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의 음악 노트
제러미 덴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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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_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의 음악 노트

 

[리처드 용 예정재 오닐 & 제레미 덴크] 12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피아노와 함께 한 매 순간 그들 모두가 나의 스승이었다

 

 

피아니스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제레미 덴크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비올리스트이자 2021년 그래미상 수상자인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연이 연말에 있었습니다. 이 책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의 원제는 “Every Good Boy Does Fine”은 높은음자리표의 오선지에 해당하는 음이름(EGBDF)을 가지고 문장을 만드는 놀이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합니다. 이는 음악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암기법이라고 합니다. 이 특별한 제목은 제러미 덴크의 책이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합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던 여섯 살 꼬마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책에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악보라는 것은 장점이 아무리 많다 해도 보이기를 원치 않는다는 깨우침이다. 악보는 작품이지만 악보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사라지는 것이다. ---p.103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모든 가능성을 다 살펴볼 시간이 없다면 명백한 것만이라도 기억하자. 화성의 기술의 핵심에는 욕망이 있다. 하나의 화음이 다른 화음으로 넘어가려는 욕망이다. 화음의 모든 문장에서는 이런 욕망이 작동한다. 어떨 때는 유희적으로, 때로는 시급하게. 가장 일반적인 화음의 움직임은 딸림화음에서 으뜸화음으로 가는 것이다. ---p.108




 

 

어떻게 양손으로 다른 일을 동시에 하죠?” 라는 질문을 합니다. 삶들이 피아노 연주를 그만두는 이유로 가장 흔하게 꼽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합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가 벅차다는 것. 그러니까 양손을 놀려야 한다는 것이 피아노를 난공불락으로 만드는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30년의 시간이 흘러 카네기 홀 데뷔 무대에서 아찔한 실수를 떠올리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리스크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고 샤를 뒤추아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느린 악장 서두에 아름답고 고요하게 아치를 그리는 독주 피아노 피시지가 나올 때 현이 가볍게 떨리고, 히아노가 건반의 위아래를 오가며 감정을 떠뜨립니다. 그러다 둘을 뒤섞고 말았고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화성이 어떻게 되는지, 어디로 이어지는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물며 카네기 홀 무대에서... 그로 인해 패닉에 빠져 삶 전체가 무의미해진 경험담도 이야기 했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음악가로서는 잊지 못할 기억이겠죠.

 

 

제러미 덴크는 다섯 살 하고 9개월 처음 받았던 피아노 레슨은 친절한 인상에 밝은 갈색머리의 모나 선생이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아주 쉬운 피아노곡집>이라는 악보집을 건내 주었고 덴크는 꾸불꾸불한 글씨체로 피아노 좋아라고 적었고 처음 주어진 곡은 멋진 세상이었습니다. 이 레슨을 시작으로 책에는 시간이 흘러 자신이 직접 제자를 가르치게 되는 순간까지의 한 피아니스트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 그동안 거쳐간 여러 스승들, 친구와 지인들과의 인간관계등 도 관심있게 읽을 부분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음악가의 회고록이 아닌 음악이 삶을 어떻게 형성해 나가는가에 대한 성공기라고도 보여집니다.

 

 

저자는 이 책을 피아니스트로서의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에 끝을 맺었다고 합니다. 연주가 완성되기까지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음악가의 성향은 달라지게 됩니다. 음악이라는 세계에 첫발을 들인 아이는 가르침을 따르다가 어느 순간 어떤 것은 취하고 어떤 것은 버릴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소리, 자신만의 개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음악가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음악을 공부하는 친구와 또 쉼 없이 달려온 한해 어려운 시기에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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