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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평점 :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완독
덴마크 최초의 소수 민족 여성 국회의원이 된 외즐렘 제키지의 하루 일과는 혐오 메일을 삭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주민이라서, 무슬림이라서, 여성이라서, 차별금지법을 찬성해서...... 그들에게 그녀를 혐오할 이유는 많았습니다. 혐오의 강도가 심해져 가정까지 위협하자 그녀는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꼈고 그들을 직접 만나기로 합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다름이 혐오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대화뿐이다,” 이제 혐오와 대화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은 기대할 수 없을까요. 지금도 어디선가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단 한명도 생기지 않기를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를 읽고 있습니다. 피부색을 본인이 선택 할 수 있나요? 인종차별주의, 혐오감, 무력감, 좌절감은 어느 민족 집단에나 어느 사회 계층에나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은 대체 왜, 어떠게, 그리고 누구로부터 생겨나는 걸까요? 저자는 이책을 통해 근본적 가치를 시험에 들게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100여 년 전만 해도 여성에게는 투표권이 없었고 44년 전 덴마크에서는 낙태가 불법이었고, 36년 전만 해도 동성애를 질병으로 여겼으며, 아동에 대한 체벌이 불법이 된 건 고작 20년 전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데 타인에 대한 차별은 왜 없어지지 않는 것일까요. 저자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용어를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합니다. 인종차별주의자란, 인종이나 종교, 민족성, 섹슈얼리티, 젠더, 나이에 따라 특징지어지는, 자신과 다른 인구 집단에 대해 혐오적 편견을 지닌 사람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저자 본인도 인종 차별주의자였다고 했습니다.
책을 읽어 보니 사회가 먼저 올바른 의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각인시켜 버리는 보도는 나쁜 편견을 가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책은 그녀가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명하게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주민들이 자신의 나라 덴마크 망치고 있다며 잔뜩 화가 난 덴마크 극우주의자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차별과 편견 속에 자라 덴마크를 경멸하고 스스로를 ‘루저’라 생각하는 이주민 아이들, 성차별을 당연시하고 동성애를 혐오하며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을 만나 그들을 ‘다시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저자의 주된 계획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들이 느끼는 무기력, 좌절, 분노의 원인을 찾아보고 이해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과 평화가 아닌 분쟁과 전쟁을 조장하는 일부 종교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 등등을 두루 만나며 대화를 한다고 다 이야기가 통하지는 않았겠지요. 저자는 때로는 화도 났고, 가끔은 절망했으며, 이따금 희망도 발견했습니다. 그래도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입니다.
내가 덴마크에서 대화 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고 고집스레 주장했을 때 나더러 순진하다고 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들이야말로 여기 와서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한다. 대화를 포기하고 혐오에만 사로잡히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p.398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벌리는 잔혹한 전쟁에 세계 각국에서는 반드시 댓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평화를 원하고 죽음을 당하는 시민들에게 러시아 더 이상의 대화는 기대 할 수 없을까요. 팔레스타인은 어떤가요. 여성들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남성들은 길모퉁이에 모여 앉아 주사위 놀이를 하고, 아이들은 공을 차고 있는 평범한 일상 하지만 여기는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의 존재를 거의 잊어버릴 즈음이면 눈앞에 장벽이 나타나 있는 곳 “함께 대화할 수 있는 한 장벽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 했던 미카엘의 이야기, 어느 날 저녁 정착민들이 창문 안으로 던진 폭탄으로 두 아들을 잃은 가산, 하지만 이 가족은 절대로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떠나면 저들이 이기는 거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덴마크에서 대화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고집스럽게 주장했던 저자에게 순진하다고 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빛나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