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장우혜 지음 / 도서출판 야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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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채식주의자에게 정도에 따른 단계가 있다고 한다. 《베지테리언》 비건: 윤리적인 이유로 모든 동물성 원료를 거부하는 단계, 음식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동물성 원료를 거부하는 단계. 락토: 우유까지는 섭취하는 단계. 오보: 달걀까지는 섭취하는 단계. 락토-오보: 우유와 달걀 둘 다 섭취하는 단계. 여기까지를 베지테리안 그룹이라고 한다. 《세미 베지테리언》 페스코: 육식은 하지 않고, 생선은 섭취하는 단계. 폴로: 닭만 먹는 단계. 플렉시테리언: 채식을 실천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겸하는 단계. Flexible + Vegetarian = Flexitaian 이 책이 소개하는 것이 채식의 가장 시작단계에 있는 이야기에 관해 다루고 있다.

 

 

“지나친 육식은 자연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한다. 누군가 가축을 무참히 다뤄 식욕을 채울 때, 다른 누군가는 식량 분배 불균형으로 배고픔에 지쳐 잠든다. 현재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육식은 지구에 기대 사는 모두를 위해 지속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건 남들이 막고 바르고 입으니 나도 사야 하는 게 아니다. 몸과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나를 만족하는 것이면 된다. 80억 인구 속에서 내 존재는 너무나 작지만, 나는 하루 세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책 소개 中」

 

 

『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두 부부는 갑자기 채식을 해보기로 했다고 한다. 그 계기는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이튿날부터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어떤 다큐멘터리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장식 축산의 잔인함이나, 환경오염, 자본에 의해 양심을 팔아넘긴 전문 집단인 의사들의 영양 불안증 형성하는 것 등 다양하다. 보통 다음날 바로 결정을 하는 경우는, 전염병을 이유로 산돼지들을 집단으로 매장하는 화면을 보았거나, 공장에서 최소한의 규칙도 없이 살해되는 동물들을 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의 채식은 미완성이다. 육식에 한 발을 걸친 어중간한 상태다. 충동적인 육식을 최대한 피하는 남편도 일 년에 한두 번은 스테이크나 소고기 햄버거를 먹고 싶어라 한다. 장 볼 땐 환경과 사회적 영향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아보카도를 사고(남미의 마약 집단인 카르텔은 아보카도에도 손을 대고 있다.) 이런 모순 가득한 삶을 ‘유연함’이라는 단어로 9할의 채식주의자로 사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전문가처럼 글을 쓰는 것 보다, 이렇게 솔직하게 쓰는 글이 나는 좋다. 수십 년간 비건을 해오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전문적인 지식도 있지만, 어떤 일이든 오래 하다 보면 고이게 된다. 나도 15년째 비건을 생활하다 보니, 나는 세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은 지 오래됐고, 맛에 대한 욕망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꾸준히 섭취하는 설탕이나, 과일의 단맛은 즐기는 편이기는 하다. 오래되고 익숙해지면 처음의 시작했던 마음이나, 실천의 과정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고인 물이 되면 초심자를 잘 이해하려고 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는 나쁜 습성이 생길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생명에 관한 죄책감을 느끼고 바로 끊어 버린 케이스다. 그 와중에 담배를 붙들고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불을 붙이던 담배를 통째로 구겨서 버려버렸다. ‘내가 고작 이런 담배 따위도 끊지 못할 정도로 의지력이 없느냐면서 말이다.’ 그날 담배와 잡식성 식사 모두를 끊었다. 그게 15년 전의 일이다. 건강이나, 환경에 관심이 있었다면 여러 공부를 깊이 있게 했을 텐데, 나의 경우는 생명을 최소한으로 해치는 노력을 하는 것이었기에 큰 공부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간간이 다큐멘터리나 서적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넓혀오긴 했다.

 

 

나는 거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믿지 않는다. 10명의 전문의가 말을 해서 과반수가 인정하고, 또 거기에서 과반수가 인정한 결과라야 받아들일 정도이다. 내가 채식을 하면서도 굉장히 많이 들었던 질문이 ‘풀 먹고 힘쓰겠냐?’ 대부분의 채식 인들이 듣는 질문이다. 글로써 설명하면 귀찮고 길어진다. 그래서 나는 나의 몸을 가지고 15년 동안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반평생 체중이 60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른 체형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왔는데, 다큐멘터리의 고릴라를 보고 어린아이 같은 상상을 했다.

 

 

몇 가지 풀을 먹지 않고, 거의 비슷한 풀을 많이 먹고, 인간은 거의 흡수하지 못하는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헬스를 하지 않아도 근육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내장을 가진 게 고릴라였다. 그렇다면, 나도 여러 음식이 아니라, 단일 음식을 먹으면서 그에 상응하는 장내 미생물을 키우고 소화흡수율을 최대한 올려지지 않을까? 1년 동안 밥+무나물, 밥+시금치, 밥+콩나물 기타 바나나이게 그냥 주식이었다. 매일 그렇게만 먹었다. 결국은 근육은 더욱 늘었고, 체지방은 20%를 넘기지 않고, 턱걸이 15개 정도는 거뜬히 해낸다. 약해지기는커녕 더 강해졌다.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 가장 신뢰 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두 부부의 채식주의자 도전기는 사상은 위대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개인적인 식문화를 바꾸는 행위이다. 동물을 먹는 식습관에서 식물을 먹는 식습관으로 바꾸는 것뿐이다. 이 행위에는 어떤 위대한 철학이나 사상 따위는 없다. 순전히 개인의 취향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의 취향이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두 부부의 지금의 모습을 너무나 칭찬하고 싶다. 누구든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거든, 거창하게 말고 그냥 간단하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한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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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
이지은 지음 / 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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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책이라면 힘이 납니다. 15년 차 편집자가 말하는 책장 틈새의 이야기”, “좋아하는 마음의 힘은 얼마나 센 걸까? 일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책을 권한다. 이토록 부지런하게, 온 마음을 다해서, 매일의 일을 기어이 좋아하는 일로 바꾸는 사람의 말을 읽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일도 좋아하는 마음으로 반질반질해질 테니까.” 「김민철 작가」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살아간다. 좋아하는 일, 해야 하는 일,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 이 중에서 마지막 일을 가장 많이 한다. 어릴 적 장래희망을 적어냈지만,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0.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꿈과 현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으니 말이다.

 

 

「이지은」 저자의 이름을 보는 순간 너무 설레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참이슬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테지만, 가수 아이유의 본명이다. 이지은 씨는 돌잡이 때 책을 잡은 이유로 운명적으로 편집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15년째 책을 만들어오고 있는데, 책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고, 그 만남을 통해 인연을 이어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1986년 출간하여 몇 번의 재출간한 책이 있는데, 古 고정기 선생의 『편집자의 세계』이다. 책은 미국을 대표하는 편집자를 두루 소개하는 내용인데, 자유 언론에 대한 저자의 동경이 묻어있는 수작이다. 고정기 선생은 편집자를 매파라고 부르며 혼인을 중매하는 사람과 같다고 말한다. 출판사와 작가의 사이에서 양쪽 집의 문턱이 닳도록 다녀야, 그제야 한 권의 책이 출판된다고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의 능력이 필요한데,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성실해야 하며, 무엇보다 양쪽에게 신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퍼킨스는 나의 가장 훌륭하고 가장 충실한 친구였으며, 인생과 문학 양쪽에 걸쳐서 가장 현명한 조언자였습니다. 문장을 단 한 줄도 삭제하거나, 다시 쓰도록 말한 적이 없는 ‘고개가 숙어질 정도로 훌륭한 편집자’였습니다.”「어니스트 허밍웨이」 쿠바의 술집에서 그냥 인생을 허비했을지도 모를 그를 세계의 대문호로 설 수 있게 한 위대한 편집자였다.

 

 

『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 돌잡이의 꿈을 이루고, 자기 일에 즐거움을 가지는 저자가 왜 인생을 편집하려고 하는가 생각했다. 그러나, 질문하는 쪽은 저자가 아니라 독자였다. 오늘도 온종일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다. “할 수 있어요. 지금처럼만 써주세요. 무엇이든 쓰면 그다음은 제가 정리해볼게요.”라며 작가들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인생이 책처럼 편집이 된다면 얼마나 편하겠느냐마는, 때로는 누군가의 작은 위로의 말이 힘이 될 때가 많다.

 

 

편집자는 작가가 미처 꺼내지 못한 영감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해력과 문해력을 갖추고,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 그것을 완벽하게 편집해 세상에 알릴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이 책은 작가의 원고가 어떻게 조율되고 세공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는지 알려주는 직업에 관한 소개이기도 하다. “덕질이 나의 직업이라고요” 애니덕후, 게임덕후 정말 여러 덕후를 했지만, 현실은 늘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일을 해왔다. 덕력이 높았다면 애니업계나 게임업계로 갔었을 수 있었을까? 그 계통의 일을 했다면, 온전하게 만족했을까? “이따금 제 인생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다해 좋아했을 뿐인데, 그것들이 지금 제가 받 딛고 서 있는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까요”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정지혜」 인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지은 씨는 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라고 한다.

 

 

역사에는 가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록이나 흔적을 찾고, 합당하는 증거를 가지고 탐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가정한 역사에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다. 인생 또한 작가의 글처럼 편집되고 그러지 못한다. 지나간 일은 경험이 되고, 다가올 일은 도전이 된다. 지금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까? 거창한 게 아니라도, 작은 거 하나라도 좋아하는 덕력을 한번 쌓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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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국, 찌개, 반찬 52
김보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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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老病死」 생로병사의 비밀 86세의 요가강사, 102세의 바리스타 편에 나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2020년 기대수명은 평균 84세이다. 매년 0.5세 정도가 증가한다고 봤을 때, 30년 후인 2050년엔 평균 수명 100세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단순히 세월을 오래버티는 것이 오래 사는 것일까?

 

 

「블루존」이라는 말을 들어봤을까? 일명 장수 마을이라 불리는 세계의 마을을 말한다. 코스타리카 ‘니코야’, 일본 ‘오키나와’, 그리스 ‘이카리아’, 미국 ‘로마 린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특히 이 5곳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블루존(Blue Zone)은 단순히 통계학적, 생물학적 나이가 많은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건강하게 행동하고, 건강하게 생각하며, 건강하게 어울리며 장수하는 마을을 의미한다. 4곳의 특징은 비슷한데, 큰 섬 지역이며, 산과 바다가 존재하며, 자연에서 나고 자란 것을 채식 위주로 먹으며, 가족 중심의 사회를 구성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의 ‘로마 린다’의 경우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내륙의 도시인데, 이곳은 매우 독특하다. 이 지역은 다른 섬들과 다르게, 지리적으로 고립되지 않은 지역이며, 같은 종교를 가지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종교적으로 술·담배·육식을 금하는 교리를 따르며 살아가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다이어트나 건강을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단골 주제가 있다. ‘채소’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의 배변 활동에 이롭고, 동물성 식품보다 소화로 인한 부작용이 적다. 또한, 음식으로 소비하는 가축(소, 돼지, 닭, 오리)이나, 특정 생선처럼 한정되지 않고, 수천 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올라오는 고기는 돼지고기 하나이지만, 쌈 채소는 10가지가 넘는다. 저자는 비건 음식으로 지구를 구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터’이자 비건으로 지속 가능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완벽한 비건은 아직 아니지만, 최초의 채식 해장국을 개발했으며, 채수로 만든 국밥도 개발했다고 한다. 채식 해장국 식당을 운영하였으며, 현재는 비건 한식을 개발·유통하는 사업을 본격화하는 중이라고 한다.

 

 

나는 15년간 신념에 의한 비건을 해왔다. 그래서 어느 순간 조미료의 맛이나 가공된 맛을 싫어하게 됐고,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게 됐다. 실제로 식사를 할 때, 콩 잡곡밥과 하나 이상의 반찬을 먹지 않는다. 체지방은 20% 미만을 유지하고, 턱걸이도 15개 정도는 하는 건강한 중년이다. 오히려 갈수록 힘이 세지는 것 같다. 완전 비효율적인 자연 생식이나, 기타 비효율적인 식생활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념에 의한 비건이니만큼, 생명을 덜 해치는 방향,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 방향, 공동체가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에 맞게 노력하고 있다. 오랜 잡식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게 갑자기 채식 위주의 식사를 권하면 굉장히 불쾌해한다. 언젠가 일반인들도 좋아하는 유명한 순두붓집에 친구를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식사 내내 인상을 쓰던 것이 기억난다. 본인은 기사 식당의 시뻘건 국물의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순두부찌개가 진짜라고 말이다. 수십 년간 익은 식성을 바꾸는 건, 담배를 끊는 만큼 어려운 일인 것이다.

 

 

건강해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고, 환경을 지키고 싶고, 반려동물을 사랑해서 어떤 이유든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 비건이 아닌, 비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나,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책이다. 기존에 먹던 음식의 식감이나 맛은 유지하면서, 재료는 식물 위주로 바뀐 채 말이다. 대표적인 감자탕, 순대 볶음, 찜닭, 생선조림, 두루치기, 장조림, 전골, 덮밥, 닭죽 등 이건 채소로 불가능한 음식들이 아닐까? 저자는 100% 식물성 재료로 52가지의 기성 요리를 구현해냈다.

 

 

채식은 어떤 강요나 의식이 아니라, 단순히 식물을 먹는 식습관의 하나이다. 이것에 거대한 철학이나 사상 따위는 없다. 그냥 내가 동물을 먹거나, 식물을 먹거나 선택하는 것일 뿐이다. 식물을 먹는 일에 관심이 있는데, 기존의 맛을 끊기 힘들다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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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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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웅 오디세우스, 키르케는 그를 유혹하는 마녀로 스치듯 등장한다. 그러나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를 무대 전면에 내세워 그녀의 비밀, 매력, 불안, 고뇌, 사랑, 과감한 행동을 섬세하게 살려내, 전체 플롯을 매혹적으로 채워나간다. 전통 신화를 넘어 신화의 가능성을 새롭게 맛보고 싶다면, 소설 『키르케』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준다.” 「김헌 (고전학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부교수로 있는 고전학자의 추천사이다. 픽션을 다루는 작가가 아닌, 논픽션을 연구하는 학자의 추천사라 궁금증이 들었었다.

 

 

「호메로스」 기원전 8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암흑기 말기에 활동한 시인이며, 서양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시각장애인이며 유랑시인이라, 그가 태어난 지역과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고 하며, 심지어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일리아스』 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데, 두 이야기가 트로이 전쟁과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예가 중 한 명이며, 가장 넓게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며, 그리스 교육의 문화와 기초, 로마 제국 시대와 그리스도교 전파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근간을 형성했다고 설명한다.” 「브리태니커」

 

 

『오디세이아』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10년의 여정을 그린 서사시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설로 불릴 수도 있고, 역사서로도 불릴 수 있다. 키클롭스 같은 괴물이 등장하지만, 트로이 공성전 1년의 이야기를 다룬 일리아스의 사실성 여부가 연구로 밝혀진 뒤, 오디세우스 또한 실제로 표류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린 시절 『우주선장 율리시스』 만화영화를 KBS에서 방영했었는데, 호메로스를 모르던 당시에도 엄청난 스토리에 심하게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오디세우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 자, 그리스 아래쪽의 섬들이 많은데 ‘이오니아 섬 제도 이타카’의 왕이다. 현명함과 지혜로 유명하며 트로이 전쟁의 전략가로서, 제갈량이나 사마의 같은 인물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트로이 목마를 제안하고 만든 사람이 바로 오디세우스이다. 실제적인 대 트로이 연합을 구성하게 하고, 트로이를 함락하게 한 실질적인 주인공이다. 그리스의 지도를 보면 현재의 트로이는 이스탄불 우측에 위치하고, 그 중간에 작은 섬들이 모여있는 곳이 이오니아 제도이다. 정말 가까운 거리인데,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 20년의 세월이 걸리게 된다.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의 가호를 받았지만, 반대진영인 포세이돈의 괴롭힘으로 그렇게 표류했다.

 

 

『키르케』 그리스어로 독수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페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헬리아데스로 반신반인이라 하겠다. 헬리오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자식이 있는데, 키르케의 족보를 보면 정말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 수준이다. ‘아이아이에라’는 섬에서 살았는데, 현재의 이탈리아 ‘폰자섬’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녀의 직업은 마녀이고, 취미는 사람들을 짐승으로 만들고 부리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의 묘약 제작 의뢰를 받았다가, 오히려 자기가 사랑에 빠져 의뢰자를 머리 여섯 달린 뱀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역시 마녀답다. 질녀인 메데이아가 사람을 죽인 것을 매우 화를 냈는데, 키르케는 한 번도 사람을 죽인 적은 없었다고 한다.

 

 

오디세우스가 그녀의 섬에 표류하게 되는데, 돼지로 만들어 버리려고 하지만 마법이 통하지 않고 역으로 당하게 된다. 아름답지만 남자 복이 없던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배려에 사랑하게 되고, 1년 동안 살면서 자식을 가지게 된다. 그 아들의 이름이 ‘텔레고노소’인데, 한번 검색해보면 엄청난 가족사의 비밀이 또한 있으니….

 

 

“맨 처음 태어났을 때 나에게는 걸맞은 이름이 없었다.” 태양신의 딸이자 오케아노스의 외손녀이지만 그녀는 이름이 없었다. 그저 하급 여신 님프일 뿐이고, 님프의 유일한 힘은 타고는 미모이다. 님프의 생존법은 미모로 남신을 유혹하여 신들의 모임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님프들은 이러한 생존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키르케는 이를 거부한다. 글라우코스를 사랑하면서 자신에게 어떤 ‘능력’을 있음을 각성하지만, 기존 질서에 반하면 눈 밖에 나기 마련이다. 신들의 눈 밖에 난 키르케는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마녀’로 불리며 무인도에 유배돼버린다. 근대이전에 여성들은 글공부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허균의 누나인 허난설현, 최초의 박물학자 마리아 메리안 등 재능있는 여자들은 죽음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그런 시대였다. 외부에 재능을 숨기고 살았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안에서 그 재능을 꽃피우고 있었다. 키르케가 유배된 섬에서 그러한 자신의 삶을 찾고 있었다.

 

 

남성 위주의 서사시에서, 살짝 여성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서사시이다. 편견과 차별은 다양성을 제약한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은 국가나 민족은 모두 종말을 맞았다. 우리는 지금 남성이 아닌 여성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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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 ㅣ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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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옷 사람 유다, 유다 이스카리옷, 가룟 유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으로, 예수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몰아넣은 제자이다. 그리스도교에서 최악의 범죄로 손꼽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그리스도교에서는 최악의 죄인으로 불린다. 예수를 배신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 죄인으로 말이다.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여러 분파가 있지만, 모두가 최악의 인간으로 서슴지 않고 유다를 거론한다.

 

 

줄리어스 시저의 유명한 대사가 있는데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배신자의 이름을 부르며 살해당하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브루투스 같은 놈!’, ‘유다의 무리’가 최악의 욕이라고 불린다 한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총 13명의 인물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13일의 금요일 등 우리의 4처럼 매우 불길한 숫자로 여긴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는 12명이어야 하고, 13번째 인물은 루시퍼에 버금가는 악마가 되어야 한다. 그림에서 유다의 모습을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몇 번째에 있을까? 힌트는 가장 검은 얼굴이다.

 

 

”날이 저물었을 때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그때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태오의 복음서 26장」

 

 

서양에서는 ‘유다’라는 이름은 우리나라로 치면 ‘이완용’급으로 증오하는 이름이다. 예수가 활동하던 시절은 이스라엘이 로마제국의 식민지의 상황이었고, 우리의 일제 식민지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양반과 중인, 평민과 천민 등 다양한 계급이 있듯이 당시 유대 사회에서도 다양한 계층이 존재했다. 주로 정치를 맡는 ‘사두가이’는 로마에 아첨하는 무리였으며, ‘바리사이’는 회당공동체로서 예수를 고발한 계층이다. ‘예세네’는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수련하고, ‘겔롯’이라고 불리는 싸움으로 식민지를 벗어나자는 계층이 존재했다. 예수가 처음 길을 시작한 ‘갈릴리아’ 지역이 가장 혹독하게 착취당해 열혈당이 가장 많은 지역이었다. 이처럼 혼란한 세상에서, 유대민족의 신은 하느님이 아니라 로마의 황제였다.

 

 

『유다의 키스』 아나 그루에의 책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957년생으로 70을 바라보는 작가는 저널리스트로 시작하여, 2005년 첫 범죄소설을 출판했다. 인구 6백만이 되지 않는 덴마크에서 7권의 책으로 75만 부위 판매가 이루어질 만큼 인기작가라고 한다. 세계에서 노르딕 4개국이라 하여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가장 선진화되 국가이며, 선진화된 의식을 가진 국민이라 말한다.

 

 

이 남자의 특징은 키 194㎝, 금발에 파란 눈, 피부는 희고 어깨에 문신이 있고, 나이는 29살이다. 이 남자는 혼신의 연기와 거짓을 담은 다이아몬드로 여성을 유혹하고 이용하는 치정 사기가 특기이다. 큰돈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소설은 치정 사기 범죄 물에서 살인사건과 연결이 되게 된다. “그녀는 걸려들었다. 당연했다.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시작되었다.” 과연 그는 결혼 사기꾼인가? 아니면 살인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코지 미스터리 장르는 범죄·미스터리물의 하위 장르로, 가볍거나 작은 소도시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형태를 취한다. 전문 집단보다는 아마추어 주인공들이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장르이다. 규모를 축소하는 만큼 상황의 묘사나, 섬세한 진행은 이 장르만이 가지는 장점이 된다. 덕분에, 제삼자의 시점이 아닌 ‘내’가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주는 것이다. 서양에서 세상 그 누구보다 나쁜 인간 ‘유다’, 개인적으로 왕좌의 게임 ‘피의 결혼식’ 편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았는데, 과연 소설의 결혼식은 어떤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까? 나는 그저 사랑이 메마른 여자들에게 사랑을 줬을 뿐이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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