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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날도 이유는 있어서 - 어느 알코올중독자의 회복을 향한 지적 여정
박미소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평점 :

취한 날도 이유는 있어서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성실활동으로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무엇이든 적당한게 좋은 법이지만 그 적당함을 유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취한 날도 이유는 있어서>의 저자 박미소도 그런 ‘애주가’ 중 하나였습니다. 술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업계인 언론계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폭음과 과음은 일상이었고, 육아와 일의 고된 병행을 견디게 해주는 유일한 친구는 부엌에 서서 들이켜는 술 한 잔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알코올중독임을 인정한 저자는 스스로 정신과를 찾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중독에서 벗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았습니다. 워킹맘의 힘든 일상을 우리사회는 언제쯤 이해해 줄까요.
p.7 나는 달콤하고도 해로운 단 하나의 사랑에 평생을 사로잡혀 있었다.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술을 마실줄은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량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 전혀 마시지 못한다면 환영받지는 못합니다. 한국사회는 술꾼에게 무한정 관대한 나라이고 설령 과하게 마시는 사람이 있다 해도 사회생활 잘하는 타입, 분위기를 잘 띄우는 스타일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술은 담배, 커피와 같은 기호 식품이고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덕분에 중독자들도 사회의 묵인 아래 자신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중독이라는 것을 결국 자의든 타의에 의해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책에는 알코올 의존을 겪는 사람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갈등은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가정 사회에서 따뜻하게 보듬어 줄 준비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255 다이어트는 ‘적게’먹고 배고픔을 견디는 것이지만, 금주는 한 방울이라도 마시면 실패로 돌아간다.
다이어트와 금주를 비교했듯 식욕과 음주 요구는 사람 뇌에서 거의 비슷한 기계로 작용하면서 중독으로 몰고 간다고 합니다. 실제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도 계속 음식에 탐닉하는 것을 음식중독이라고 하듯이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 버릇처럼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식도 그렇듯 알코올도 사람들은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평가를 해버립니다. 겪어 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여성으로서, 직업인으로서, 딸로서 느껴온 좌절감, 바닥을 치는 자아 존중감을 술로 달래며 살아온 작가가 술과 자신과의 애증의 관계를 그리고 치유 과정을 글로 쓴 책입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직장을 잃거나 회사가 도산하고 하던 장사를 정리하고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로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회에서 그것을 보듬어 주길 기다리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책은 알코올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하는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