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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평점 :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넓게 보면 인생이지만 저자는 산의 의미에 먼저 집중했습니다. 세 개의 덩어리로 나뉜 산의 컬러를 통일하고 사이사이에 제목자를 넣어 일주일만에 아버지와 아내 도라와 아들 가스파르의 죽음을 겪은 남자, 토마스 이야기, 사로고 아내 마리아를 잃은 병리학자 에우제비우이야기, 40년간 함께해온 아내와 사별한 캐나다의 상원의원 피터, 이렇게 세 이야기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 표지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우선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사랑은 집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수도관은 거품이 이는 새로운 감정들을 나르고, 하수구는 말다툼을 씻어 내리고, 환한 창문은 활짝 열려 새로이 다진 선의의 싱그러운 공기를 받아들인다. 사랑은 흔들리지 않는 토대와 무너지지 않는 천장으로 된 집이다.

p.17 1주일 사이에-가스파르는 월요일, 도라는 목요일, 아버지는 일요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심장은 터져버린 고치처럼 풀려버렸다. 거기서 나비는 나오지 않고 잿빛 나방이 나와서, 영혼의 벽에 들러붙어 날아가지 않았다. 두번의 장례식이 있었다. 한 번은 시골 출신의 하녀와 그녀의 사생아를 위한 장례로 하잘것없이 치러졌고, 또 한 번은 부자의 가난뱅이 형을 위한 호화로운 장례식으로 조문객들은 사려 깊게도 고인의 사업 실패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나는 자유로운 자들이 아니라 자유롭지 못한 자들의 목자가 된다. 자유로운 자들에겐 자신들의 교회가 있다. 내 무리의 교회는 벽이 없고 주님께 이르는 천장도 없다. 코마스는 폐와 눈으로 주변의 광활한 교회를 포르투갈의 비옥한 매력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여행의 첫날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p.92 내 안에서 어둠이 피어난다. 영혼을 짓누르는 해초. 나는 천천히 씹는다. 맛이 나쁘지는 않고 혀에 닿는 촉감이 불쾌할 뿐이다. 주님, 얼마나 더 오래 있어야 할까요. 얼마나 더 오래? 몸이 좋지 않은 게 느껴지고, 사람들의 시선에서 내가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을로 걸어갈 때면 나는 지친다. 대신 나는 해안으로 가서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p.187 그것은 다시 한번 예수가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야기가 혼례식이라면 우리 듣는 이들은 통로를 걸어 들어오는 신부를 지켜보는 신랑이죠. 상상의 완성이라는 행위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가 탄생하는 거예요.
이야기의 주제는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진실과 허구 등의 문제를 다룹니다. 영국 추리 소설가 에거서 크리스티의 열렬한 팬이자 직업적으로 늘 죽음을 대하는 병리학자 에우제비우는 미스터리한 사고로 아내를 잃고 새해를 맞이하던 밤 죽은 아내가 방문하는데 환상일지라도 무슨 메시지를 주기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 되는 부분입니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소설속에 죽은자와 사람 그리고 상상의 동물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낸 세사람을 통해 포르투갈엔 높은 산이 없는 것처럼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 넘지 못한 산, 즉 넘지 못할 고통은 없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정신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