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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메모리엄 - 2024 올해의 영국 도서상 데뷔 소설 부문 수상
앨리스 윈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잔혹한 참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서사시! <인 메모리엄>
1학년과 2학년 내내, 엘우드는 늘 존 메이틀랜드의 방으로 불려가서 저학년 팀에 관해 의논했습니다.그는 메이틀랜드는 축구팀의 주전으로 뛰었고 따라서 위로는 교장부터 아래로는 신입생에 이르기까지 학교 전체의 숭배를 받았습니다. 소년들이 어둠 속에서 하는 행동은 모호한 상태로 유지되어야 용인되었고 암묵적이고 보이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한시적인 행동이어야만 했습니다. 메이틀랜드와 엘우드 모두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를 졸업한 뒤 청소년 시절의 관계를 버리고 훌륭한 여자와 결혼할 거라고 곤트는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매우 특별한 친구 사이였습니다.
따스한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제1차 세계대전 참호까지
두 동급생 소년의 금지된 로맨스 인 메모리엄!
엘우드가 보통 좋아하는 상대의 기준이 무엇이든, 곤트는 엘우드가 두 사람의 편안한 우정에, 서로 이용하기 좋은 편리함에 이따금 유혹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곤트는 그때 행동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고 바이에른의 들판에서 서로를 서투르게 더듬는 것으로 만족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 추억하며 자신의 비정상을 잊어야만 했습니다. 물론 엘우드가 그 일을 훗날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했더라면 ...
1914년 제1차 세게대전으로 수백만 젊은이들의 목숨을 삼키고 있던 때 전선의 참혹한 현실은 곤트와 엘우드를 비롯해 한적한 전원 기숙학교에 머물던 프레슈트 동급생들에겐 먼 이야기였습니다. 서면으로 전해진 선배들의 영웅적 전사 소식이 오히려 전쟁의 낭만성을 더할 뿐 게다가 곤트와 엘우드에겐 전쟁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서로에게 느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끌림이었습니다. 곤트는 엘우드를 향한 강렬하지만 금기된 감정에 시달리다 못해 충동적으로 입대에 망설임 없이 서명했으나 권투 링에서처럼 초조한 마음이었습니다.
나를 해치고 나도 스스로 해치겠다는 의지, 재난과 파멸로 향하는 충동, 그 무엇도 그를 그렇게 만족시키지 못했다. 곤트는 남자나 좋아하는 독일인 평화주의자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p.47
워터스톤즈 올해의 데뷔작과 올해의 소설을 동시에 석권한 유일한 작품
전쟁 속에서 피어난 퀴어 로맨스
입대를 감행하고 엘우드도 곧 그 뒤를 따라 전선으로 향해 곤트의 부대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죽음이 일만의 낭만조차 허락지 않는 눈앞의 냉혹한 현실로 다가오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참혹한 싸움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 이야기는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줍니다. 세계1차 대전이 배경이 된 ‘무기여 잘있거라’ 역시 대표적인 전쟁과 연애 소설입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이고 참혹했던 전쟁 속 기댈 곳 없는 사람의 마음도 대변해 줍니다. 덤덤하게 써내려간 이야기와 그 속에 숨은 사랑의 아픔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퀴어 로맨스의 대표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모리스>가 생각납니다. 사회적 제약 속에서 자기 수용에 대한 고뇌와 고뇌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진정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 프랑스 작가 엘리스 윈의 데뷔작 퀴어 로맨스입니다. 소설과 시 에세이등 퀴어가 서사인 주제의 작품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박상영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보듯 우리 사회는 지금 이런 작품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경험과 정체성을 가진 소설읽기 독자의 다양한 독서의 폭이 넓어집니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