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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5 - 백성의 왕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평점 :

고구려 5 고국원왕 : 백성의 왕
“두려움이란 내일을 생각할 때에만 있는 법.”
“범이 노루를 잡는 데에 뒷일을 생각하는가!”
묘용부 장졸들은 온통 재로 뒤덮인 광경에 진저리를 치며 모용황을 애타게 찾기 시작했는데 심한 화상으로 몸의 절반이 알아볼 수 없게 일그러진 모습에 말라붙은 피와 진물로 범벅이 된 모용황은 타다 남은 옷만이 겨우 그의 신분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태왕 사유의 명으로 수만 군사는 불길을 잡기 위해 노력했고 모용황에게 고개를 숙이며 화친을 청했습니다. 천가지 만 가지 의문으로 가득했던 전장 산 위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태후 주아영이었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당신의 선택이 틀렸음을 하늘을 보며 울부짖으며 지어머니의 도리, 태후의 도리, 어미의 도리도 이제 모두 내려놓겠다고 금관을 둔 채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한때의 궁핌함이란 그때를 넘기면 아무것도 아닌 법, 고구려 전역에 쌓일 석성은 천년을 지속하여 백성의 목숨을 살리는 터전이 될것입니다. 전쟁을 싫어하고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태왕 사유와 정반대로만 가는 고구려는 수십년의 걸친 불화 끝에 결국 사유에게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싸움이란 이긴다고 생각하는 쪽이 이기는 법입니다. 이기는 자는 잘 때릴 방법만을 생각하고 지는 자는 잘 피할 방법만을 생각하니 전장의 승패란 처음 마주치는 순간의 사기에 결판이 나는 것인 것을 일방적인 승세를 점하는 부여군을 바라보며 새로이 등장하여 세력을 떨치는 백제군은 견고한 평양성의 성문이 뚫리고 방벽이 무너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p.124 축성의 첫 가래질이 시작된 곳은 환도성이었다. 환도성은 본디 졸본성과 국내성에 이어 고구려의 세 번째 도읍지였는데, 동천왕 21년에 위나라 유주지사 관구검의 침공으로 무너져 평양성으로 천도한 이후 백 년 가까이 폐허로 방치된 상태였다. 사유는 무슨 까닭에서인지 무너져 내려 기틀만 남은 옛 도성을 재건하라 명하였고, 대형 울지를 축성 책임자로 임명하여 공사를 재촉했다.
p.294 임금과 백성이란 가장 무거운 인연으로 묶인 것이니라. 임금은 굳이 백성에게 베풀지 않아도, 백성은 굳이 임금을 사랑하지 않아도 이 인연이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법이니 굳이 드러내 보이려 하지 않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불심을 쌓는 것만큼 훌륭한 일이 어디 있을까!
왕자 시절부터 태왕 재위 기간 내내 평생 외로움 속에 살아왔고 폐허가 된 환도성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실상은 쫓겨 나가는 등 고금의 역사를 통틀어 그 누구보다도 초라하고 비겁한 왕은 없었습니다. 태왕 고사유는 백성을 한없이 사랑했으나 오히려 백성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불운한 군주, 어머니와 정도 나누지 못하고, 아우 무에게는 평생 짐을 지고 살아가야 했던 이승에서의 생을 왕위에 오른지 41년 되던 해 10월 고국원의 벌판에 묻혔습니다.
6원 소수림왕 한의 바다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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