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천경자 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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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0 “그렇다. 사막의 여왕이 되자, 오직 모래와 태양과 바람, 죽음의 세계 뿐인 곳에서 아무도 탐내지 않을 사막의 여왕이 되자.

천경자 화백이 20대에 본 영화 <카사블랑카>의 여주인공 일사 런드 역을 맡은 잉그리드 버그만이 된 기분으로 다카르 공항에서 이륙 사하라 사막 위를 날아간 비행기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닿았습니다. 돌과 모래, 선인장 모래가 푹신한 보료인 양 꽃뱀처럼 꿈틀거리며 모래 위를 구르는 화가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아프리카 마지막 여행지는 고대 이집트 땅이었습니다. 피라미드 보다 낙타를 그리기 위해서 였다고 하니 다음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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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천경자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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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4 녹색에 덮인 나이로비는 유럽을 방불케 하는 청결한 도시이고,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꽃들이 지천이었어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보낸 화신은 환상의 거리라는 화제가 붙은 세련된 도시풍경이었어요. 아디스아바바를 떠나기 전날 밤, 천선생님은 아프리카 지도가 튀어나와 서쪽 하늘에 떠 있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를 보고 죽으라”는 운명같은 암시 같기도 했구요

아프리카에서 결심합니다. 좋은 화가가 되고 싶다고 꿈은 이루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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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천경자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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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0 “사막의 여왕이 되자, 오직 모래와 태양과 바람, 죽음의 세계뿐인 곳에서 아무도 탐내지 않을 사막의 여왕이 되자.”

오직 더 살고 싶고자 하는 집념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게 되는군요, 잃어버린 삶의 의지를 되찾고 나약해진 자신을 자극하기에는 여행만큼 좋은 일도 없습니다. 사하라 사막, 낙타행렬, 오아시스. 신기루, 후려치는 열대의 폭풍우, 꽃, 태양, 흑인들의 카니발, 그리고 비행기에서 카사블랑카에 내릴 때의 감동과 감격을 천경자 화백은 느꼈습니다. 1974년 그 당시에만 해도 여자 혼자의 몸으로 아프리카에 간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해 보면 그 보다 더 힘든 여행도 감수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무언가 하지 않으면 , 지금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앞으로의 일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아프리카에서의 여행이 부디 좋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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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천경자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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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 내 인생길 썩은 새끼줄 타기 20여 년, 설움도 많고 멸시도 많이 받았어요. 아직 원귀의 한이 살을 못 풀고 있다면서 험상궂은 일이 있을지도... .

천경자 화백은 <폭풍의 언덕>과 <레베카>를 읽으면서 에밀리 브론테와 아픈 동생 옥희를 생각하며 위로했습니다. 상호의 마음은 떠난거 같은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을까요. 가정이 안정이 되어야 작품활동도 활발하게 할수있을 텐데. 라일락 향기가 동네를 풍기던 그런 날 그는 그렇게 또 떠나버렸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작가의 사생활과 그 당시 심정이 잘 표현된 책입니다. 책의 제목이 붙여진 경위를 점점 실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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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천경자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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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 천경자 화백이 뱀을 택한 것은 당시의 상황이 뱀이라도 그리지 않고는 살 수가 없어서였다고 봅니다. 그걸 징그러워 못 그리겠다면 삶마저 포기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선택한 소재라는 것이죠.

대한미협전에는 <닭>과 <개구리>만 걸리게 되고 <생태>는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다방의 주방 구석에 전시가 끝날 때까지 세워놓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방 구석에 여자가 그린 뱀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손님이 주방 안으로 들어가 뱀을 선전하고 알린 분이 오상순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정물과 풍경만 그리던 시대에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합니다. 천경자 화백은 “뱀은 나의 돌파구였고, 뱀 그림은 자신을 수렁에서 건져낸 수호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동경에서 만난 이씨와 결별을 하고 운명처럼 만남 김씨 성을 가진 남자는 처자가 있는 몸이었다고 합니다. 홍익대 미대 교수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살면서 행복도 맛 보았지만 그 그림자도 깊었다고 합니다. 화가가 아닌 여자의 일생으로 보아서는 그리 평범하지 않는 길을 걷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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