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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숲속의 로맨스/ 엉클 사일러스 / 공포, 집, 여성 세트리뷰
숲속의 로맨스 첫문장- “추악한 욕망이 마음을 사로잡으면 따뜻하고 너그러운 감정은 얼어붙고 맙니다.”
열정과 탐욕, 음모와 범죄, 출생의 비밀까지 고딕서가의 작품 고딕소설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앤 래드클리프의 숲속의 로맨스입니다. 피에르 드 라 모트는 한밤의 파리에서 야반도주를 합니다. 이제 그는 집도 절도 없이 비참한 망명생활을 시작하며 독일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도 작별을 고하지 못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의 신사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처음부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주인공 아들린은 풍성한 적갈색 머리타래가 가슴을 뒤덮어 아스라이 가리고 있긴 하였으나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매력을 감출수는 없는 외모 아름답다는 표현이 그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런 그녀도 라 모트 일가와 함께 프랑스 남부 숲속 폐허가 된 수도원에 숨게 되는데 경악스웠던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누가 아버지의 방에 들어간 걸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그토록 오래 기다려온 손님이었다. 아버지가 날 홀로 두고 알 수 없는 여행길에 함께 오를 손님 침입자는 바로 죽음이었다! ---p.216 엉클사일러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왜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났을까요? 그 이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지만 모드의 아버지는 영국 국교를 저버리고 이상한 종파로 개종을 했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가정교사 마담 드 라 루이제르가 모드를 돌보는데 여러 문장에서 보듯 모드를 가스라이팅하는 것 같습니다. 착한 아이가 되기를 강요하고 어린 악당이라고 부르며 손가락을 꺽어 버리고는 살살 문지르고 호호 불어 불어라 하며 아버지의 유언장에 집착을 하는걸 보니 무서운 속내가 들여다 보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 되는데 모드의 엉클 사일러스는 등장이 늦어진다는 점 독자의 마음을 초조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아버지는 왜 문제 많은 엉클에게 자신의 딸을 맡겼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사일러스는 저택에 닥칠 강제 집행을 피하기 위해 도피해야 한다는 구실을 대며 마담에게 프랑스로 모드를 데려갈 일을 맡기고 마담과 모드는 도버 해협을 건너기 위해 런던을 경유해 도버로 향했는데 바트램-호프 이상한 호텔에 갇히게 되는 모드 사일러스 삼촌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커즌 모니카 놀리스의 역할이 중요해 보이는데 모드는 성장하는데 쉽지 않은 난관들 그리고 물리적 세계와 영적 세계를 잘 접목해 훌륭한 스토리에 빠져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고딕, 공포, 판타지, 스릴러, 추리의 완벽한 조화, 모드는 사일러스 삼촌에게서 그리고 마담의 저주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을지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이 넘치는 내용이었습니다.
‘거절해도 난 보고 말 거야. 내가 알아낼 거야. 분명히 무슨 일 때문에 폴이 꺼림칙한 거 같아. 내가 폴을 도와줄 수도 있는 일이잖아.’---p.278 공포,집,여성 중에서
처음엔 고딕 소설이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고딕서가의 작품을 여러권 읽다보니 공포와 로맨스의 요소가 결합된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고딕소설은 특히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성행했으며, 고딕소설이란 명칭은 중세의 건축물이 주는 폐허스런 분위기에서 소설적 상상력을 이끌어 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높은 첨탑과 미로와 같은 지하실이 특징인 고딕양식의 건축물이 천국과 지옥, 혹은 인간내면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며, 그러한 상징성이 고딕장르를 대변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공포, 집, 여성 과 엉클 사일러스, 숲속의 로맨스 총 3권으로 양장본으로 멋진 표지의 디자인과 컬러가 독자에게 먼저 즐거움을 줍니다. 가을이 어느새 자취를 감춘 듯 보이는 스산한 날씨에 고딕서가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