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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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

 

사람들은 죽는 순간, 딱 한 가지만 기억해

 

보통 때라면 손님 한 명 찾기 힘든 새벽 두 시의 병원 매점. 가장 고요해야 할 이 시간, 언제부턴가 수상한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모두 그림자가 없다는 희한한 공통점을 안고 가게 앞에 나타나 두서없이 자신의 주문을 늘어놓기 시작하지만, 정작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매점 안에 없습니다. 집요하게 나타나 부탁하는 손님들을 거절하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은 결국 이들의 주문 수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로 하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희망의 이야기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조현선 작가의 장편소설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죽음, 장례식에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마음 따뜻한 미스터리 소설로 기대가 됩니다.

 

 

스무살 정나희가 일하는 곳은 병상수 200개 남짓한 작은 규모의 삼종합 병원의 1층 매점, 그녀는 대학 등록금을 스스로 마련하고 싶어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환자복을 입은 할머니가 산소호흡기를 끼고 눈에는 실핏줄이 전부 터지고 비쩍 말라 미라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마치 이 세상에 있으면 안되는 존재 같아 보였고 늦은 밤 매점을 찾는 손님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희는 조금씩 알아차리게 됩니다.

 

지금 내 말 이상하게 듣지는 말고, 그냥 묻는 거니까 ......

혹시 뭐가 나오니?”

 

.?”

밤에 혹시 여기나 바깥에 뭐 이상한 거 나오냐구.”

 

나희는 말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상한 것들을 보았습니다.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따돌림 받을까봐 못했지만 엄마와 아빠에게는 솔직히 말했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희도 좋은 일을 해야 해. 힘들 사람들을 도와주는 건 항상 좋은 일이라고 엄마는 항상 나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매점에는 없는 붕대와 알코올을 계속 사러 오는 청년 ,미용실 문 좀 대신 열어달라는 뽀글머리 원장, 다 잊어도 아내의 식사만은 꼭 챙겨야 하는 아저씨 등 생뚱맞은 부탁까지 하는 손님들을 나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이제 지는 해야. 내게 남은 이 세상은 저 끄트머리만한 크기만 남았어. 하지만 해가 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냐. 다음 세상으로 넘어갈 차례지.”

 

 



죽는 건 그냥 죽는 거야. 뭐가 있긴 있겠지만 직접 겪기 전엔 모르지.” 죽음 뒤의 세계는 모르지만 여기서 같이 살던 사람들이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나기 전, 마음에 걸리는 사소한 부탁들 들어줄 수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입니다. 누군가는 분초를 다투며 뛰고, 다른 누군가는 쉽게 잠들지 못해 밤을 지새우는 곳. 울음이 멈춘 뒤에도 불은 꺼지지 않고, 각자의 이유로 자리를 지키며 삶과 죽음의 운명을 기다리는 공간. 바로 그 병원 한복판, 1층 매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삶과 죽음의 서늘한 경계에서 뜻밖의 유쾌함과 뭉클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저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어서는 판타지적 이야기로 우리 사회의 애도와 돌봄, 회복과 성장의 과정을 판타지로 승화하여 슬기롭게 풀어갑니다.

 

 

새벽 두 시, 나희는 텅 빈 벽시계 아래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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