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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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학자.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몰디브로 건너가 현지 해양생물학 기지의 총 책임자를 역임했다.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카리브해에서부터 대서양을 거쳐 지중해까지 9500를 항해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저자의 출판 의도를 충분히 알게 해주는 약력입니다.


 

바다 생물 콘서트는 먼저 바다에 관련된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차근차근 플랑크톤이라는 작은 세계부터, 거대한 고래의 사랑까지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이 목차의 굳이 목차의 순서대로 읽지 않고, 가장 좋아하는 부분부터 읽기를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가장 관심을 가진 6장 환경 부분부터 읽었고, 오히려 54장 뒤에서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왜 제목에 콘서트가 들어갔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콘서트: 곡을 연주하여 청중이 음악을 감상하게 하는 모임, 두 사람 이상이 곡을 연주하여 청중에게 들려주는 모임. 역시 어학 사전을 찾아보니 명쾌하게 답이 내려졌습니다. 지구가 아니라 수구라 불려야 하는 우리 별에 바다 생물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게 됐거든요.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 10,898 미터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만약 행성에 마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물속에 담겨 있다.” -로런 에이슬리

우주로 로켓을 쏘아 달을 정복하고 화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우주가 아닌 바로 바다입니다. 가장 깊이 도달한 기록은 10,916m라고 합니다. 이곳의 기압은 지상의 1000배나 되기 때문에 오히려 우주로 나가기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도달하지 못한 바다에는 또 얼마나 많은 생물이 있을까요? 심해 2,000m 넘는 심해평원에도 생명체가 있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는 해구라는 곳은 6,000m가 넘는다고 합니다. 고작 1,000m 갔을 뿐인데 말이죠. 4장 심해 이야기에서는 마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생물들이, 아니 상상도 못 했던 모습으로 존재하는 생물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왜 우리가 바다에 관심을 가지고 태어난 모습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상의 모든 생물은 바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바다는 생물의 자궁 곧 어머니입니다. 그 바다를 지금 인간이란 한 종의 생물이 훼손하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너무나 훌륭하게 되어있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신비로운 이야기, 그리고 바다의 미래와 인간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끝맺음하고 있습니다. 지성과 감성 모두를 갖추었으며, 우리의 숨겨진 양심까지도 끌어내고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자가용을 버리고 걷고 달리면서 건강을 얻었습니다. 타인이 어떻게 보고 생각하던 나의 소신에 만족하고 채식을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내가 지나온 길은 깨끗하게 하고 싶다는 소신을 자랑스럽게 해준 책입니다. 이런 훌륭한 책을 번역하고 출판하여 주신 흐름출판에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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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
쌍찐롱 지음, 박주은 옮김 / 다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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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쌍찐롱은 사천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출판사 편집부에서 편집 및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인문역사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실제 중국인이 쓴 인문 서적이다.

 

제갈량 (181~234) 자는 공명, 촉한 승상. 정사에서는 유비 생전에 승상보다 위인 상국을 제수받았다고 나온다. 후한말 동탁이 스스로 상국이라 칭하였는데, 이는 황제의 양아버지이자 벼슬 위에 최고 벼슬이었다. 연의를 읽다 보면 오호 대장군 관우, 장비, 조운, 황충, 마초 같은 맹장들이 더 뛰어난 활약을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전쟁은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전술과 전력이다. 국지적인 전투에서 전술과 전황 전체의 상황인 전략이 있다. 전술적인 승리가 결국은 전략적인 승리로까지 가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수백 차례 전술적인 승리를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지면 그 전쟁은 진 것이다. 항우가 수많은 승리를 하고도 끝내 유방에게 진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촉한의 전략을 모두 주도한 제갈량이 얼마나 대단한 인문인지를 알 것이다.

 

책은 총 6장에 걸쳐 대주제와 그와 상응하는 소주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갈량의 일화를 소개하고, 해석하고 그것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를 저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재미있는 부분이 연의를 읽을 때 시간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사건의 정교함이 떨어졌다면, 이번 책은 사건 하나마다 굉장한 세심하게 쓰고 있다. 그래서 제갈량이 그 당시 왜 그러한 행동을 해야 했던지를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정사보다는 연의의 내용을 가지고 썼기 때문에 더욱 신묘롭게 비치기도 한다.

 



가장 좋은 부분을 꼽으라면, 역시나 제11<융중대>이다. 제갈량이 10년 가까이 은거하며 시대를 고민한 끝에 얻은 중요한 결론이다. 천하 형세를 비교, 분석하여 향후 발전 양상을 예측한 다음 방책과 임무, 전략 등을 젊은 지략가 제갈량의 작품이다. 곧 제갈량의 지략들은 그냥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이 된다. 이루고 싶은 일에 마음만 앞서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하지 못하다면 역사의 시류에 쓸려 무의미하게 묻혀버릴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아무래도 봉추(방통)의 이야기다. 제갈량과 방통은 와룡봉추라고 불렸다. 누운 용과 봉황의 새끼라는 뜻으로, 누운 용은 풍운을 만나 하늘로 올라가는 힘을 가지고 있고, 봉황은 새끼는 장차 자라서 반드시 봉황이 되므로, 때를 기다리는 호걸을 비유하는 말이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방통을 추천하고, 방통은 익주를 도모할 계략을 제시한다. 유비의 입촉을 함께 수행하던 방통은, 낙성으로 향하던 차에 천문의 징조가 좋지 않다는 제갈량의 서신을 받고도, 공을 시기한 제갈량의 관계로 생각하고 자만하여 좁을 길로 향하다 장임의 습격을 받고 전사한다. 인재를 알아보고 그의 장점을 활용한 것은 훌륭하였으나, 방통은 당시 미생의 신분이었다. 이제 막 유비 밑에서 열심히 일하려고 하다 보니 공과 자만심에 눈이 멀었고, 천거한 자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부분에서는 제갈량에게 아주 아쉬웠다.

 


이 책은 표지도 멋지지만, 각 페이지에 있는 문양이 마치 병법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 손에 펼쳐 들고 서서 읽으면 마치 당시의 지략가가 된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나는 냄새까지도 너무 좋다. 특히나 <다연출판사>의 조조전을 읽는 중인데, 이런 훌륭한 책들을 출판해주는 것에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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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생리학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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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화가, 연극배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한 앙리 모니에는 조제프 프뤼돔이라는 인물을 통해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의 전형을 묘사해낸다. 이 책, 부르주아 생리학에서 모니에는 부르주아의 다양한 생활상을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 자신이 부르주아이기도 한 작가가 이처럼 부르주아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작업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날카로운 지성과 주저하지 않는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고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만큼 매력적인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저자의 풍자는 깊이가 느껴진다.




 

부르주아의 어원은 프랑스어 <bourgeoisie>로 성안에 거주하는 상공인 계층을 이른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 카를 마르크스의 <Marxism>에서 많은 자본을 가진 유산계급을 부르기 위해 사용한 이래로, 상류사회를 지칭하며 계급을 나누는 말이 됩니다. 프롤레타리아 노동력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사람. 즉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은 근로자, 노동자를 칭하는 말입니다. 프롤레타리아의 어원은 라틴어로<proletarius> 자식 말고는 재산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지주라 하여 사실상 땅을 가지고 소작농을 부린 사회 계층이 존재했다. 광복 이후 양반제 신분제가 철폐되었지만, 지주층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소작농들의 반감에 의해 사라지거나 목숨을 잃었다. 어느 사회에서나 자연의 생산수단을 무단점거한 이들은 청산의 대상이 되었다. 삼성의 주식을 사면서 회장을 욕하지 않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프랑스 혁명의 시기 지식을 습득하여 선두에 선 자들이 부르주아였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세운 자들이 신진사대부들이다. 그들 역시 다양한 계층의 지주, 중인, 권문세가 등 다양했지만 유학이라는 지식을 가지고 혁명에 성공했다. 신라에서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가장 농민에게 가혹했던 시대를 꼽으라면 나는 당연히 조선을 택할 것이다. 섣부른 지식이 권력을 가졌을 때 그것보다 더한 폭력이 없었다. 토지의 재분배를 통한 평등한 사회를 추구했던 마르크스의 이론은, 섣부른 지식을 가진 폭력주의자들에 의해 공산주의가 되었고 최악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책의 내용 중에 다음 부분이 가장 풍자답고 마음에 들어왔다. 어느 날 영국인 박애주의자 한 명이 다음과 같은 공리를 유행하게 했다. “사람은 자신의 동류에 의해서만 심판되어야 한다.” 이 원칙의 결과로 배심원단이 고안되었다. 원칙대로라면 도둑은 도둑만이 심판해야 하고, 살인자는 또 다른 살인자가 심판해야 옳다. 그렇지만 배심원석에 앉아있는 것은 부르주아들이다. 양심과 식견이 아니라 자본을 가진 자들이 법을 집행한다. 우스운 세상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변질되었는 지강헌의 한마디를 통해 알 수 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

 



책의 마무리는 마지막 말을 인용하고자 한다. “그들에게 부르주아라는 단어는 하나의 명칭, 하나의 의미, 하나의 호칭이 아니다. 아틀리에서 가장 모욕적인 단어다. 어떠한 신통찮은 화가라도 부르주아로 취급되기보다 차라리 가장 끔찍한 흉악범으로 불리는 것이 천 배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듣고 있나 부르주아 반성하지 않는 계층은 역사가 어떻게 심판했는지를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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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3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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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톨스토이 백작(러시아, 1828.09.09.~1910.11.20.) 소설가이자 철학자이다. 대표작으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이 있다. 단편 <지옥의 패망과 부흥>에서 교회를 악마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하고, <부활>에서는 성체성사를 마술이라고 조롱하여 러시아정교회에서 파문당했다. 지주로서 토지를 농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고, 말년에는 농민과 같은 삼을 살겠다 하였으나, 태생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80의 나이로 폐렴으로 사망하게 된다. 교우가 있던 비폭력의 대명사 간디는 태생적인 카스트 제도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았던 만큼, 귀족으로서 톨스토이의 농민에 대한 생각과 행동은 대단하다고 하겠습니다. 톨스토이 만년의 작품인 이 <부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귀족의 생활과 기독교의 교리를 알아야 합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인해서 구원을 받기 위한 종교이다. 구원이란 현세의 삶에서는 죄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서는 지옥으로 떨어질 운명의 인간이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이 무덤에서 사흘 만에 부활하시어 증명하셨듯이 그리스도교의 교리는 부활 그 자체입니다. 




루카 복음서 2장 12절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말구유에서 세상에 오셨다. 가장 낮은 자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지만, 이 책 어디에서도 낮은 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감옥이나 지옥밖에 없다.




폭력과 착취가 난무하는 70년대의 사창가. 고향의 기억도 그저 어렴풋한 17세의 영은은 이곳 사창가 골목으로 끌려 온다. 사내들의 무자비한 길들이기를 통해 윤락녀로 태어나고 어느새 사창가의 생활에 익숙해지게 된다. 착한 손님 길룡은 아픈 영은에게 약을 사다 주고 고향을 찾아주겠다 약속한다. 영은은 술집, 탄광촌, 산사 유흥가, 섬 등으로 떠돌게 되고 또다시 빚을 지고 심신이 병든 채로 사창가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찾은 길룡에게 포주들은 자신이 이곳 말고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잡지 않는다며, 길룡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달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노는 계집 창>


까쮸사를 묘사한 장면은 100년이 지난 사창가의 영은과 너무나 닮았다. 사생아로 태어나 버려지고, 귀족의 하녀로 살면서 그들의 삶을 동경하며 살게 된다. 귀족의 조카인 네흘류도프에게 강제로 처녀를 빼앗기게 된다. 그의 아이를 가진 까쥬사는 그의 사랑을 진심이라 믿으며, 떠나가는 열차를 쫓으며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100루불에 버려진 까쥬사는 귀족의 집에서도 내쳐지고, 태어난 사생아는 곧 죽어버린다. 이곳저곳을 헤매다 굶주림에 몸을 파는 창녀가 되게 된다. 세상 가장 천한 취급을 받으며 지금은 살인의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게 된다. 세상 그 어디에도 그녀를 위한 구원은 없었다.




고모의 집에서 본 하녀는 신비롭고도 예뻤다. 어린 시절 자주 함께했으며, 어느 순간 첫사랑의 감정도 느끼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청소년 시기부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순수한 청년이었다. 귀족으로 사는 삶을 살면서 폭력적인 군대를 경험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순수함을 잃어버리게 된다. 휴가차 들렀던 그 날 그에게 있던 것은 폭력적이고 탐욕스러운 성욕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그녀를 범했고, 100루불을 던지고 떠나왔다. 십 년이 지난 지금 배심원이 된 자신의 앞에 죄인의 모습으로 그녀가 서 있다. 자신으로 인해 그녀가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의 양심은 더는 숨을 곳이 없게 된다. 까쥬사를 구원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해결할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네흘류도프와 배심원들은 그녀가 살해의 동기가 없음을 모두 인정합니다. 형법은 행위와 의도 두 가지를 충족해야 처벌하게 되어 있습니다. 의도가 없이 행위만 일어나면 과실이기에 형을 가볍게 집행합니다. 배심원들의 실수가 있었고, 재판부는 창녀의 의도 따위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번 있지만 까쥬사는 시베리아로 보내지게 됩니다. 100년이 지나도 지강현이 외치던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그대로 반복됩니다. 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이 죄를 지었는데, 돈이 없다고 수십 년 감옥살이하고,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풀려나는 것이 법이냐는 그의 말을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고 2000년이 흘렀어도 세상 가장 낮은 자는 감옥이나 지옥으로 밖에 갈 수 없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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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이주, 생존 -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인류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소니아 샤 지음, 성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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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196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성인이 된 후 의사인 부모님이 계시는 미국의 북동부와 노동자 계층의 먼 친척이 사는 인도의 뭄바이와 벵갈루루 사이를 정기적으로 오가며, 사회 내의 그리고 사회 사이의 불평등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키워나갔다. 오하이오 오벌린 대학에서 저널리즘, 페미니스트 철학, 신경 과학을 전공한 그녀는 반핵 잡지 편집에 참여했으며, 보스턴 지역 신문에 인종, 페미니스트 정치, 다문화주의에 관한 기사를 기고하기도 했다. 2004년 『가디언』 지로부터 “눈부시다”라는 찬사를 받은 그녀의 책 『원유: 석유 이야기』는 서구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큰 이윤을 창출해내는 자원인 석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탁월하게 그리고 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이 책은 이후 호주,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출판되었다. 2005년에는 ‘네이션 인스티튜트와 퍼핀 재단’이 수여하는 저널리즘 분야 상을 받았다. 소니아 샤는 페미니스트 과학저널리스트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는 깨어있는 여성인 것 같습니다.



“소니아 샤는 이민이 사회적 재앙을 불러온다는 생각에 대해 중대한 인도적 반론을 제시한다.” 《워싱턴포스트》 추천사 중에 이민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는데, 트럼프 대 동령 시절 멕시코 국경으로 거대한 벽을 친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런데도 전 남미에서 출발한 난민들은 벽을 향해 걸어오고, 강을 건너다 아이를 안고 숨진 난민의 모습도 지켜보았죠. 가슴 아프지 않은 일일 수 없는 데, 과연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이주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책을 통해 알아보려 합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고, 오래전 시작된 대이동부터 이주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끝을 맺습니다. 중간에는 각종 이주의 방식이나 원인, 특징들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주는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의 필수였습니다. “여러 문제를 감수하면서 왜 우리는 다른 국가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소니아 샤는 ‘장피에르 가족’의 목숨을 건 험난한 이주 여정을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보여준다. 베네수엘라에서 회계사 교육을 받은 장피에르는 아내와 일곱 살짜리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는 이민 행렬에 몸을 실었다. 콜롬비아 항구마을에서 다른 이주자 100명과 함께 출발한 장피에르 가족은 배로 콜롬비아와 파나마의 국경 지역인, 도로도 없는 다리엔 정글에 도착한다. 미로 같은 야생의 정글에서 낭떠러지를 피해 걸으며 때로 강도와 마약 밀수업자의 공격을 받았고 밤에는 뱀과 다른 동물을 피해 불편함 잠을 자야 했다. 식수가 부족해 소변을 받아 마시면서 버텨야 했다. 가까스로 정글을 벗어난 그들은 파나마에서 며칠간 텐트에서 지내면서 앞으로 이어질 멕시코를 지나 미국 국경을 건널 때까지 수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대비해야 했다.” 전 세계에서 복지혜택이 가장 많았던 베네수엘라, 그 안일함과 부패 속에 국가는 파산했고, 어느 나라보다 많은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추출할 돈이 없어져 버린 국가 되어버렸습니다. 파산한 국가의 삶이 어떻게 되는지는 미디어를 통해서나마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식료품점에 아무런 물건이 진열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먹을 것이 없는 생물이 어떻게 그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겠습니까? 원·달러 우리 돈으로 1,300원이 정도 되는 돈에 여성들은 식량을 얻기 위해 몸을 판다고 합니다. 회계사라는 고등교육을 받은 장피에르 가족이 왜 수천 킬로를 걸어서 떠나와야 했던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10장 이주를 가로막는 장벽에서는 젊은 이주자의 죽음, 기후문제, 점점 증가하는 국가장벽, 가혹한 반 이주 정책, 외국인에 대한 혐오 등의 문제를 다루면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오래전 유럽왕실에서는 권력유지를 위해 근친 간의 혼인으로 많은 유전병이 있었습니다. 동물의 생태계도 이와 같고, 사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폐쇄된 국가는 도태되고 맙니다. 가까이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서구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역을 거부한 조선은 쇄국정책을 택합니다. 열강들과 무역을 하고 기술을 습득한 일본의 군사력에 조선은 강제합병 당하게 됩니다. 999차례의 외침을 막아내었다는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주는 위기가 아니라 해법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지구는 하나인데, 내 땅 안에서만 국경을 걸어 잠그면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요? 거대한 공장의 나라 중국을 전 세계가 견제하지 않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 일일생활권이 된 지금 인류는 종과 땅을 가를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융합하고 하나가 될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잊고지냈던 우리의 문제와 해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해준 저자와 번역하여 출간하여 주신 메디치미디어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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