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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법을 어길 때 - 과학, 인간과 동식물의 공존을 모색하다
메리 로치 지음, 이한음 엮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항공기와 새가 부딪히는 사고 가끔 뉴스에서 접하게 됩니다. 이 충돌로 항공기의 엔진이나 기체 손상을 주며 심각한 경우 항공기의 운항에 영향을 주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간과 동물이 서로 공존하면서 부딪히는 문제점들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봅니다.
골치 아픈 문제들을 일으키는 동식물은 정말 〈자연의 범법자들〉일까?
미국에서 가장 유쾌한 과학 저술가로 평가받는 메리 로치의 책 <자연이 법을 어길 때>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메리 로치는 콜로라도 애스펀의 뒷골목부터, 인도령 히말라야산맥의 어느 마을, 성 바오로 광장까지 인간의 법과 동식물의 본능이 충돌하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인간과 야생 동물의 갈등을 수습하는 전문가와 곰 관리자, 나무 벌목 및 발파공, 포식 동물의 공격을 조사하는 법의학 수사관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유쾌한 과학 저술가' 메리 로치의 신작
인간의 법과 동식물의 본능이 충돌하는 현장을 추적하다!
“동물은 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본능을 따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야생 동물들은 거의 예외 없이 동물이 본래 타고난 대로 행동하는 단순한 동물들입니다. 인간처럼 먹고, 싸고, 보금자리를 짓고, 자기 자신이나 새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은 그저 우연찮게 그런 일들을 인간에게 또는 인간의 집이나 작물에 하고 있을 뿐인데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골치 아픈 문제들을 일으키는 동식물은 정말 〈자연의 범법자들〉일까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진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이라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과학을 동원해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무단 횡단 하는 동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쓰러질 위험이 있는 나무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비행을 방해하는 새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까?〉 등 각각의 문제점들은 종의 특성이나 상황과 배경, 그리고 부차적인 피해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신중한 검토와 과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책에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글러스전나무는 무엇을 하든, 아주 느리게 한다. 거기에는 죽는 것도 포함된다. 아마 9백 년에 걸친 그들의 생애에서 가장 덜 매력적인 특징은 죽는 데에도 한 세기나 두 세기가 걸린다는 점일 것이다. 죽은 뒤 썩는 데에도 다시 한 세기쯤 걸린다. ---p.175 나무가 떨어져 내릴 때
위험한 것은 콩이 아니다. 식물이다. 너희가 달아날 수도 후려칠 수도 총을 쏠 수도 없을 때, 진화는 너희에게 먹히지 않을 더 조용한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주둥이를 너희에게 향하던 동물들은 모두 너희를 기피하기에 이른다. ---p.199 무시무시한 콩
이 책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갈등은 사람과 도시에는 해결하기 힘든 난제를, 야생 동물에게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로치는 날카로운 통찰, 재치 있는 유머, 그리고 다정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새롭게 탐구하는 기회를 선사해줍니다. 이 책을 읽으니 얼마전 세상을 떠나신 자연주의 학자 구달박사가 생각났습니다. 그는 인간의 탐욕과 무차별적 자원 개발로 동물의 터전인 자연이 파괴되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동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터전이 점점 없어지게 됨으로써 곰이 민가로 내려오게 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갈등은 사람과 도시에는 해결하기 힘든 난제를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