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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평점 :
박노해 사진에세이 세트- 길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우리 모두는 길 위의 사람들, 길은, 인간의 길이다.”-박노해 시인
해질녘 다리 위 네온사인,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길게 줄지어 선 차량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요?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인생이란 끝없이 갈라지는 두 갈래 길에서 고뇌하고 결단하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박노해 사진 에세이 세 번째는 ‘길’입니다. 내 인생의 이유와 의미를 묻고 찾아가는 길,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78억 세계의 사람들은 오늘도 길을 잃지 않고 집으로 모두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길은 어떤 길일까요?
만족 滿足이란 발이 흙 속에 가득히 안기는 것-박노해 시인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 새참, 인도네시아 농부들이 올벼를 심으며 새참을 든 여인의 첨벙이는 발소리가 반갑게 들립니다. 물소와 사람의 손으로 산비탈을 깎고 찰흙을 다지는 일은 힘든 노동을 요하는 일입니다. 일을 하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사진이 있을까요 시인은 장면을 한컷에 담았습니다.

삶은 가는 것이다, 그래도 가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
중국 남서부에 있는 티베트족 자치구, 중국에서는 시짱자치구라고 부른답니다. 황하가 처음 몸을 틀어 아홉 번 굽이쳐 흐르는 루얼까이 초원의 강물 위 붉은 석양이 내린다면 그 장관은 어떨까요. 세상의 끝 오직 히말랴야의 그늘 아래 신을 숭배하고 종교적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서둘지 말고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을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돌아갈 곳이 있고 돌아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박노해 시인
이슬람 최대 명정인 ‘이드 알 아드하’ 제12월10일에 지내는 이슬람교의 축제입니다, 아라비아 전지역에서 거대한 귀향 행렬이 이어집니다. 버스 지붕 위까지 빼곡히 앉고 서고 매달린 채 위험해 보이는 상황에 10시간이 넘고 2박3일이 넘는 고행길은 즐거운 길입니다.
어려서부터 70이 넘도록 야크를 돌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야크를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소목 솟과에 속하는 표유류로 대부분이 야생종이고 해발고도 4천-6천미터 이상에서 서식한다고 합니다. 야크 무리를 바라보는 한 노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흰 산의 눈물이 나를 키워주었고 그것은 고생한 어머니의 눈물이고 죽은 아내의 눈물이 내 가슴에 흘러 흘러 나를 살게 했다고 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아내를 그리워하는 모습일 겁니다. 사진 한 장이 가져다 주는 수많은 감정은 실로 놀랍습니다.
1957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나 16세에 상경해 낮에는 노동자로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며 1984년 스물일곱 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합니다. 박노해 시인은 느린걸음에서 사진에세이 4권을 출간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지상의 가장 멀고 높고 깊은 마을을 찾아다니며 지구시대의 유랑자로 지도에도 없는 마을을 찾아 다니며 쓴 시와 사진을 감상할 좋은 기회입니다. 2010년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작품으로 처음 시인의 작품을 접했습니다. 좋은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 거짓 희망이 몰아치는 시대 박노해 시를 읽고 아프다면 그대는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시인은 말합니다. 얼굴 없는 시인으로 노동운동을 하다 1991년 체포되어 무기징역에 처해집니다. 1998년 옥중 에세이<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하고 1998년 7년 6개월의 수감 끝에 드디어 석방이 됩니다. 파란만장한 시인의 삶은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라 카페 갤러리’에 방문해 하루 展 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의 하루, 내가 살고 싶은 하루는 어떤 것일까요. 오늘 하루 얼마나 감동하며 깨달았는가 얼마나 감사하며 나누었는가, 얼마나 감내하며 사랑했는가. 티베트에서 페루, 에티오피아 등 지구 인류의 다양한 하루를 담아낸 37점의 흑백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내가 살고 싶은 하루’를 그려보기를 원하는 시인의 마음입니다. 누구나 주어진 ‘하루’라는 의미가 어떻게 생활하고 쓰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소중히 주어진 하루를 아낌없이 나누고 사랑하라는 시인의 <하루>의 울림을 줍니다. '사진에세이 03 길' 은 팬데믹으로 힘든 모든 사람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길' 누구라도 이 지구별에 목숨 받고 태어난 날, 이번 생에 꼭 해야만 할 소명이 있어 자기 운명의 길 하나 품고 나오지 않았을까 박노해 시인은 말합니다. 모두에게 길을 잃지 않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