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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9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여성 작가로서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초기 대표작이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896년 발표후 1906년부터 1916년까지 20년에 걸쳐 개작이 되어 이 작품은 1916년 완성본입니다. 이탈리아 세르데냐 중동부를 아우르는 누오로 지방의 오솔길에 잘 익은 포도송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해질 녘을 배경으로 황폐한 마음에 싹튼 악에 운명을 내맡긴 존재들이 지은 죄와 죄책감의 내적 갈등을 다룬 소설로 작품의 인물들의 내적 갈등이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이탈리아 본토와는 또 다른 사르데냐섬의 풍경과 문화도 궁금한 내용입니다. 거짓과 배반, 허영과 기만의 소용돌이 속 악의 길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이것은 분명 사랑의 열병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마리아를 향한 피에트로의 멈출 수 없는 사랑의 감정들이 달리는 폭주 기관차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가 죽은 뒤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는 인생에서의 마지막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리아가 포도밭에 왔던 그날을 생각하며 난 그 여자의 애인이 되어 부모에게 억지로라도 결혼허락을 받아내 행복할 수 있었는제 그러지 못한 그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습니다.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을 독자는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죽여야해.죽여야 해! 피에르토는 누군가를 죽여야 했고, 목이 타는 끔찍한 갈증을 풀기 위해 인간의 피를 마셔야 했다. ---p180
“세상에 있는 모든 물건은 전부 모든 인간의 소유지요. 그걸 자기 걸로 만드는 법을 잘 알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물건을 ...... .” ---p.200
인간은 다 평등할까요? 고전 작품들을 읽어보면 신분의 격차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많습니다. 악의 길에서 피에트로는 하늘을 나는 새들보다 인간은 어리석다고 말합니다. 그라치아 델레다 작가도 냉정하게 작품을 써내려 갑니다. 피에트로에게는 한번도 온정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금지된 사랑 앞에 인간의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저지르는 죄는 우리의 인생이 선과 악의 투쟁으로 등장인물의 섬세한 내적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피에트로는 마리아를 사랑한 걸까 아니면 오르지 못할 신분의 벽을 갖기 위해 소유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듭니다. 그는 사랑과 부를 누릴 수 있었는데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합니다. 프란체스코와 마리아의 결혼식을 막을 방법을 피에트로는 찾을까요? 그것은 간절히 원하는데 정직하고 합법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불행을 프란체스코의 탓으로 돌리고 권총을 훔치러 누오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부싯돌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자신과 함께 체포된 농부들에게 불을 구하러 가지 않았다면 피에트로의 문제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이 자처한 것을 모르고 다 남의 탓,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며 한 번 뿐인 인생을 망치고 있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죄를 저지르고 죄책감에 빠지면서 이 작품은 우리의 한편의 인생파노라마 같았습니다. 그럼 마리아는 또 그를 향해 정직했을까요? 비천한 출신의 하인들을 경멸했지만 성실한 피에트로의 구애를 확실히 거절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피에트로의 거침없는 행동을 다 받아주면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안락한 결혼은 다른 사람 사랑은 없지만 원하는 조건에 맞는 프란체스코와 결혼생활을 꿈꾸는 이중적인 태도가 불어온 피에트로의 악의길은 오직 마리아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즌4 결정적 한순간 악의길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