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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 삶의 완성으로서의 좋은 죽음을 말하는 죽음학 수업
박중철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4월
평점 :
일시품절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완독
“잘 죽는다는 것은 잘 사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죽음에 관해 죽음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죽음을 입밖에 꺼내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3명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 황폐한 죽음의 문화를 냉정하게 짚어내면서 왜 친절한 죽음이 모든 이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지 의학과 철학, 사회·역사적 근거들과 이론들을 통해 차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인생에 한번은 맞이할 죽음에 관해 삶만큼 중요한 죽음에 대해서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호스피스 의사, 과거 재난지역을 누비는 긴급구호 전문가인 저자를 통해 초라하지 않고 후회없는 죽음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2018년 2월 우리나라는 19세 이상 성인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저도 몇 년 전 오랜시간 공부하고 고심 끝에 신청을 했습니다. 책에는 2008년 세브란스 병원 김 할머니 사건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기관지 내시경 검사 도중 발생한 출혈로 지속 식물 인간 상태에 빠진 할머니는 3개월째 기계호흡장치로 연명 중이었으나 가족들은 연명의료 중단을 병원에 요청했고 병원은 거절한 일입니다. 이에 가족은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호흡장치를 제거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심장은 뛰고 있으나 의학적으로 이미 죽음에 임박한 임종 과정에 들어간 것은 현재의 연명이 무의미하다고 내려진 결론입니다. 생명 자체에만 집착할 뿐 그 결과 의미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던 한국 사회 의료계에서 큰 의미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환자 자신과 가족들의 삶도 망가뜨리는 연명을 저도 반대하는 쪽입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의 환자는 죽을 수 있는 권리도 스스로 갖지 못합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일이므로 존엄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삶은 자신의 정체성이 지켜지는 결말을 통해 온전히 완성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는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인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통 없이 잘 죽을 수 있는 권리와 스스로 자기 죽음을 살아낼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삶을 사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병원 사망보다 더 나쁜 죽음은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잘 죽는다는 것은 집에서 죽는 것이라고 하고 옛날부터 밖에서 죽는 것을 객사했다고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도 못한 채 병원에서 낯선 사람들 속에서 외롭게 죽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년 넘게 수많은 사망 환자 곁을 지켜온 저자는 우리 사회의 비참한 죽음을 통해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좋은 죽음을 위해 좋은 삶을 사는 것 중요한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