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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 대한 탐구 깨어있음 - 틱낫한과 에크하르트, 마음챙김으로 여는 일상의 구원
브라이언 피어스 지음, 박문성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저자 브라이언 피어스는 도미니코 수도회 신부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제도의 도미니코 가족수도회의 성소 담당자를 역임했고, 전임 순회 설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과 불교, 두 종교의 영적인 생각과 지혜를 하나로 묶는 데 관심을 가지고 『깨어있음』을 2005년 출간했다.
도미니코회(Ordo Fratrum Praedicatorum) 「성 도미니코 데 구스만」이 프랑스 툴루즈에서 1216년에 교황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수도회이다. 신앙의 진리를 만인에게 설교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도회이다. 가톨릭의 신부나 수녀는 많이들 보고 알고 있을 것이다. 가톨릭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교황(Papa)를 중심으로 품계가 나누어져 있다. 주교품 >사제품 >부제품 순으로 품계가 나뉘고, 교황이나 추기경 대주교는 주교품이다. 주교, 신부, 부제는 부제품이다. 중간에 사제품이 위치하는데, 한국에서는 성당의 위상이 크지만, 유럽에서는 수도회의 위상이 큰 곳이 매우 많다. clero secular(재가 수도사, 교구 성직자)로 사람들 속에서 성직자의 역할을 하며, clero regular(청빈, 순종 및 순결의 세 명세를 지키는 수사, 수도회 성직자)로 불교의 절처럼, 수도회 안에서 평생 성직자로 살아간다.
아직 가톨릭에는 여성의 서품이 허용되지 않고 있어서, 교황, 추기경, 수도사제는 남성만이 받는다. 일부 사제 중에서 남녀의 차별을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만, 2000년 동안 남성 위주로 보수적으로 굳어진 가톨릭의 법을 개선하기는 역부족이다. 수도회는 ‘활동수도회’와 ‘봉쇄수도회’로 나뉜다. 평생 수도원 안에만 머무르며 기도와 노동을 하는 곳이 봉쇄수도회이며, 의료, 교육, 복지, 성당 등 세상 속에서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하는 곳이 활동수도회이다. 우리가 성당에서나 길에서 마주치는 수녀 대부분이 이런 활동수도회 소속이다. 여자들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성인 수사의 수가 극히 적은 것도 있고, 수도회 안에서 기도를 하는 수사들이 많아서 잘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깨어있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장 전쟁을 많이 종교는 무엇일까? 기독교이다. 그럼 반대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교도 탄압, 종교재판, 종교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유일한 종교로 불교가 있다. 작은 분쟁까지 완전무결하다 할 수 없지만, 기독교나 이슬람처럼 교리상의 이유 등으로 대규모 전쟁을 벌인 예는 없다. 그것은 불교의 근본적인 교리에 있는데, 살생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살생을 금한다는 것은 결국 대승적으로 다른 것들에 대한 존중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피어스 신부가 하느님께 돌아가는 방법을 틱낫한 스님에게서 찾은 이유일 것이다.
책은 신부의 평생에 걸친 영성의 결과물이며, 오랜 수행과 종교 간 대화를 통하여 더 나은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책의 가장 핵심주제이기도 한 「마음챙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마음챙김은 당신이 일상의 각 순간을 철저히 생기 넘치고 깊이 있게 사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자가 양육과 치유를 위한 생명의 경의를 접하게 한다. 그것은 또한 당신이 고통을 끌어안고서 기쁨과 자유로 탈바꿈하도록 한다.” 「p.63] 마음챙김이란 우리 스스로가 고통을 기쁨과 자유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 외롭다고 느끼는 것,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것 등 모든 것이 환경에 의한 영향일 수 있으나, 최종적으로 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400쪽에 넘친 방대한 이야기는 이런 마음챙김을 찾아가는 신부의 여정과 명상을 담고 있다. 넘어지면 엄마가 일으켜 줄 때까지 우는 아이가 있고, 넘어져도 크게 다친 게 아니면 ‘괜찮아’라며 훌훌 털고 일어나는 아이가 있다. 두 아이 모두 넘어진 외부적인 상황은 같지만, 그 상황을 대하고 받아들인 마음은 다른 것이다. 복잡한 언어들이 오가고, 수없이 많은 상황과 디지털 데이터 속에서 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는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행복은 나의 발등 앞에 있고, 나는 오늘을 가장 행복하게 산다.’라고 말이다. 책을 통하여 우리가 어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