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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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전쟁이 있고 그 안에 영웅이 있다면 그 영웅은 반드시 식물성일 것이다유나인과 그의 친구들처럼나인은 행성처럼 무거운 눈물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우리들에게눈물 안에서 유효한 희망을 건져 내는 길을 알려 준다.” 김지은 문학평론가」 뒤틀린 어른이 뒤틀린 아이를 만들고그 아이가 자라 뒤틀린 어린이 되어 다시 뒤틀린 아이를 만드는 세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그렇게 뒤틀린 아이가 자라 온전한 어른이 사라진 세상이 되기 전에상처와 슬픔이 무기가 되어 또 다른 출혈을 일으키는 세상으로 향하지 않도록그런 마음으로 썼다.” 천선란 (창비 청소년 문학-107)

 

 

나인을 접했을 때가장 큰 의문이 있었다창비의 소설 Y-02시리즈이며창비 청소년 문학-107의 두 가지 책이 존재했다이게 멀까성인판 나인은 428쪽에 436g이고청소년판 나인은 392쪽에 498g이다달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정답은 청소년판이 원조이고창비의 새로운 [소설Y] 시리즈로 성인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그렇다면 책의 내용이 조금 다를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천선란」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안양예고 문예창작과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모든 교육을 글쓰기에 쏟은 젊은 작가이다나는 특히 이러한 사람을 좋아한다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진심이며좋아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좋아하는 일로 결국 먹고사는 것이 가능한 사람 말이다. 2019년 26살의 나이에 첫 장편 소설 무너진 다리를 썼고, 2019년 천 개의 파랑으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받았다시작이 화려한 작가라고 해야 할까아니면 우리의 수명이 길어진 탓일까과거에는 20대의 화려한 문호와 예술가들이 많았는데 말이다.

 

 

EBS 자연사 대기획 6부작 생명, 40억 년의 비밀」 1소리 없는 지배식물편을 보게 되면식물이 우리의 머리에 고정적으로 각인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식물은 동물의 역사 보다 오래되었으며인간은 겨우 수십만 년의 진화의 역사를 가졌다면식물은 40억 년이 넘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왔다곤충을 사냥하는 식충식물은 이제 더는 놀라운 이야기도 아니다. “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움직이지 못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이지만줄기와 뿌리 그리고 잎사귀까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없다영리한 모성으로 지구를 품어 온 생존전략가들이다.” 식물은 다른 씨앗을 바람에 날려서 다른 식물에 기생하여 뿌리를 내리기도 하고종족의 번식을 위해 개미에게 집과 먹을 것을 나눠주고 다른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도록 협력한다하늘 높이 뻗은 나무의 목적은 생존과 번성이다식물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양한 생존의 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나인』 어느 날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문인지 사실인지 무덤에만 가끔 피는 꽃이 있다고 한다꽃은 흰색이며 코스모스와 닮았지만 조금 작다무덤꽃무덤화묘화라고 불리는 이 꽃은 무덤이 생긴 지 10년이 지나면 싹을 틔우고 30년이 지나면 꽃을 피운다고 한다이모와 단둘이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 유나인에게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숲은 2년 전 실종된 박원우의 비밀을 알려주게 된다결국, ‘유나인은 친구들과 함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식물은 개미나비벌들과 소통하며 동반자로 살아간다심지어 동물과도 소통하며 생육방식을 서로에게 맞추며 진화해왔다오직 인간만이 식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 같다만물의 영장이라며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앉아서로 간에도 알 수 없는 수천 가지의 언어를 만들어 불통한다식물이 말을 하는 것이 신기한 것이 아니라식물과 소통하지 못하는 인간이 더욱 신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인간은 필멸의 존재이면서 영생을 탐하며신의 자녀라고 말하면서 자연을 파괴한다이처럼 불통의 존재가 또 있을까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면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작가는 말한다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이 세상에 왕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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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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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다른 기억으로 남은 환자들은 퇴원할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놓은 작은 상자도 어느새 가득 찼다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의 삶을 돕게 될 것이다.” 미공개 원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살인 사건」 2018년 12월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양극성 장애(조울증)로 외래 진료를 보러온 30대 남성에 의해 수차례 흉부를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다성균관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세원 교수는 해당 남성을 외래 진료를 하던 도중 흉기로 위협당하게 되고진료실을 뛰쳐나와 간호사들에게 도망치라고 말한다임세원 교수는 진료 예약 없이 당일 접수로 찾아온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료를 수락했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다또한간호사 및 근처 의료진들의 대피 지시를 하느라 주춤하였고이 과정에서 넘어진 것이 화가 되었다범인 박모는 대법원에서 겨우 징역 25년이 확정되었을 뿐이다.

 

 

임세원(1971~2018, 47임세원 교수는 주변의 의료진을 대피 지시하느라 피난 구역에서 나왔다가 범인에게 살해됐기에 의사상자 지정 요구가 있었으나, 2019년 보건복지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20년 9월 10일 서울행정법원은 유족의 소송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우리나라의 행정가들은 군이고행정기관이든 어떻게 이렇게 판박이 같은지 모르겠다그러한 사람들만 공무원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2016년 생전에 출간한 책에교수의 미공개 원고와 공동 개발한 보고 듣고 말하기의 요약본을 실은 개정증보판이다. ‘보고 듣고 말하기의 핵심은 자살을 예방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교수는 책을 통해서 환자들이 죽고 싶다라고 말하면,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으신 거잖아요라며 상담을 이어간다듣기 좋은 말도 수백 번 들으면 듣기 싫어진다고 한다교통사고나 화재를 당한 환자들의 모습은 정말 처참하다이들을 응급실에서 맞이해야 하는 의사들의 트라우마는 정말 심각하다고 한다실제 14% 정도의 의사가 우울감과 스트레스로 의사직을 포기한다고 한다저자는 20년 동안 싫은 말이 아니라, ‘죽고 싶다라는 말을 매일 들어왔다.

 

 

하지만 어느 날느닷없이 통증이 시작되고 뒤이어 우울증까지 심해지자나 역시죽고 싶어졌다.” 환자를 돌보며자신 또한 극단의 생각을 하면서 막연한 희망이 아닌 근거 있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막연하게 감성적으로 위로와 배려를 한다고 하여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막연한 것은 추상적이고근거 있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심장영혼마음을 다치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추상적인 마음을 치료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임세원 교수는 본인 또한 자살에 충동을 느껴봤고극복과 상담의 과정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다. 2018년 그해는 교수의 이런 연구실적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였고환자들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쳐 흐를 때였다. 20년간 환자들을 치료하며 좌충우돌하였지만 내가 모르면 그것에 대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자부할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책을 출간하고 환자를 돌보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통증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타인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타인의 병을 가져와야만 하는 것일까?’

 

 

보통 사람의 정신력은 그리 강하지 않다따라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적당한 수준의 사기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나쁜 사건특히 답이 없는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런 긍정적인 경험조차 중단하는 것이다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소소한 활동을 말이다.” p.141」 친구와 수다 떨기강아지와 산책하기좋아하는 팀 스포츠 경기 보기 이러한 것들이 사람을 살게 하는 일상의 경험인 것이다물방울이 모여야 비가 된다일상의 긍정적인 삶이 모여서 인생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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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울증입니다
우강훈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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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성실한믿음직한 가장의 모습으로만 보였던 작가님의 첫 모습과는 달리 우울증 치료를 위해 피아노를 배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삶에 닥친 갑작스러운 일들로 인해 생긴 깊은 우울감을 악기와 글로 승화시키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고 제게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내면에 많은 예술적인 끼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책으로 써내는 작가님을 응원하며 오랫동안 동료 예술가로 남고 싶습니다.” 지혜정 (예술가)

 

 

정신병(精神病, psychosis) 정신기능에 이상을 나타내어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을 의미한다대표적으로 우리가 하는 욕설 중에 미친놈’, ‘정신병자’ 같은 말은 인간성을 없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다현실성이 떨어지는 이러한 정신병은 조현병이라 불리며전체 정신질환의 1%밖에 되지 않는다대부분 정신병은 감기보다 약한 증상임에도모든 정신병은 조현병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뿌리박혀있다주변에 우울증이나불면증으로 신경정신과에 진료받고 약을 먹는다고 하면 마치 대단하게 위험한 사람으로 비친다그래서신경정신과에 다니는 일들은 대부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일명 고래잡이라는 남성의 수술이나, ‘유방확대’ 같은 여성의 성형수술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말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조현병’ 말고는 따로 정신병을 의미하는 말은 없었다고 한다서양의학이 발달하고학문의 범위가 넓어지고심리학과 임상병리학이 발달하면서 굉장히 넓어졌다실제로 2017년 미국인의 18%가 매년 정신질환 관련 진료를 받거나약을 구매한다고 한다담배중독알코올중독성격장애강박증우울증불면증수집벽 등 사람은 누구나 정신질환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정신질환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맞을 것이다그런데왜 우리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마을 하지 못할까?

 

 

한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이 36.8%로 1위라고 한다멕시코에 이어 노동도 가장 많이 하면서 1등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이다이로 인해 한국의 자살률 또한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여기에는 굉장히 부실한 행정과 교육과 사회적 인식에 기인한다세계 각국에서는 가벼운 단계의 우울증에 처방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반면에한국에서는 항우울 처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비 정신과 의사들은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실제로 우울증으로 처방받는 약이감기약으로 처방받는 약들보다 백배 이상 순하다감기약을 먹으면 졸릴 수 있다고 말하는데실제 감기약 처방을 할 때정신과 약을 같이 처방하기 때문이다감기에는 휴식이 최고의 약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입니다』 1983년생 올해 39인 평범한 가장이라고 한다저자의 소개를 통해 보면 내면적인 성향의 순한 맛의 사람으로 보인다. “왜 우울증이라고 말하고 다니기 어려운 것일까?” 우울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입니다자신이 아픈 환자임을 인지하는 것이 좋습니다그리고 아픈 건 가 아닙니다마음의 병에만 이상한 잣대를 대지 마세요.” p.83」 나는 이 부분에서 저자의 생각과 전혀 달리한다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온 이유가 신체와 영혼을 분리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우리의 신체에서 마음은 어디인가뇌인가심장인가아니면영혼인가우울증은 피로나 다른 질병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호르몬의 불균형신경 물질 분비 오류인 경우가 많다정말 단순하게 팔이 부러졌네무릎이 까졌네피로와 스트레스로 호르몬 분비에 일시적인 이상이 왔으니까 더욱 정확한 말이다. ‘마음의 병이라는 말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감기는 매우 흔한 질병인데감기로 죽는 사람은 매우 많다그렇지만감기에 관해서 이상한 시선이나감기 걸린 것을 말하는데 거리낌이 있는 사람은 없다심지어 전염성을 가졌음에도 말이다우울증은 개인적인 가벼운 질환이다가벼운 약물로도 쉽게 치유가 되고취미나 운동을 통해서도 쉽게 낫는 질환이다우리의 교육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정신질환은 그냥 넘어져서 무릎이 까진 것이랑 다를 게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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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센, 게으름이 희망이 되는 시간
아네트 라브이지센 지음, 김현수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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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네덜란드 휴식의 기술당신의 일요일이 화요일처럼 느껴진다면 이제 그 광기를 멈추어야 할 때다그런 당신을 위해 닉센이 있다닉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빈둥거리는 것이다결국멈춤을 즐기는 삶이다.” 책 소개 

 

 

네덜란드」 벨기에와 더불어 육지가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 지역에 속하며튤립과 풍차로 유명한 나라이다스페인에서 독립하여 17세기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여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현재도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나라이다축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오렌지군단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렘브란트와 반 고흐의 나라이기도 하다·후기 인상파 모두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지만생전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던 안타까운 화가이다.

 

 

유럽의 중심은 가톨릭으로 보수적이지만북부 독일과 북유럽은 프로테스탄트 운동으로 인해 개혁교회의 중심이었다네덜란드 또한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이 강한 나라이다세계최초의 수식어가 많은 나라인데, 1976년 대마초를 합법화했으며, 1984년 낙태를 합법화했다. 1988년에는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구역을 정해 양성하고 세금을 걷었다. 2001년에는 동성결혼을 인정했으며, 2002년에는 안락사를 세계최초로 허용했다이런 관용적인 정책과 문화가 사회에 문제를 일으켰냐면 오히려 그 반대이다가톨릭적인 보수주의와 다르게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한 정책들은 음성적으로 진행되어 확산하는 문은 문제를 막는 지혜가 되었다이것이 네덜란드식 관용이라고 한다.

 

 

최근에 읽은 그림책은 노르웨이의 삶의 모든 색핀란드의 무민』 노르딕 국가의 아름다운 이야기였다북유럽의 국민은 어떻게 이리도 뛰어난 생각을 할 수 있을까닉센게으름이 희망이 되는 시간은 관용의 나라 네덜란드의 말 닉센(Niksen)’을 제목으로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덴마크의 휘게(편안함안락함), 스웨덴의 라곰(적당히균형)이라는 북유럽의 라이프스타일에 이어 네덜란드식 닉센(멍때리기)이 주목받는다.

 

 

워라벨」 Work and Life Balance의 약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한다직장 생활의 질을 말하며네덜란드의 워라벨 지수는 세계 1위라고 한다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어느 순간 일이 삶의 모든 것이 되고 말았다실제로 OECD 국가 중 자영업과 직장인 근로시간이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한다이렇게 엄청나게 일을 하면서왜 소득수준과 행복은 높지 않을 걸까우리가 불법이라 말하는 모든 것을 관용적으로 허용한 나라는 오히려 음성적인 문제가 적고 행복한데 말이다그렇다면우리의 현재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사람은 모방의 동물인데잘하는 집의 비결을 따라 배워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왜 빈둥거릴 수 없는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실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뒤처지는 불안감에 괴롭고 잠도 오지 않는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지 못하는데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엔 너무 바쁘다. ‘한국 사람은 빨리빨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게으른 것이다친구들을 모임을 실망하게 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이러한 고정관념들이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고 한다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고 한다자신에게 휴식이라는 관용을 베풀지 못하면서타인에게 관용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먹고 마시고 잠을 자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우리는 평균 8시간의 잠을 자게 되는데몸도 뒤척이고숨도 쉬고꿈도 꾼다잠을 자는 동안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고신경 물질을 만들어 내고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숨을 쉰다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다그럼 우리 뇌는 도대체 언제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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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장우혜 지음 / 도서출판 야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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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지만채식주의자에게 정도에 따른 단계가 있다고 한다베지테리언》 비건윤리적인 이유로 모든 동물성 원료를 거부하는 단계음식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동물성 원료를 거부하는 단계락토우유까지는 섭취하는 단계오보달걀까지는 섭취하는 단계락토-오보우유와 달걀 둘 다 섭취하는 단계여기까지를 베지테리안 그룹이라고 한다세미 베지테리언》 페스코육식은 하지 않고생선은 섭취하는 단계폴로닭만 먹는 단계플렉시테리언채식을 실천하지만상황에 따라 육식을 겸하는 단계. Flexible + Vegetarian = Flexitaian 이 책이 소개하는 것이 채식의 가장 시작단계에 있는 이야기에 관해 다루고 있다.

 

 

지나친 육식은 자연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한다누군가 가축을 무참히 다뤄 식욕을 채울 때다른 누군가는 식량 분배 불균형으로 배고픔에 지쳐 잠든다현재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육식은 지구에 기대 사는 모두를 위해 지속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건 남들이 막고 바르고 입으니 나도 사야 하는 게 아니다몸과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나를 만족하는 것이면 된다. 80억 인구 속에서 내 존재는 너무나 작지만나는 하루 세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그래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책 소개 

 

 

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두 부부는 갑자기 채식을 해보기로 했다고 한다그 계기는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이튿날부터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어떤 다큐멘터리인지는 모르겠으나공장식 축산의 잔인함이나환경오염자본에 의해 양심을 팔아넘긴 전문 집단인 의사들의 영양 불안증 형성하는 것 등 다양하다보통 다음날 바로 결정을 하는 경우는전염병을 이유로 산돼지들을 집단으로 매장하는 화면을 보았거나공장에서 최소한의 규칙도 없이 살해되는 동물들을 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의 채식은 미완성이다육식에 한 발을 걸친 어중간한 상태다충동적인 육식을 최대한 피하는 남편도 일 년에 한두 번은 스테이크나 소고기 햄버거를 먹고 싶어라 한다장 볼 땐 환경과 사회적 영향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아보카도를 사고(남미의 마약 집단인 카르텔은 아보카도에도 손을 대고 있다.) 이런 모순 가득한 삶을 유연함이라는 단어로 9할의 채식주의자로 사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전문가처럼 글을 쓰는 것 보다이렇게 솔직하게 쓰는 글이 나는 좋다수십 년간 비건을 해오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전문적인 지식도 있지만어떤 일이든 오래 하다 보면 고이게 된다나도 15년째 비건을 생활하다 보니나는 세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은 지 오래됐고맛에 대한 욕망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꾸준히 섭취하는 설탕이나과일의 단맛은 즐기는 편이기는 하다오래되고 익숙해지면 처음의 시작했던 마음이나실천의 과정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그래서고인 물이 되면 초심자를 잘 이해하려고 하거나배려하지 못하는 나쁜 습성이 생길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생명에 관한 죄책감을 느끼고 바로 끊어 버린 케이스다그 와중에 담배를 붙들고 있었는데화장실에서 불을 붙이던 담배를 통째로 구겨서 버려버렸다. ‘내가 고작 이런 담배 따위도 끊지 못할 정도로 의지력이 없느냐면서 말이다.’ 그날 담배와 잡식성 식사 모두를 끊었다그게 15년 전의 일이다건강이나환경에 관심이 있었다면 여러 공부를 깊이 있게 했을 텐데나의 경우는 생명을 최소한으로 해치는 노력을 하는 것이었기에 큰 공부가 필요하지 않았다그래도간간이 다큐멘터리나 서적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넓혀오긴 했다.

 

 

나는 거의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믿지 않는다. 10명의 전문의가 말을 해서 과반수가 인정하고또 거기에서 과반수가 인정한 결과라야 받아들일 정도이다내가 채식을 하면서도 굉장히 많이 들었던 질문이 풀 먹고 힘쓰겠냐?’ 대부분의 채식 인들이 듣는 질문이다글로써 설명하면 귀찮고 길어진다그래서 나는 나의 몸을 가지고 15년 동안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반평생 체중이 60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른 체형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왔는데다큐멘터리의 고릴라를 보고 어린아이 같은 상상을 했다.

 

 

몇 가지 풀을 먹지 않고거의 비슷한 풀을 많이 먹고인간은 거의 흡수하지 못하는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헬스를 하지 않아도 근육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내장을 가진 게 고릴라였다그렇다면나도 여러 음식이 아니라단일 음식을 먹으면서 그에 상응하는 장내 미생물을 키우고 소화흡수율을 최대한 올려지지 않을까? 1년 동안 밥+무나물+시금치+콩나물 기타 바나나이게 그냥 주식이었다매일 그렇게만 먹었다결국은 근육은 더욱 늘었고체지방은 20%를 넘기지 않고턱걸이 15개 정도는 거뜬히 해낸다약해지기는커녕 더 강해졌다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 가장 신뢰 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두 부부의 채식주의자 도전기는 사상은 위대하지만한편으로는 그저 개인적인 식문화를 바꾸는 행위이다동물을 먹는 식습관에서 식물을 먹는 식습관으로 바꾸는 것뿐이다이 행위에는 어떤 위대한 철학이나 사상 따위는 없다순전히 개인의 취향이다그러나이러한 개인의 취향이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고환경을 보호하고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래서두 부부의 지금의 모습을 너무나 칭찬하고 싶다누구든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거든거창하게 말고 그냥 간단하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한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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