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 - 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박나은 지음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온 몸으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삶을 걸어가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뛴다. 조에부스케도 그런 사람중 한 사람이었는데. 우선 발췌문을 가져와보고 싶다. 

 "다른 이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니 자기 상상속에 경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재능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기가 그러는 줄 모르게 되면 모든 이들이 경탄하고 만다."p42 <달몰이>, 조에부스케


막상 옮기고 보니 비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데... 달몰이에서 말하는 다른 발췌문들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네 삶이 너보다 사실적이지. 삶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을 때, 삶을 납득하게 되었을 때, 그래서 네 의식이 삶과 구분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런 삶의 너를 거부하지마”

p167<달몰이>


오히려 자기가 자기를 떠나는 것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다.

자기 의식은 존재를 기만한다.

존재하다, 실존하다. 그것은 인간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있는 것, 있을 수 있는 것에 비해 그것은 매우 허약하다.

빵으로, 과일로 영양이 보충되는 것은 그것이 함유하고 있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형상하는 것 때문이다.(네? 여기도 원문을 찾아보고 싶다.)

과일은 너를 살찌울 것이다. 왜냐하면 너는 과일을 달고 있던 나무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든 존재 속의 한 점이 아니라, 한 점 속에 있는 모든 존재이다.

너의 말 속에 모든 것을 집어넣을 줄 모르면 신에게 말을 걸지 마라.

신은 술어다. 술어는 전 인간이다. 삶은 존재의 유배지다.

네가 네 안에 최상으로 갖고 있는 이미지대로 네 삶을 만들어라. 만일 삶이 네가 생각하지 않았던 규칙을 너에게 부여한다면 그 구실하에 그 규칙과 너를 분리하지 말라. 당신은, 아니 삶과 당신은 같은 의지의 산물이다. 의지를 보아라. 네 상상력을 부양하라. 네 마음이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네 고통에 대해 신음하지 말기를. 네 고통도 의인화해야 그것을 이겨내는 격조가 생긴다.(으악...무슨 의인화와 격조야...원문이 지금 손에 없어서 확인도 어렵네..)

한 인간은 그 존재의 내적 도래임을 기억하라. 너에게 결핍된 모든 것에 대단치 않은 너 자체를 주어라.

그들이 너에 대해 내리는 정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들이 너를 정의하는 방식으로 사실들을 번역하라. 만일 우리가 거기서 전부가 아니라면, 사건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80-81p <달몰이> - 조에 부스케


이것이 정말 조에부스케 달몰이 리뷰인지 이 책 리뷰인지 알 수가 없다. 정작 달몰이 리뷰는 처음 읽을 당시만 해도 책을 통째로 옮겨오고 싶었어서 쓰지도 못했다.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페미니즘적으로 걸리는 문장들이 좀 있어서 몰입은 안되었지만.. 그당시에도 그런 문장들은 건너뛰고 읽었던 것 같다. 공감이 안되어서. 

한국어로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번역어와는 달리 뉘앙스차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우연하게도, 아마 책을 많이 안읽었어서 그렇겠지만, 이제까지 자기 삶을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의 글을 번역서에서 많이 읽었어서 한국어를 쓰는 작가의 글이 더 반갑다. 한편으로는 국적과 시대가 다른 사람들인데도, 자기 삶을 증언하는 방식이 왜 이다지도 비슷하게 들리는지 놀랍기도 하다. 읽는 사람이 동일인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게는 비슷한 울림이었다. 반복해서 읽고, 다시 삶을 놀랍고도 선명한 우연 속으로, 살아있는 곳으로 데려오고 싶다. ...

이렇게 찬사 써놓고 굳이 변명하자면 개인취향입니다...허헣...


이걸 쓰고 나니 생각하건데, 나는 낭만주의자 혹은 스토아주의자와 내면의 윤리를 쫓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오래 고민하고 써보고 싶다. 아니 어쩌면 이 둘은 비슷하고, 내가 스토아주의자라는 걸 이해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책을 발췌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맥락 바깥으로 데려올 수 있는 문장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부스케는 잘게 잘라놓고서(?) 이 책은 그대로 두는 이유는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음. 휴.. 삶에서 관객이 되지 않고 싶은데 쉽지 않다. 

발췌문만 보면 부스케 이상하다... 그렇지만 좋아합니다. 깔깔..


p.s: 편집자님 책 디자인이 눈이 아픕니다. ㅠㅠ 겉표지는 좋은데, 왜 글자읽는게 힘든지 저도 설명은 못하겠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