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레이크넥 -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가
댄 왕 지음, 우진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브레이크넥 _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는가
‘변호사의 나라’ 미국 vs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후 승자를 결정지을 ‘본질’에 관한 실리콘밸리의 중국 전문가 댄 왕의 도발적 인사이트 <브레이크넥>은 출간전 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책으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중국 기술·산업 분석가. 글로벌 테크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레터 댄 왕의 작품입니다. 21세기 최후의 패권 경쟁을 벌이는 두 나라의 지도부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누가 최후 승자가 될까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실리콘밸리 최고의 중국 전문가인 저자 댄 왕은 이 책에서 미국을 가리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달성해왔으나 이제는 규제와 절차에 갇혀 물리적 역동성을 잃어버린, 핵 기밀 부품조차 손쉽게 만들 수 없는 빈약한 제조 역량과 노후화된 기반 시설만 남은 변호사의 나라’라고 정의합니다. 이에 비해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은 이공계 출신 권력자들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바닥부터 다진 절차식 지식과 압도적 건설 및 생산 역량으로 급부상했으나 억압과 통제의 대가를 뒤늦게 치르는 나라라고 말합니다. 21세기 최후의 패권 경쟁을 벌이는 두 나라의 지도부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누가 최후 승자가 될까 브레이크넥에서 살펴봤습니다.
1980년대만 해도 옷가지 등을 만들던 선전은 2007년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기지로 낙점되었고 이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스마트폰을 조립하던 선전의 노동자들은 폐기장을 돌아다니며 남는 부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로부터 전동보드와 가상현실 헤드셋, 드론, 전기차 등이 탄생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 세계 최대 소비자용 무인기 제조업체인 DJI 등 중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업의 본사가 선전에 위치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브레이크넥>은 '변호사의 나라' 미국, '공학자(엔지니어)의 나라' 중국이라는 관점으로 두 초강대국의 작동 방식과 미래 전략을 조망해 줍니다. 대부분 법률가 출신으로 이뤄진 미국의 사회 지도층은 주로 무언가를 가로막고 방어하는 데 능하지만, 대부분 공학자나 기술자 출신으로 이뤄진 중국 고위 지도부는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데 능합니다. 이 책은 지난해 미국 현지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뉴요커,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일제히 주목할 책으로 꼽으며 큰 반향이 일으킨 책입니다. 저자 댄 왕은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국 기술·산업 분석가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투자 분석 회사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에서 일하며 중국 기술업계를 조사했고 현재 스탠퍼드대 후버 역사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중국은 무언가를 세우고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는 공학자 중심 국가로 발전시켜 공학자가 선망받도록 설계된 나라로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시대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공학자와 기술자 출신을 정부 최고위층으로 끌어 올려 나라를 도약시켰습니다. 2002년에는 중국 공산당 최고 의결기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9명 전원이 공대 출신이었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칭화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을 아마 많은 사람들이 몰랐을 겁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단순한 토목이나 전기 기술 관련 전문가가 아닌 근본적으로 사회공학자입니다. 고대 중국 황제들은 새로 획득한 영토로 대규모 이주를 명령하거나 만리장성 혹은 대운하 건설을 위해 백성을 강제로 동원하는 등 개인의 사회적 관계를 철저히, 그리고 마음대로 재구성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고 지금 중국 통치자들은 과거 황제들보다 야심이 훨씬 더 컸습니다.

소비재, 도로, 철도, 항만, 신도시, 데이터센터…
무엇이든 빠르고 거대하게 생산하는 중국,
사법과 규제에 발목 잡혀 멈춰버린 미국!
반면 미국의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며 제조 가능 인력과 지식을 보존하지 못한 점을 저자는 지적했습니다. 팬데믹 당시 미국이 기본적인 물자 조달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나, 미국 국가핵안보국이 핵폭탄 제조에 꼭 필요한 기밀 부품 제조법을 잃어버리고 무려 6,900만 달러를 지출한 사건은 미국의 현실을 말해줍니다.
『브레이크넥』은 소프트웨어와 암호 화폐, 인공지능 등 가상의 대상에만 몰두하다가 현실 세계에서 제조 역량을 상실한 서구 국가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컴퓨터 연산 능력만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경쟁의 본질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닌 누가 더 잘 만드느냐에 있으며, 제조업과 하드웨어 역량이 국가의 핵심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기술 패권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금 미국에 부족한 건 새로운 건설을 위한 어려운 결단도 마다하지 않을 절박함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이제 법률가에게 모든 걸 세세하게 관리라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도 사회가 번영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하고 또 변화를 향한 열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 운영체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까지 책 한권에 짚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