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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평점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
대상 수상작에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 선정
2021년 한국문학을 빛낸 최고의 단편소설을 엄선한 올해로22회를 맞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영광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미조야, 내가 가발 공장을 다녔더라면 내 정수리가 이러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미조의 서울생활은 반지하 전셋집이었다. 장남이자 오빠 충조는 공시생 백수 집안에 아무 보탬이 안되고 미조는 이직과 퇴사를 반복하고 유일하게 의지하는 수영언니는 경제적 형편이 나아 보인다. 소설 속에서는 각자의 속사정으로 이해 안 가는 말을 저마다 자기 합리화시킵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한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품의 대상작은 이서수작가의 <미조의 시대>가 영예에 올랐습니다. 작품은 청년 여성 ‘미조’를 주인공으로하여 젊은 사람들이 겪는 취업과 주택문제의 현실을 들여다보면서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르고
우리 사랑도 흘러간다.
왜 이다지 생각나는 걸까.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새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미라보사 양복점, 제가 어릴적엔 양복점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멋쟁이들은 기성복을 사입지 않고 몸의 치수를 재서 딱 맞은 양복을 입고 다니던 시절이었지요. 김경욱 작가의 <타인의 삶>에서는 양복장이였던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으로 장남인 주인공은 혼돈에 빠집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이해하지 못할 유언으로 자신에게 숨겨진 형이 있었던 것인지 아버지의 장례 내내 골똘히 생각해보니 중학생 형이 집에서 며칠 지낸 기억을 떠올립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기에 살아생전에 무슨 말씀이라도 해주셨을 것입니다. 자로잰듯 반듯하게 생활하셨던 아버지의 삶속에도 가족들에게 숨기고 싶은 반듯하지 못한 구석하나는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김경욱 작가의 타인의 삶이었습니다.
p.269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충돌하고 깨진다. 깨진 잔여물은 타인을 위협하고 상처는 영영 남는다.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최진영작가의 <차고 뜨거운> 중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 엄마와 딸, 하지만 사소한 말다툼을 하는 사이이기도 합니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와 서로 다른 가치관, 좋은 것만 보여주고 예쁜 것만 먹이고 곱게 키워 주셨지만 어느새 자라 강요당하기 싫은 고집센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최진영 작가의 <차고 뜨거운> 작품에서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딸은 죽고 싶을 때도 있었고 집에 불을 질러서 모두 없애 버리고 싶은 마음까지도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이상 그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어도 “전부 너 걱정돼서 하는 소리잖아. 세상이 네 뜻대로만 굴러가는 줄 알아?” 엄마의 불행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딸의 꿈, 성취, 결혼도 비관적으로 보는 엄마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엄마는 이렇게 살았지만 딸은 엄마보다는 행복 했으면 좋겠다 하며 격려해 주었어도 독자들에게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가들 모두 앞으로 좋은 활동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