 행복하십니까? 3시간 전에 행복했고요. 내일 오후 5시에는 행복할 거예요. 이게 제 답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 건, 지금 기온이 몇 도야? 라고 질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행복은 상황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우리 뇌는 트라우마같이 아주 극단적으로 힘든 기억이 아니라면 강도보다 빈도를 기억해요. 이를테면 하루에 자질구레하게 안 좋은 기억이 5개면 굉장히 안 좋은 날로 기억하는데, 반대로 자잘한 좋은 일이 5번 있으면 행복한 날로 기억되는 겁니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교수의 강의에서, 돈이 줄 수 있는 최대의 크기는 대략 5,0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음식으로 생명이 위협되지 않는다면, 5억 5조가 되어도 행복의 크기는 비약적으로 커지지 않는다 한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크기가 아닌 빈도라는 이 말이 경험적으로 격하게 공감되며,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레이디 가가’가 병원에 입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트라우마 바이러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곳곳을 강타하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야말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고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남기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도 실체는 보이지 않으며, 조용하고도 음흉하게 작용하는 그 양상만 드러낸다. 트라우마는 한 사람에게 해를 입히면서 스스로 복제하고, 다른 사람에게 손을 뻗친 다음 또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고 다시 본래 사람에게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세대 간에 전달되는 트라우마 문제도 생각해봐야죠. 아이들은 심지어 태어나기 전에도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가 겪은 트라우마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현상은 전쟁이 났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독일에서, 제 조부모 세대의 모든 어르신은 2차 세계 대전을 경험했고 게다가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후 신경학적으로, 유전학적으로 아니면 다른 형태로 세대를 이어 계속 발현되는 게 보입니다.”

 

 

 

 

 

나는 16년 차 식물만 먹는 비건이다.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생명에 관한 트라우마였다.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잃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그 생명을 빼앗기는 가축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혼자 골방에 처박혀 몇 날 몇 개월을 괴로워하고, 몸은 쓰러질 지경인데도 걷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 무작정 걷기만 하다가 그냥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생명을 잃기 싫어하는 만큼, 살아있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어차피 다른 생명을 취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의 최소한의 생명을 취하고, 최대한으로 생명을 살리는 방법을 실천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트라우마는 자기 복제를 멈추기 시작했다.

 

 

 

 

 

인간이든 젖소이든 젖을 내기 위해서는 임신 상태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마시는 우유는 젖소가 임신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젖소는 우리에 갇혀서 젖을 생산하기 위해, 의지와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강제적으로 임신 상태를 반복하고 젖을 만들어 낸다. 책받침만 한 공간에서 성장촉진제를 맞고 60일 만에 육계가 되어 도축 당하는 닭의 고통은 어떠할까? 내가 젖소이자 닭이라면, 젖과 살점에 나의 고통이라는 사념을 심을 것이다. 내 젖과 살점을 먹으면서 내가 느낀 그 고통을 느끼라고 말이다.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인간이나 동물만이 기억을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는 트라우마를 가지지 못할까? 트라우마는 직접 겪지 않아도 전염되어 내 삶을 파괴한다. 행복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를 찾아다니고 있다면, 트라우마가 어떻게 내 삶을 파고드는지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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