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파는 디자인 - 제품의 개념을 바꾸는 디자인 혁신 전략
로베르토 베르간티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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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베르간티는 이 책을 통해 놀라운 통찰력으로 우리들의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뜨거운 열정과 세심한 관찰로 쓰인 이 책은 디자인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의 분야에서 혁신을 끌어내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가장 근본적인 참고 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페라리&피아트 회장 역임」

 

 

혁명은(revolution) 이전의 제도나 방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것을 말한다. 혁신은(Innovation) 묵은 관습이나 조직, 방법 따위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수술로 보자면, 혁명은 환자를 죽이게 되지만, 혁신은 환자의 생명을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의미를 나는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하고 싶다. ‘Stroy’와‘Telling’의 합성어로써, 주인공 플롯 등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논리적인 설득’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식을 말한다. 아무리 논리적인 이야기라 하더라도 청자가 지루하거나 듣기 싫어하면 의미를 전달할 수가 없다. 반면에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면, 더욱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아이폰을 처음 소개하면서 “iPod, 휴대전화, 인터넷 통신기기 뭔지 감이 오세요? 이것들은 각각 3개의 제품이 아닙니다. 단 하나의 제품입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제품을 “iPhone”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애플이 휴대전화를 재발명할 것입니다. “아이폰은 휴대전화가 아닌 세대의 문화 아이콘이 되었고, 세계 IT 시장의 근간을 모바일로 바꿨고, 애플을 역사이래 시가총액 1위의 기업을 만들게 하였다. 초기의 아이폰은 버그와 문제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스토리를 통해 점차 대중의 관심을 꾸준하게 이끌어 간 것이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초기 디자인은 흔히 제품의 조형을 말하는 것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환경, 서비스, 음식, 패션, 미용, 디자인 씽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 인간 생활에 편리를 더하는 시스템적인 디자인? 이 중에서 책은 ‘사물에 의미를 더하는 디자인’에 가장 큰 흐름으로 보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 기능이, 감각이 발달하면 제품의 언어가(재료, 질감, 냄새, 외형 등) 혁신된다. 두 가지 상승의 중심에는 사람(니즈)이 존재한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제품이라도, 아무리 아름다운 제품이라도, 사람에게 필요성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것이다. 디자인은 사람이 요구하는 의미를 구현하는 것이다.

 

 

「의미 혁신 디자인은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애플의 예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소개할 때, 세계 휴대 시장의 절반 이상은 노키아가 장악하고 있었다. 노키아는 기존 휴대전화의 통화기능에만 의미를 부여하였고, 아이폰을 어린아이 장난감 정도로 치부하였다. 결국, 휴대전화시장의 거대기업인 노키아는 10년 안에 사라지게 된다. 자연에서 경쟁은 생존우위를 점해서 살아남는 것이며, 자본시장에서 생존이란 구매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애플의 에엇팟은 가격이 20만 원대가 넘는다. 10/1도 되지 않는 가격에 비슷한 성능을 내는 제품들도 많다. 하지만, 왜 애플의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은 고가의 에어팟을 선택할까?

 

 

「디자인 주도 혁신」 핵심 해석가들의 ‘관계 자산’, 기업이 지닌 지식과 매력을 기반으로 하는 ‘내부 자산’, 그리고 차별화된 ‘해석 프로세스’라고 설명한다. 핵심 해석가들은 당신에게 더 나은 관찰 결과를 제공하거나, 해석가들의 지식과 매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게 돕게 된다. 즉, 노키아에 이런 해석가들이 있었다면 그렇게 시대의 문화를 외면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부 자산을(브랜드파워) 가진 기업이 새로운 의미를 제안할 때 시장과 고객에게 영향력과 매력을 미칠 수 있다. 내부 자산과 핵심 해석가들의 정보를 통하여 외부 통찰과 통합시켜 나만의 비전을 파악하고, 접합한 비전을 선택하여 그것을 물리적 제품으로 전이시키는 것을 ‘해석 프로세스’이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가진 니즈를 관찰하고 이해하여 제품에 반영해왔다. 하지만, 디자인 주도 혁신을 활용하면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보다 상당한 우위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가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애플’, ‘스와치’, ‘닌텐도’, ‘아르테미데’, ‘알레시’, ‘피아트’, ‘페라리’ 등의 성공하는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의미를 파는 디자인은 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크리에이터도 매우 중요한 생존의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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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음악 수업 - 미래 교육을 위한 음악과 과학의 인문학적 융합
스가노 에리코 지음, 한세희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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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가 망치로 쇠막대를 두드리는 소리에서 음계를 발견한 피타고라스.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며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영감을 얻은 아인슈타인. 작곡을 즐기며 양자역학의 기초를 세운 막스플랑크.” 노벨상 역사에서 90명 이상의 수상자를 배출한 MIT만의 독창적인 음악x과학 교육 프로그램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이 물고기가 변해서 새가 되니 그 이름을 붕이라고 한다. 붕이 하늘의 연못으로 이동하기 위해 날아오르니 물보라가 삼천리에 달했다. 붕은 6개월 동안 구만리를 날아간 후 비로소 쉬웠다.” 장자는 이 우화를 통해 생명체 종간 경계, 개체 간 경계를 넘어 우주 질서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늘의 연못으로 이동은 공간적 경계를, 6개월간 날아간 것은 시간적 경계마저도 초월했다 볼 수 있습니다. 2500년 전에 이미 지금의 세상을 마치 예언이라도 한 것 같다. 21세기 우리가 가장 많이 소통하고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 5인치밖에 안 되는 스마트폰으로 네트워크라는 시공간이 모호한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 대화를 누구와 어디에서 제일 많이 나눴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에드워드 윌슨(1929년~2021년) 미국 출신의 개민 전공의 생물학자로, 사회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위대한 지성이다. 나는 교수의 두 저서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인간 본성에 관하여』와 『통섭』이다. 1998년 출간된 교수의 책에서, 당시 전문화되고 세분된 지식은 하나의 지식으로 통합될 것이라 말하였다. 실제 21세기 뇌과학, 인공지능 등은 자연과학에 인문학에 예술까지 모든 인류의 지성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화된다는 것은 생산의 이점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것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MIT 음악 수업』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는 하버드대학교 같은 종합대학을 제외하고, 공과대학교에서는 세계 최고의 대학교이다. 20세기 자연과학 연구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이곳 MIT에는 수학과 과학이 아닌 음악을 가르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페라를 들으면서 ‘사랑, 죽음, 소망’과 같은 감정을 접하며 인간을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다양한 음악을 분석하고 접하면서 내면의 창조성을 자극하며, 음악과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융합’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컴퓨터공학과라는 곳이 존재했었다. 요즘은 학부로 많이 통합되어 단일 과로는 잘 존재하지 않는데, 컴공을 전공하는 학생 대다수는 프로그래머를 꿈꾼다. 하지만, 정작 졸업생의 10% 미만이 프로그래머의 직업을 가지고, 90%는 IT 관련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 90% 학생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레고 블록을 쌓거나, 간단한 조형을 만들거나, 비슷한 사물을 모방하는 것은 대부분 가능하다. 하지만, 이 블록을 가지고 매우 놀랍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창조력이다. 그렇다. 10명의 학생 중 9명은 이 창조력의 한계를 느끼고 프로그래머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사랑: 창조의 근원은 어디에나 있다.」 “인간은 어떤 것을 창조할 때 방대한 에너지와 정열을 불태워 대상을 연구하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는다. 창조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나 어려움도 목표를 향한 하나의 단계로 인식한다. (중략) 이러한 창조를 향한 열정을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다.’,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이러한 생각의 원천 1%의 영감의 힘으로, 완성되기까지 99%의 노력이 가능하게 지탱하게 한다.”「p.316] MIT 공대에서 음악 수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창조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류에 대한 사랑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소멸하게 되고, 이타적인 유전자는 살아남도록 우리 인류는 진화됐다. 지능과 기술의 연마는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게 되지만, 창조의 힘은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21세기의 학문이 왜 관련 없는 분야들이 계속해서 융합되고 있는가에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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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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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망하여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에서는 종말론의 근거로 사용되는 말이고, 국가멸망, 세계멸망, 지구멸망, 인류멸망, 생물의 멸종, 멘탈(정신)이 붕괴하였을 때 멸망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결국, 영원한 사라짐을 의미한다.

 

 

샹그릴라(Shangri-La) 제임스 힐튼이 쓴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가상의 장소이다. 신비롭고 평화로운 계곡,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외부와 단절된 히말라야의 유토피아로 묘사한다. 샹그릴라 사람들은 불사의 삶을 누리며 천국 같은 삶을 산다고 한다. ‘샹그릴라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는데, 외모나 의식과 행동 등에 젊음을 유지하려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젊어 보이려고 자신을 가꾸며 운동하고, 젊은 세대의 패션과 언어를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한 달 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서 진짜로 지구의 종말을 맞는다는 것이 소설의 설정이다. 재미있는 부분이 마치 시한부 환자에게 의사가 선고하듯이, 한 달 후에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고 남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당하던 소년은 매일 세상의 종말이 오기를 기도한다. ‘시크릿’처럼 소년의 기도가 우주의 기운에 맞닿았는지, 지구의 종말을 위해 소행성이 날아온다. 함부로 동급생 괴롭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진짜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우주에 닿아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책은 표지만을 봤을 때는, 정말 히말라야의 산에 있는 샹그릴라에 무지개가 그려진 모양인데, 자세히 보면 무언가 날아드는 모습이다. 유토피아에 떨어지는 멸망을 작가는 어떻게 그려낼까? 책은 학교폭력 피해자 소년 에나 유키, 유키를 키우는 화류계의 미혼모 에나 시즈카, 시즈카의 옛사랑이자 희망이 없는 깡패 메지카라 신지, 소속사가 만들어낸 인기가수 Loco는 인기와 부와 명품들 사이에서 행복하기는커녕 자신이 점점 누구인지도 모르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소설에서 모두 서로가 엮여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세상이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세상은 디스토피아니까 말이다.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가깝게는 대표적으로 『2012』를 들 수 있다. 마야의 달력이 2012년에 끝나는 것을 기점으로 지구의 종말을 예언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내부온도가 마치 전자레인지에 쪄진 것처럼 급속도로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그 원인이 태양열에 의한 것을 밝혀내고, 종말의 시간을 예측한다. 전 세계 정부는 노아의 방주처럼 비밀리에 거대한 방주를 만들고, 새로운 세상에 쓸 인물들을 비밀리에 뽑아 태우고 시작한다. 2020년 영화 『그린랜드』는 실제 혜성의 충돌이 현실화되고, 오직 그린란드의 방공호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정을 그리고 있다. 주어진 시간은 단 48시간, 단 이틀의 시간 속에서도 인간군상과 선의를 베푸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종말의 시간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이처럼 폭력과 혼돈의 세상이 된다.

 

 

소설은 종말 이전에 세상에 관심이 없던 주인공들을 종말을 알면서 더욱 인간다운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가 절망하기보다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듯이 말이다. ‘차트남’에서 영국의 개그맨이 잘못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전 재산을 날린 이야기가 나온다. 죽음을 선고받고 그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가족들과 유람선 여행 등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결국, 오판으로 밝혀지고 전 재산을 날렸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혹성 충돌은 오후 3시. 오후 1시 45분, 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나, 포치 나오, 요칭 그리고 서로의 가족들이 동그랗게 모여 어깨동무를 했다. 끝까지 하자. 그것뿐. 할 수 있는 말이 그뿐이다.” 「p.390] 내일 죽을 수 있다면 편해질 거라 꿈꾸던 Loco는 오후 3시 충돌이 시작되고 불꽃이 일자, 그렇게 바랐던 내일이 마침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야 조금 더 살아봐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쏟아지는 불빛을 보면서 목이 터지라고 마지막 노래를 한다.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난다. 과연 세상은 정말 멸망을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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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 대한 탐구 깨어있음 - 틱낫한과 에크하르트, 마음챙김으로 여는 일상의 구원
브라이언 피어스 지음, 박문성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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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브라이언 피어스는 도미니코 수도회 신부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제도의 도미니코 가족수도회의 성소 담당자를 역임했고, 전임 순회 설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과 불교, 두 종교의 영적인 생각과 지혜를 하나로 묶는 데 관심을 가지고 『깨어있음』을 2005년 출간했다.

 

 

도미니코회(Ordo Fratrum Praedicatorum) 「성 도미니코 데 구스만」이 프랑스 툴루즈에서 1216년에 교황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수도회이다. 신앙의 진리를 만인에게 설교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도회이다. 가톨릭의 신부나 수녀는 많이들 보고 알고 있을 것이다. 가톨릭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교황(Papa)를 중심으로 품계가 나누어져 있다. 주교품 >사제품 >부제품 순으로 품계가 나뉘고, 교황이나 추기경 대주교는 주교품이다. 주교, 신부, 부제는 부제품이다. 중간에 사제품이 위치하는데, 한국에서는 성당의 위상이 크지만, 유럽에서는 수도회의 위상이 큰 곳이 매우 많다. clero secular(재가 수도사, 교구 성직자)로 사람들 속에서 성직자의 역할을 하며, clero regular(청빈, 순종 및 순결의 세 명세를 지키는 수사, 수도회 성직자)로 불교의 절처럼, 수도회 안에서 평생 성직자로 살아간다.

 

 

아직 가톨릭에는 여성의 서품이 허용되지 않고 있어서, 교황, 추기경, 수도사제는 남성만이 받는다. 일부 사제 중에서 남녀의 차별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만, 2000년 동안 남성 위주로 보수적으로 굳어진 가톨릭의 법을 개선하기는 역부족이다. 수도회는 ‘활동수도회’와 ‘봉쇄수도회’로 나뉜다. 평생 수도원 안에만 머무르며 기도와 노동을 하는 곳이 봉쇄수도회이며, 의료, 교육, 복지, 성당 등 세상 속에서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하는 곳이 활동수도회이다. 우리가 성당에서나 길에서 마주치는 수녀 대부분이 이런 활동수도회 소속이다. 여자들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성인 수사의 수가 극히 적은 것도 있고, 수도회 안에서 기도를 하는 수사들이 많아서 잘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깨어있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장 전쟁을 많이 종교는 무엇일까? 기독교이다. 그럼 반대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교도 탄압, 종교재판, 종교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유일한 종교로 불교가 있다. 작은 분쟁까지 완전무결하다 할 수 없지만,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교리상의 이유 등으로 대규모 전쟁을 벌인 예는 없다. 그것은 불교의 근본적인 교리에 있는데, 살생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살생을 금한다는 것은 결국 대승적으로 다른 것들에 대한 존중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피어스 신부가 하느님께 돌아가는 방법을 틱낫한 스님에게서 찾은 이유일 것이다.

 

 

책은 신부의 평생에 걸친 영성의 결과물이며, 오랜 수행과 종교 간 대화를 통하여 더 나은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책의 가장 핵심주제이기도 한 「마음챙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마음챙김은 당신이 일상의 각 순간을 철저히 생기 넘치고 깊이 있게 사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자가 양육과 치유를 위한 생명의 경의를 접하게 한다. 그것은 또한 당신이 고통을 끌어안고서 기쁨과 자유로 탈바꿈하도록 한다.” 「p.63] 마음챙김이란 우리 스스로가 고통을 기쁨과 자유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 외롭다고 느끼는 것,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것 등 모든 것이 환경에 의한 영향일 수 있으나, 최종적으로 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400쪽에 넘친 방대한 이야기는 이런 마음챙김을 찾아가는 신부의 여정과 명상을 담고 있다. 넘어지면 엄마가 일으켜 줄 때까지 우는 아이가 있고, 넘어져도 크게 다친 게 아니면 ‘괜찮아’라며 훌훌 털고 일어나는 아이가 있다. 두 아이 모두 넘어진 외부적인 상황은 같지만, 그 상황을 대하고 받아들인 마음은 다른 것이다. 복잡한 언어들이 오가고, 수없이 많은 상황과 디지털 데이터 속에서 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는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행복은 나의 발등 앞에 있고, 나는 오늘을 가장 행복하게 산다.’라고 말이다. 책을 통하여 우리가 어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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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4막, 은퇴란 없다
윤병철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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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액션리더쉽』이후 2022년 읽을 기회가 생긴 「가디언」출판사의 자기계발서이다. 30~50 뛰어난 리더로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배웠다면, 이번 책 『인생 4막, 은퇴란 없다』에서 80 이후의 삶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OECD 보건통계 2021’ 한국인 기대수명 83.3년 2009년에 80.0년이었으니, 거의 10년 동안 3년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의료기술의 발전에 비추어보면, 2030년에는 거의 90세, 2040년에는 평균 100년의 수명도 기대할 만하다. 지금의 5060은 20년 뒤에 100세 시대를 맞이한다고 볼 수 있겠다. 최고의 전성기와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5060은 인생 4막에 관하여 깊은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은 인생을 4막의 무대로 설정하고 있다. 인생 1막, 배우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30세까지 이른다. 인생 2막, 본격적인 경제활동 기간으로 31세~60세까지 이른다. 인생 3막, 은퇴 이후부터 거동이 가능한 61세~80세까지 이른다. 인생 4막, 스스로 거동조차 어려운 81세~죽음까지 이른다. 저자 또한 2040년경에는 남녀 모두 90세를 돌파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80세 할아버지가 철봉을 엄청나게 잘하거나, 100세 할아버지의 바리스타, 90세 할머니의 요가까지 정말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는 사람도 나온다. 인생 4막 거동이 불편하고 질환으로 고통받으며 20년의 세월을 살아야 할까?

 

 

언제가 텔레비전에서 80대 자전거 수리공을 본 적이 있다. 10대 시절부터 70년 가까이 화물용 자전거를 수리해왔는데, 치매가 있는 상태에서도 자전거의 소리만으로도 고장이 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촬영하는 피디가 오가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전거 수리에 관해서는 단 하나의 기억상실이 없다. 인간은 생각과 행동이 오랫동안 일치하는 것에 관해서는 웬만해선 기억의 소실을 겪지 않는다. 90살 100살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러한 생각과 몸을 유지해왔다. 단순히 80살 이후의 노후자금을 마련하고 버티는 삶만이 노후가 아닐 것이다.

 

 

『인생 4막, 은퇴란 없다』 SLAP(Self Leading Action Program), 저자는 자기 주도적 행동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SLAP의 의미는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첫째 우리가 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성과를 담보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며, 셋째로는 시간 관리를 통해 프로세스가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이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는 지속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p.251」 이 책의 핵심적인 문구라 생각한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여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 말이다.

 

 

현장의 일이지만, 장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8090에도 건재하게 자기 일을 한다. 활을 만드는 장인, 술을 빚는 장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 등 평생의 일을 가진 사람들은 늘 건재함을 과시한다. 일본에서는 70세에 요양원에 들어간 할머니가 뒤늦게 독서의 재미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90세가 넘어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경우, 하루 5시간 4일에 125만 원의 80대 노인 일자리가 넘쳐난다고 한다. ‘노지마’시의 경우 80세 고용 상한을 폐지했고, ‘YKK(세계최대지퍼회사)’ 그룹은 65세의 정년을 없앴다. 일본의 문화는 5년~10년 내로 한국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7080 노인들이 지하철 택배나, 간단한 걷기로 배달을 하는 등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분명 존재한다.

 

 

서 있다가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인 인간이 가진 관성의 법칙이다. 인생 4막,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계속 누워만 있게 된다. 하지만, 꾸준히 목표를 세우고 생각과 행동을 할 때 우리는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 우리에겐 은퇴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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