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데아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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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첫문장 - 파리를 벗어난 비행기는 어느새 라바트 상공에 떠 있었다.

 

서울이데아는 우리 시대가 겪은 정체성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정체성 상실 문제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화를 이룩한 다수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으로 현대인들이 이 문제로 고통 받게 된 원인은 다양하게 지시될 수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꼽자면 뿌리 내릴 수 있는 고향의 상실, 정체성의 원형이 되어줄 무엇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서울 이데아는 몽상가들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기대가 됩니다.

 

첫문장 - 파리를 벗어난 비행기는 어느새 라바트 상공에 떠 있었다.

 

 

스무 살의 준서는 모로코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랐기에 그가 살아온 모든 곳에서 사람들은 그의 생김새만 보고 그를 한국인이라 불렀지만, 정작 그는 한국에서 단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늘 타인의 규정 속에 머물러야 했던 그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한국을 마음의 고향으로 상상하게 됩니다. 그곳이라면 더 이상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믿으며, 준서는 처음으로 서울에 가기로 결정하는데...

 


 

모로코에서 한국까지는 직항 노선이 없어 파리를 경유 인천행 비행기로 갈아타야했고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낯선 세상으로 간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그대의 나무가 될게요

기나긴 방황 끝에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그대의 고향이 될게요.

 

공항에서 준서를 반갑게 맞이한 건 아빠 친구 용선 아저씨였습니다.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문화를 배우게 됩니다. 준서에게 서울은 드라마를 통해 먼저 접한 도시였다. 그는 화면 속 서울에서 다정한 관계와 자연스러운 소속, 평범하지만 안정된 삶의 이미지를 발견합니다. 서울의 대학생이 된 그는, 주연 덕분에 SIA에 가입해 온전한 집단의 일원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장면들을 찾아 신촌의 캠퍼스를 걷고, 홍대의 밤거리를 헤매며, 촛불 열기로 물든 광화문 광장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현실의 서울은 기대했던 환상과는 다른 얼굴을 한 채 그를 이방인으로 취급할 뿐이었다. 자신을 닮은 서울의 한국인들은 정작 그를 또다른 이방인으로 ...

 

 

어쩌면 저는 서울 이데아를 꿈꾸고 한국에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한국의 많은 청춘들도 어떤 환상을 꿈꾸면서 서울에 온 게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서울이 단 하나의 이데아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곳에 사는 모두 각자의 서울 이데아가 있는 거죠. ---p.232

 

 

이데아는 플라톤이 만든 개념으로 모든 사물과 개념에는 완벽한 원형 본질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살던 준서가 그 나라에서도 이방인으로 한국에서도 낯선 이방인으로 적응해 정착하기까지 고뇌가 엿보입니다. 책은 한 개인이 인종과 국적 등 선천적으로 주어진 조건과 사회적 욕망 속에서 어떻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형성해가는지를 탐구해 나갑니다. 고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며 정체성은 소속감으로부터 정의되는지 준서의 방황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준서는 한국에서 진정한 한국인이 될 수 있을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찾기 위한 노력은 분명 준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숙제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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