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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완독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음악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경탄을 바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다.” ─헤르만 헤세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보유한 작가이자 1946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 그가 기록한 음악 단상을 모은 책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는 북하우스에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와 음악의 만남 기대되는 신간입니다. 음악은 헤세의 문학과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지금도 수많은 독자들이 헤세의 작품을 찾고 있고 이번엔 책을 특별히 음악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해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우리 중 대체 누가 이 대가가 하듯 신과 숙명 앞에 나설 수 있을까 우리는 다르게 살아야 하고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많은 독자들의 호기심과 애정에 부응해 헤세와 음악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최초의 프로젝트이며 이 책을 기획한 헤르만 헤세 전문 편집자 폴커 미헬스는 헤세가 젊은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쓴 모든 글 가운데 음악을 대상으로 한 글을 가려 뽑은 글로 일반 독자에게는 보기 드문 귀한 책입니다. ‘완전한 현재 안에서 숨쉬기’와 ‘이성과 마법이 하나 되는 곳’ 등 두 개의 장(章)으로 나누어 실렸 있습니다. 헤세를 사유 해보기 좋은 책입니다.
책에는 스위스 출신 작곡가 오트마 쇠크에 대해 나오는 글이 있습니다. 쇠크는 지휘 뿐만 아니라 반주자로서도 유망 합니다. 연주자에게 악기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 쇠크에게는 좋은 악기가 아니어도 훌륭한 연주를 가능케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우중충한 주점에는 폐물 같은 옛날 타펠 클라비어[탁상 건반악기]가 한 대 있었는데, 가느다랗고 베일에 싸인 듯한 소리를 냈고 줄 몇 개가 나간 데다 조율도 엉망이었습니다. 이 피아노에 앉아 쇠크는 우리에게 여러 오페라의 일부 혹은 전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인 가족은 모두 반해서 귀 기울였고. 비트만도 이 악기를 한번 시험해보고 싶어져 그 앞에 앉아 용감하게 건반 몇 개를 짚었습니다. 그러나 금방 화들짝하며 다시 일어섰다. 나도 악기를 시험해본다고 몇 개 음을 쳤고 이 폐물에서 음 비슷한 걸 유도해낸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쇠크는 그 악기로 음악을 연주해낸 것입니다.
누군가가 소박한 선을 또는 테너를 부르고, 그 선율 곁에서 셋,넷, 혹은 다섯 개의 다른 목소리들이 부르며, 이 목소리들은 그런 소박하고 단순한 선율 혹은 테너를 둘러싸고 마치 환호하듯 반주하고 뛰논다.- p.121
요제프 크네히트는 목사가 됩니다. 하지만 그 일에서 만족을 찾지 못하고 오르간을 연주하고 프렐류드를 작곡하며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것을 듣게 됩니다. 아주 늦게야 비로소 더 이상 젊지 않은 때, 바흐의 음악 소리가 그에게 찾아옵니다. “한 사람이 살았다. 그는 내가 찾던 모두를 가졌다. 나는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만족한다. 내 인생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체념하고 오르간니스트의 삶을 산다.”
그는 음악을 “미적으로 지각 가능한 순수한 현재이자, 찰나의 순간이 과거 및 미래와 합일을 이루는 마법”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모든 예술 장르 중에서도 음악을 가장 높은 곳에 내세웠다. 어느 편지에서는 “음악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경탄을 바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다. 다른 그 어떤 예술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악은 헤세의 세계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헤세는 문학뿐 아니라 회화, 음악, 식물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자연을 사랑했지만, 그중에서도 다른 어떤 예술 장르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음악과 깊고 특별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헤세 서거 60주기를 맞은 해에 출간되어 더욱 뜻깊은 책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는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한 헤세의 수정 같은 아름다움과 심연처럼 어둡고 깊은 성찰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헤세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는 저자의 바램입니다. 헤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음악과 문학의 만남이 그의 작품을 더 깊게 사유하기를 바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