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3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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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문학동네 작품 <바퀴벌레 /2021> 로 먼저 만나본 작가의 작품입니다.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최고작이자 전 세계적인 메가셀러 속죄가 새롭게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이언 매큐언은 인간의 내면과 본성을 타인과의 관계, 그 관계가 확대되어 이루어진 사회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갈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한 작품은 그의 모든 것이 집약된 필생의 역작으로 손꼽히며 원작을 영화화한 어톤먼트로(2008)도 먼저 알게 된 작품입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되어 원작으로 읽었습니다.

 

 

자신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믿는 브라이어니는 이제 다른 차원에서 만족을 찾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자기만의 비밀이 생겼다는 짜릿함뿐만 아니라 세상을 축소하여 손안에 넣는 즐거움까지 맛보게 해주었고 단 다섯 페이지 안에 세상을, 장난감 농장보다 훨씬 더 기쁨을 주는 세상을 그려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상상력은 지나친 상상을 넘어 없던 일도 사실로 만들 만큼 자신에게는 용기와 확신을 언니 세실리아와 남자친구 로비에게는 인생을 돌이킬 수 없게 망쳐놓았습니다.

 

 

눈으로 확인하기에는 너무 어두웠다. ---p.249

 

 

미안하다는 말은 화분을 깨거나 생일을 잊었을때나 할 법한 말입니다. 맞습니다. 이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말로 지난 시간 고통받은 것을 보상해 주지는 못합니다. 열 세 살 소녀 브라이어니가 자신이 상상한 것을 진실이라 믿고 행동함으로써 언니와 언니의 연인을 파국으로 몰게 된 잔혹하고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어린 브라이어니의 말만 듣고 사촌의 강간범으로 몰아간 사건의 부실수사를 한 어른들의 책임도 분명 피할 수 없습니다.

 

 

상상력이란게 이렇게 위험한지 속죄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어떤 위력을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을 밖으로 표출했을 때 나타나는 일은 모두 본인의 책임이지만 작가를 꿈꾸는 브라이어니는 분수대 앞에서 벌어지는 언니 세실리아와 연인 로비의 승강이를 통해 언니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언니에게 그때의 일을 한번이라도 물어보지 않았을까요? 그 점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된다는 것을 그때는 어려서 몰랐을까요? 연극의 대본을 쓸 수 있는 아이가 이게 어리다고 넘어갈 일인가요?

 

 

범죄가 있었다. 그러나 그 곁에는 사랑하는 두 사람도 있었다. 연인들과 그들을 위한 행복한 결말, 이것이 밤새도록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다. ---p.531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의도치않게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면 속죄할 방법은 반드시 찾아야 하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 대단히 인색합니다. 속죄의 1부에서는 2차세계대전 이전인 1935년 어린 브라이어니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죄를 짓는 과정이, 2부에서는 시간이 지나 1940년 브라이어니의 행동으로 파멸을 맞은 가장 큰 피해자 로비 터너가 전쟁터에 나가는 과정, 3부에서는 뜻밖에도 작가가 아닌 간호사가 된 브라이어니가 속죄를 위해 언니와 로비를 만나는 일이 그려집니다. 이야기가 평범한 스토리일 수 있지만 작품을 끝까지 읽어야 고개가 끄덕여지는 마지막 반전을 기대해 보시길 먼저 읽은 독자로서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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