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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 힐러리에게 암소를
마리아 미즈 외 지음, 꿈지모(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옮김 / 동연출판사 / 2013년 7월
평점 :
미즈: “땅은 돌봐주고 양육해주는 그런 관계를 요구하지요?”
시몬 : “ 돌봐주고 양육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관계여야 해요. … 가끔 오래된 그림에서 보면 쟁기질하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가 있잖아요. 공격성이라곤 한 치도 없는 사랑스러운 태도 말이죠. “p157
"우리가 보기에 자급 관점은 자본이 지배하는 세 가지 식민지를 탈식민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 여성, 그리고 제 3세계. 따라서 식민주의 구조를 전혀 내포하고 있지 않은 소농 경제라는 개념은 우리가 그리고 있는 경제적 대안에서 핵심이다."p198
자급의 삶은 관계맺기라는 생각이 든다. 가능한 한 정성스럽게, 가능한 만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고, 상대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보살핌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자급의 관계맺기는 사랑인가. 한계를 기준으로 사고하는 이유를 살펴야겠지만, 요즘 자꾸 한계를 모르다가 탈진하는 삶을 살아서 한계짓기를 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도시민이 농촌을 식민화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농촌이 쉼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농촌 안에서 관계맺기를 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자본도 자원도 없는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노동력밖에 없어보이는데.
만물이 만물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차리려면, 땅과 인간들 사이의 상호 연결성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상호연결된 삶을 살다 나이든 사람으로부터, 생명력이 생동하는 나이 어린 사람으로부터, 관계맺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한 배우고, 새로 배우는 것들은 나눌 수 있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